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드시지 좀 마슈...

운산티앤씨 2018. 5. 2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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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r Women: Lisa Simone, Dianne Reeves, Lizz Wright, Angélique Kidjo



집엔 떵개 두 마리가 죽치고 있습니다.

한넘은 토이푸들이라고 하던데 토이는 무슨 개 얼어 죽을.. 피그미 푸들이 맞습니다. 또 한넘은 비숑입니다만 생긴 꼴을 보면 분명 푸들과 잡종이죠.

피그미 넘은 성질이 질알 맞아서 조금이라도 지한테 귀찮게 하면 곧바로 이빨을 드러내는 배은망덕이고 비쑝은 허구한 날 처먹을 궁리만 하는 식충이 수준입니다. 놈들을 가만 보고 있자면 대가리 속엔 온통 간식을 비롯한 먹을 것만 가득 차 있는 것 같습니다. 간식, 먹을 거, 고기, 고기, 고기....

술에 왕창 쩔었을 때 마누라가 살짝 귀띔을 하던데, 피그미 어릴 적에 큰 병에 걸려 쓴 돈이 거진 2백은 족히 된다. 아마 온전할 때 말하면 경을 치겠다 싶었던 모양인데 그걸 굳이 하는 심보를 모르겠고, 듣는 순간 고넘의 주댕이를 오바로꾸 치고 싶은 거라. 오바로꾸 = 재봉질

하여간 꼴랑 30만 원 정도 주고 산 것들에게 돈 처들이자니 너무 아깝고 그나마 미용비도 아까워 비명을 지르는 놈들을 돼지 잡듯 눌러 털 깎느라 생똥을 싸던 기억이 어제 같기만 합니다.

그렇게 5년, 3년이 다 되어가는데 나도 모르게 묘한 변화가 생기더군요. 대가리가 굵어질 대로 커진 자식넘들은 애비가 와도 내다보지도 않는데, 이것들은 그렇게 구박을 받으면서도 매번 쫄랑거리며 나와선 좋다 합니다. 그리곤 하루 종일 땀에 쩔은 내 발바닥을 졸라 핥기도 하고. 마누라는 기겁을 하지만 걍 내비 둡니다. 내가 먹는 거 아니니까.

하지만 정말 만사 다 싫고 우울할 땐 굳이 귀찮게 하지 않고 옆에 와서 가만히 내 눈치도 보는 양이, 저게 과연 뇌 속에 우동사리만 들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기더군요.

피그미 놈이 처음 왔을 때 그야말로 내 주먹만 했는데 이젠 놈도 늙어 눈가엔 흰 털이 생겼고, 브라운이던 몸통도 색이 바래네요. 게다가 어떤 땐 놀지도 않고 방안에 가만있기만 하고. 피그미 종이 워낙 수명이 짧아 이제 중년이라 나와 비슷하다니 지나간 세월 동안 혼만 냈다는 후회가 새록새록 오릅니다. 저게 5년 후면 내 곁을 떠난다고?

다시금 개먹는 사람들 때문에 야단입니다. 나도 식문화만큼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불란서 대표 유방 브리짓도 바르도가 시건방지게 우리나라를 성토했을 땐 프랑스넘들의 야만적인 거위 간 요리법을 거론했었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개고기는 우리가 정말 춥고 배고픈 시절에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기억 아닌가요? 혹자는 개를 돼지나 소와 비교하기도 하고 질 나쁜 어린 키보드 워리어들은 벼나 보리와도 비교하던데, 그건 아닙니다.

고대엔 식용과 경비를 겸했을지도 몰라도 먹을거리가 풍부해진 요즘엔 굳이 먹을 필요도, 이유도 없어졌는데다 삶의 동반자로 그 지위가 격상되었습니다.

음식이 부족할 땐 사람도 사람을 잡아먹었습니다. 그게 아프리카나 파푸아뉴기니의 식인종만 그렇다고 생각해선 안됩니다. 어떤 민족이건 고대엔 전쟁이 끝난 후 잡힌 포로들을 먹었습니다.

요즘 사람 잡아먹습니까? 개를 사람처럼 대해야 한다는 게 아닙니다. 같이 부대끼며 살아온 정을 어찌 헌신짝 버리듯 던지고, 배도 고프지 않으면서, 굳이 잡아먹는 이유가 도당최 뭔가요? 별미라... 그거 아니라도 욕먹지 않으며 소위 말하는 식감 좋은 음식들이 더 많지 않습니까? 개구리라등가, 토끼라등가...

남들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줄도 알아야 합니다. 무슨 용가리 통뼈도 아니고, 그렇게 욕을 처먹으면서도 개고기 날름거리며 소주 한잔하면 없던 정력이 솟구치며 진즉에 사망한 젓대가리가 뻘떡 서나요? 차라리 그럴 시간에 술과 담배 끊고 운동하는 편이 나을 겝니다. 참고로 젓대가리가 사망하시면 백사 (白蛇)도, 산삼도, 개도, 벌떡 낚지도, 심지어 존재하지 않는 공청석유나 삼지구엽초도 다 소용없어요. 오로지 운동과 약이 올바른 처방입니다.

요즘 약 좋습니다. 비아그라 반알이면 뒈진 붕알도 용천질알합니다. 비싸나요? 제네릭도 슬만해요.

그나저나 몇 미터만 뛰어도 헬딱거리실 텐데 섹스라니? 그거 나이 드신 분들껜 엄청난 칼로리만 소모하고 살도 안 빠지는 중노동에 대단히 위험한 운동입니다? 잘못하다간 복상사해요.

50 넘은 남자들이 보험 가입할 땐 이 질문을 꼭 넣어야 해요. 요즘도 섹스허십니까? 한다면 위험 1급으로 분류해선 보험 가입 막아야 하죠. 소위 말하는 역선택입니다. ㅎㅎㅎ

게다가 몸보신이라면 차고 넘치는 게 영양제입니다. 굳이 먹을 이유가 없을텐데요?

물론 개 키우는 이들도 개매너는 좀 지켜야겠지요. 개 짖는 소리, 솔직히 짜증 나고 아무 데나 갈긴 똥오줌도 성질 돋우죠. 대책 없이 들였다가 버리는 인간들도 그렇고. 모두 과도기적인 일시적 증상들입니다. 기준이 잡히기 전엔 뭐든 혼돈이고 그 잘난 선진국도 여즉지 골머리 썩이니까.

1인 가족은 피할 수 없는 대세이고 대인관계에 지친 인간들에겐 그나마 개를 비롯한 반려동물들이 낙이고 정서 순화에 가장 큰 기여를 할 겁니다. 개 좋아하는 인간 들 중에 악한 이가 별로 없음도 알아야지요.

그러니 이젠 잡아먹지 말자고요.... 밑에 있는 두 마리, 눈망울 보고서도 드시고 싶은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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