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Rolling Stones

뭐지? 이 찝찜함은...

운산티앤씨 2020. 7. 1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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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5천 원도 몇년 만에 하나 될까 말까한 나에게 이런 횡재가... 라고 오버했다. 알고 보니 금도금, 그러나 실제 봐도 휘황찬란하다.

사람보는 눈이 꽤 있다고 자부하는 나도 요즘 내 눈이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사진 속의 잔처럼 순금, 아니 진국으로 알았던 이의 뒤통수 스매싱을 한두번 당했어야 말이지.

세상 가장 영양가 없는 일이 바로 연예인 혹은 재벌 걱정, 세계 평화 걱정, 우주 걱정이라메?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동네의 일, 그리고 나에게 하등의 영향을 주지 않을 일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아는 체하는 꼬락서니들이 못마땅해서일게다.

하지만 도시 괴담에 근접할 만큼, 최근 들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선 관심을 아니 가질 수가 없다. 더더구나 난 잠시도 쉬기를 거부하는 손꾸락 워리어일진대.

처음 이재명과 김부선의 일이 터졌을 땐 그냥 웃었다. 하도 말 같잖은 스캔들이기도 했지만 엉성하기 짝이 없는 시나리오, 그리고 형편없는 삼류 퇴물 여주인공을 앞세우다니. 결국 유야무야 이젠 세인들의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잖아. 왜 이건 결론이 나오지 않지?

그리고 안희정씨 사건. 갑론을박이 무성했지만 결론은 위력에 의한 강간이었다. 여기까지도 웃음이 나왔다. 강간이라 주장하는 여자 앞에서 사랑을 운운하는 그 꼴이 너무도 천진난만했다고나 할까.

그러나 어제 일은 결코 웃을 일이 아니다. 대선 레이스가 서서히 달궈가는 싯점에 터져 나온 고소 건, 그리고 고작 이틀 간의 고민 끝에 내린 자살의 결정이라. (부산 시장이었던 자의 사건도 잊지 말자.)

평생을 정수기 물같이 산 이들에겐 하늘 우러러 한점 부끄러울 일이 없다는 자부심이야 말로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근간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생채기가 난다면? 그리하여 일평생 일궈온 얼굴이 한순간 황칠이 된다면? 어쩌면 자살은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게다.

혹자는 살아 대항해 보고 훗날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변하지만 역지사지, 그 입장이 되어 본 적 없는 이들의 흰소리일뿐. 노회찬씨의 경우처럼 이번 박시장 사건은 애들 말로 빼박 증거 앞에 속수무책으로 보인다. 그들 머릿 속엔 죄수복을 입은 채 오랏줄에 묶여 법정으로 출두하는 자신들의 모습이 한시도 멈추지 않고 맴돌았을 것이고 또한 가족과 지인들에게 어떤 여파가 갈 지를 당연히 알았을 것이다. 웅? 난 우째 이렇게 단정짓지?

한편 반대되는 진영에선 죄값도 치르지 않고 피해자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고 난린데. 게다가 한술 더 뜨선 죄가 있으니 자살한 게 아니냐. 웅? 아직 수사 시작도 아니건만 왜 그리 자신만만하게 단정을 짓노? 이거 참 재미난 현상 아닌가베. 물론 그들 주장처럼 박시장의 실책으로 명명백백히 드러났다면 당연한 난리겠지만 여전히 좀더 높은 퍼센티지를 가진 If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리고 이상한 점이 하나둘이 아니다. 아무리 절친이었고, 고난을 같이 헤쳐온 동지였어도 그 파렴치한 혐의를 생각하면 반응이 너무 이상하다. 게다가 가족장도 아닌 시민장이고, 피해자에 대한 고려는 뒷전인 채 동지들의 조화가 답지한다. 이 사람들은 뭘 알고 있는 걸까? 심지어 그의 정치철학과 못다 이룬 꿈을 계승하겠다는 소리까지 다 나오는 판국이다. 낮은 퍼센티지의 If지만 공소권 없음으로 더이상 추한 면이 드러날 일 없으리란 안도감인가?

마타하리가 갑자기 떠오르네.

나를 비롯한 독자들, 아랫도리가 있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권력도 있고 쩐도 좀 있다. 그래서 곁에서 시중 들어주는 여인도 들이고.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요물이 눈앞에서 엉덩이를 살래살래 흔들며 날 유혹한다? 여기서 지독한 함정과 덫이 놓이는 게다. 난 그것을 선을 넘은 사랑이라 여겼지만 나중에 상대는 당연히 해야 할 바를, 그러니까 상사의 명령에 억지 미소와 복종을 보여줬을 뿐이라고 말하거든.

혹은 의당 나눠야 할 꿈과 비전은 날아가고 버림만이 있을 것이라 예견된다면 어찌 행동할까. 아니 그보단 몇년 전부터 만들어진 거대한 플랜의 일부였다면? 전자라면 싸워볼 만하다. 왜? 증거가 남을테니까. 하지만 후자라면 답이 없다.

내 글이 비난받을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말이지, 영리하기론 이름 난 그들이, 그리고 어떤 파국을 가져올지 너무도 잘 아는 그들이 왜?

변치 않을 사랑을 앞세운 전술 앞에선 아이큐가 아인슈타인급이라 해도 무너질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자, 다시 돌아가서.. 어떤 사건을 계기로 사이가 틀어졌거나 혹은 실행의 순간이 왔을 때 감정은 사라지고 팩트는 만 남는다. 즉 난 그녀와 잤다란 사실만 남는 거지. 그리고 그 사실은 온전히 피해자의 운전대로 바뀌거든. 우린 사랑해서 그런 거야. 무슨 소리? 난 니가 무서워서, 그리고 잘리면 살 방법이 없어 응할 수 밖에 없었어. 내가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는지 내 일기장 볼래?

당신, 저 여자랑 잤어, 안잤어? 섹스를 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린 그렇고 그런 사이입니다. 뭔 개소리야. 피해자가 그런 사이가 아니라는데? 내가 내밀 증거라곤 반항없이 순순히 모텔로 따라왔다. 혹은 내가 부르면 언제나 달려왔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그 여자가 내게 사랑을 표시한 문자나 메일은 없다.

남녀 관계가 깊어지면 체면이고 나발이고 없다. 몸이 단 일방은 강렬한 표현을 하지. 사진을 보냈다고 했다.

'내 사진보고 어때?'

'어머, 왜 이러세요?'

혹은 무응답. 그때 난 혹시라도 발각될까봐 두려운 여자가 답을 하지 않은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지금은 나만 변태에 강간범이고 나쁜 놈이 되었다.

사람 하나 옭아 맬 때 허수록하게 하나. 정해진 의도에 따른 행동 매뉴얼이 있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훈련된 무기일진대 증거를 남기겠나.

장담 못하겠지? 만약 내가 그런 계략 걸려 들었다면.. 난 당연히 무너질 거라고 생각해.

또 하나 남는 의문은 말이지, 왜 유독 가장 청렴해야 할 정권의 인사들만 걸려 들고 있냐는 거지. 추잡하기로 따지자면 반대편은 더하면 더할텐데 말이야.

그런데 말이지, 같은 수법을 너무 남발하면 뽀록이 나는 법이거든. 그리고 면역 항체가 형성되면 되치기를 당할 수도 있고. 어쩐지 이번엔 된통 걸렸다는 생각이 드네.

아니면? 아니면 아닌 거지 뭘 우짜노? 그카는 너그들은 나와 다를 바 있나? 너무 심각하게 보지 마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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