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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에 환갑을 갓 지난 듯한 부부가 오셨는데. 웅? 뭔가 이상한 시츄에이션이라. 남푠께선 대낮부터 거하게 한잔하시고 잘 보이지도 않을 썬구라스를.. ㅎㅎ 그런데 사모님은 뭔가 골이 난 듯한 표정으로 밖에 계시네?
사장님, 들어오자 말자 뭔 사설이 그리도 긴지. 30년 전에 비싸게 주고 샀다. 일본산이다 등등. 그래봤자 고물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니까. 여기서 다시 복습을 해보면.. 난 동네에서건 고물상이건 오디오 세트, 4단 아니라 7-8단이라도 5만 원 이상 주지 않습니다?
이런 도적넘 소리가 나올 법도 하지만, 이 계산을 보시면 납득하실 게다. 4-5단 하는 전축 세트를, 고장 나지 않은, 개인이 내놓는 가격은 비싸봐야 30만 원 선인데. 이렇게 나오는 물건들은 99.99% 전부 고장이라고 보시면 된다. 우선 스피커, 서라운드/엣지 다 삭아서 교체해야 하거등. 우퍼만 교체해야 한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미드까지 갈아줘야 해요지. 8인치 우퍼라면 양쪽 다 교체하는데 4-5만 원, 미드까지 더하면 7-8만 원. 그런데 10인치 부턴 가격이 확 달려져요. 6만 원 이상이지. 싸게 잡아 합해서 7만 원이라고 하자고.
앰프? 각종 노브 잡음에 심지어 출력까지 죽어 있거든. 출력 사망은 쓰레기로 치면 되고 이래저래 점검 비용으로 기본 3만 원이야. 시디 플레이어는 90% 사망이라고 보면 됩니다. 시디 픽업 교체 같은 소리 말고, 당시 픽업 대체품이 없어서 거진 다 버리지. 특히 삼성 제품. 카세트 데크는 100% 벨트교체. 3만 원 이상이야. 튜너? 수신 감도 조정은 필수이니 또 3만 원. 계산하면 얼추 스피커 7만 + 앰프 3만 + 시디피 사망 0+ 데크 3만 + 튜너 3만 = 수리비만 16만 이걸랑요.
그런데 여기서 다들 간과하는 부분이 있지. 이 오디오들은 발이 달려 지가 수리점 까지 알아서 가서 수리받고 퇴원하나? 아니걸랑. 내가 손수 들고 가서 사정사정해서 수리하는겨. 카세트 데크 들고 수리점 가보셔. 안 고쳐 줍니다. 튜너도 마찬가지. 들이는 품에 비해 수리비가 너무 형편없으니 그런 거야.
내가 가면 공짜냐? 시내 왕복에 대기 시간까지, 게다가 가면 바로 고쳐주지 않으니 2번 왕복으로 계산해야 해. 여기서 시내까지 30킬로니 4번이면 120킬로. 지름 값 5만에 톨비가 4천원 x 4회니 16,000원. 그리고 내 일당은? 이래뵈도 시간당 임금이 3만 원이여. 우째 그리 나오내고? 퇴직 전 내 급여가 아마 5백만 이었을 거야. 요즘은 더 올랐지. 5,000,000/22 다시 나누기 8 해보시라고. 반나절은 깨지니 4시간 잡고 두번이니 24만 원.
수리비 16만 + 지름값 등등 7만 + 내 일당 24만 = 47만 원이거든. 아까 시세가 30만 이라고 했지? 외려 내가 돈받고 치워줘야 할 판이야. ㅎㅎ아참 빼먹은 게 있어. 장식장은 내가 돈 주고 버려야 해. 1만 원 추가요~~
여튼 단칼에 잘랐어.
'3만 원 입니다.'
'아니 내가 팔려고 하는게 아니고.'
'수리비는 20-30만원입니다.'
'그럼 와서 봐주는데 얼마?'
'3만 원 입니다.'
하여 합의를 보고 가는데 느닷없이 이거 고장은 얼마 식으로 견적을 달라는 거야. 분명히 수리 안한다고 했거든. 의사한테 뱃때지 아픈데 치료비 얼마요 하고 물어보셔. 대뜸 배를 갈라봐야 알겠는뎁쇼? 내가 그걸 어케 알아? 이 양반, 화를 낸다? 그러더니 그럴 바엔 자기가 하겠다네? 아깐 전원 연결 외엔 아는게 없다더니.
순간 열이 확 올라오잖아. 니미 c 8,
'그럼 청계천 가서 알아서 하쇼.'
아놔, 이 인간이 반색을 하네. 긍게 어디서 수리하느냐가 궁금했던 모양인데 청계천이 뉘집 안방이냐. 어이가 없어서.
가게 와서 곰곰히 생각해 봤어. 촤라락 그림이 그려지더군. 분명히 마눌은 쓰지 않으니 버리자고 했을테고 그 자는 언젠간 맞이 할 꿈같은 전원에서의 엘레강스한 라이프를 꿈꾸며 버텼을 거야. 하지만 싸모님은 이사 갈 때마다 혹처럼 달라붙는, 계륵같은 존재가 마땅찮았을 것이고. 게다가 퇴직 후 청소를 하나, 밥을 하나, 하다 못해 설겆이라도 하등가. 오늘 뽕~~ 터진거지.
그런데 이 양반은 생각이 달랐어. 매일 가게 앞을 오가며 내가 파는 물건이랑 가격을 들여다 본 거지.
옳거니, 쥐고 개기면 저리 고가로 팔 수도 있구나. 그리하여 오늘 나에게 확인 도장 찍을 겸 온 거지. 봐라, 전문가도 그게 좋다고 하지 않느냐. 지금 버리면 나중에 후회해. 그러니 갖고 있자고. 이 시나리오였는데 내가 초를 친 거지. ㅋㅋㅋㅋ
아마 블로그나 카페 방문자들 중에서도 이러시는 분들 있을 거야. 아? 저거 내가 전에 버린 건데, 이 새끼는 10만 원에 파네? 이거 도적놈 아냐?
참으로 1차원적인 사고랄 밖에. 이런 예를 들어보자고.
만약 당신이 사막에서 운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리머글 떵차가 멈춰 선 거야. 보니 주요 부품을 죄고 있던 나사 하나가 빠진 거지. 나사값 얼마지? 500원, 1천 원? 하지만 그건 주변에 정비소가 널렸을 때 이바구고. 여긴 고립무원이야.
근데 무스타파가 낙타를 타고 지나가네? 사정을 이야기했어. 무스타파 왈,
'그거 나 있어. 근데 가격은 1천 만 원이야.'
사야 해 말아야 해? 무조건 사야 정상이지.
장사란 이런 것이거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서 그에 맞는 물건을 구해 주는 것. 내 블로그와 카페가 내 글자랑하는 곳은 아니잖아? 오디오와 골동품을 파는 곳이고 그때문에 주구장창 관련 글을 올리는 겨.
개나 소나 이너넷할 줄 안다고 하덜마쇼. 궁극의 이너넷 강자는 검색의 고수입니다. 고수 소릴 듣고 싶으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아야 하는데 소프트 웨어 전공했다고, 자격증있다고 답이 나오나.
그 집구석, 오늘 꽤나 시끄러웠을겨.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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