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세상/오디오 세상

웃기는 일들..

운산티앤씨 2019. 12. 1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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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던 내 물건 가격은 내가 정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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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참 재미난 일들이 많았다. 어제 올린 인켈 앰프 AD 280B. 빈자의 맥킨토시란 별칭까지 얻은 국산 명기 중의 하나. 명기라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고 그것은 곧 형성되는 가격일 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즉 '빈자 = 가난한 자의'란 소유격때문에 황당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고장이 좀 있는 건 2만 원, 그럭저럭은 5만 원, A급은 7만 원 정도에 워낙 무거워 대부분 착불/파손 면책 조건이거나 직거래이다. 파손 면책은 곧 파손을 의미함이 아닌가? 어지간한 포장으론 버티지 못할 무게니까. 하여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난 판매 후 1주일 개런티에 이후 고장은 실비로 해준다. 게다가 택배 사고 위험은 다 떠안고.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들어 8만 원에 올렸다.

올리자 말자 문자 하나가 왔다. 근처라 직접 가져가겠다. 이런... 근처라면 트러블이 있어도 해결이 쉽고, 또 같은 동네니 안면도 트고. 그러나 가격에선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하여 택비 5천 원만 빼준다 하니 답이 시원찮았다. 이런 경우 과감하게 거래를 포기해야 함이 경험칙인데도 포장의 귀찮음때문에 무시하고 말았는데.

방해까진 아니지만 가게를 30 여분 이상 훑고 가니 나로썬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그래도 할 일은 해야겠고 구경하며 들으시라고 앰프에 음악을 걸었다. 그리곤 괜찮다하고 가져갔는데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전화가 왔다.

- 웅하는 험이 들린다.

- 한쪽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게 뭔일이래? 멀쩡하던 앰프가 갑자기? 벼라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 쇼트를 시켰나? 즉 스피커선을 잘못 연결해서? 아무리 생각해도 고장날 일이 없는데. 이런 경우 전화상 따따부따는 피곤하기만 하다. 수긍하고 반폼해줄 수 밖에.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일이 있으면 보통 화를 내야 하는데 대단히 공손하시네? 어럽쇼 싶어 나가자 말자 테스트를 하니 아무 문제가 없네? 감이 탁 오는 거라.

- 소스를 포노단에 연결하고 스피커를 하나는 A, 다른 하나는 B에 걸었구나. 즉 스피커 연결 방식이 세로 혹은 가로인데 착각을 했거나.

- 인터넷 뒤져보니 2-3만 원에도 거래되었는데 바가지라고 생각했거나.

하지만 전자의 경우는 바보나 초보가 아닌 이상 저지를 수 없는 실수이니 해당 없을 것이고. 여기서 확인하고 가져 갔는데 집에선 안되고, 다시 오니 된다? 말이 되는가? 2-3만 원은 짜린 고장품이다. 이거 수리하자면 수리비만 3-4만 원이고 오가는 시간에 기름값 감안하면 10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적어도 마흔 이상은 될 양반들이 본인의 금쪽 같은 시간에 최저임금 적용하나?

요즘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건 시간이다. 비효율적인 면이 있어 그럴지 몰라도 1분, 1초가 아깝다. 얼마 전 형이 부모님 댁 이삿짐을 내 트럭으로 옮기자, 과감하게 거절하고 차라리 이삿짐 센터를 불러라. 그거 옮기는데 20만 원 정도면 떡을 치고도 남는다. 아마 형은 '저넘이 돈 좀 벌더니..;리고 생각했을 지 모르나 내 계산은 이렇다.

오가는 시간, 일하는 시간 따지면 족히 반나절이다. 시급 1만 원을 적용해도 6만 원.

이보다 더 큰 비용은 기회비용이다. 그 시간에 손님을 맞이하거나 판매글을 작성했다면 적어도 10만 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담배도 마찬가지.

기름값과 톨비, 그리고 차량 감가상각까지 따지면 3만 원 정도는 나온다.

빡쎈 노가다에 운전 2시간이면 2시간은 추가로 휴식해야 한다. 2만 원.

이것만 생각해선 안된다. 혹시 다치거나 교통법규 위반을 하거나 혹은 사고가 난다면?

나만 저런 비용이 발생하는가? 형은 내 시급의 수십배를 버는 직업을 갖고 있다. 물론 두 아들이 와서 짐을 옮겨주는 효도를 하면 부모님께서도 흐믓하시겠지만 그건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알시적인 감정일 뿐. 너무 돈, 돈 하니까 매정하게 보일지 모르나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답답한 양반이랄 밖에. 고장난 걸 사서 남는게 시간이랍시고 쓸데 없이 기름 써가며 끼부려봤자, 내가 제시하는 금액 이상의 희생을 요구할텐데. 이런 일은 1주에 몇번 씩 본다. 다른 곳에서 눈탱이 맞고선 나에게서 굳이 보상 받으려는 고약한 인간부터, 고작해야 2-30만 원하는 기기때문에 수십킬로를 오가며 그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이들까지. 정말 할 일이 없어 소일 삼아 차나 한잔하며 교류를 갖겠다면 모르겠으되, 도대체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글을 읽는 분들도 이 포인트를 놓치면 안된다. 왜 시장이 죽고 골목 상권이 폐허가 될까? 나이 좀 든 양반들은 눈에 보이는 현상만 보고 나라 경제가 엉망이다, 대통령 잘못 뽑아 이 모양이다 그러시는데 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온라인의 실상을 알면 아마 절망할 게다.

내가 하는 일은 판매업이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대행업이다. 남을 위해 내 노동과 시간을 투자하고 그 댓가를 받는 직업이란 뜻이다. 본인들이 찾고자 했으나 실패한 물건을 내가 대신 찾아 수리까지 완료하고 판매 후까지 걱정해 주지 않는가. 나라면 그런 수고에 대한 응분의 댓가를 치를 용의가 있는데 이상하게도 일부 오디오 애호가들께선 날로 드시려 한다. ㅋ

하기사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보려는 심정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다만 어느 정도 상식선이어야지 그 이상으로 요란을 떨면 꼴불견이고 어딜 가도 대접 받기 힘들다. 가끔 어디 샵에선 시원하게 5만, 10만 깍아 주더라. 속으로 피식 웃고 만다. 결국엔 비싸게 산 걸 모르고 깍아준 금액만 감사하는 거지. 나도 할 줄은 안다만, 너무도 뻔한 속셈이라 쪽팔려서 안한다.

사진의 기기 거래가격이 아마 150-200 정도 선이었을 게다. 글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이베이에서 나오는 가격이 1,700-2,000 달러 사이다. 그외 비용을 다 더하면 300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욕 먹을 줄 알면서도 300이라고 했는데 왜 그런 줄 아는가.

외산 제품을 많이 취급하다 보니 딴에 영어 좀 한답시고 여기저기 들쑤시다 똥값에 나온 걸 기억했다가 태클 거는 위인들 때문이다. 댓글로, 문자로, 심지어는 전화로 조언을 준다고 하는데. 한땐 화가 치밀어 올라 구구절절 설명했지만 씨알도 안먹힌다. 이젠 물 건너 동네의 가격이 국내가를 추월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을 싹 딱고 존재하지도 않는 물건값, 역사적인 가격까지 들먹이며 세태를 한탄한다.

얼마나 좇같은 지. 구역질이 다 나올 지경이다. 터진 아가리로 어디서 줏어 짜깁기한 개떡같은 지식썰을 만년체로 씨부리며 남의 기기를 깍아내리거나 좃도 아닌게 어쩌고 저쩌고. 보고 있자면 저게 나이를 똥구녕으로 처먹었나 싶기도 하다.

이 기기의 순무게가 38킬로다. 일전 수리점 사장이 들다가 허리 나가서 아직도 파스 붙이고 다닌다. 저걸 미국에서 가져와 봐라. 어떤 재주를 부려야 탈없이 오겠나. 탈 없이 오더라도 고장이 났다면?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고민하고 판매자를 어르고 달래 가격 깍아 제시하면 비싸네 어쩌네. 이보다 더 열받는 건 내가 중간에 얼마를 먹느냐에 대한 유도심문들이다.

요즘엔 이런 걸 찾아 달라고 하면 아예 이리 말하지. 국내서 구하시라고. 앞으로도 안해 줄 생각이다. 신품이라면 정해진 가격이 있고 문제가 생겨도 제조사에서 책임을 지지만 이런 골동품은 그런 서비스는 기대난망이다. 오로지 내가 다 해줘야 하는데 좋은 건 갖고 싶고 댓가를 치르고 싶어하지 않는 야마리 까진 씹새끼들에게 내가 국제 호구도 아니고, 588 똥치도 아닌데 미쳤다고 해주나?

그런 씨발 좃같은 기기가 아직 샵에 있다. 레복스에서 만든 릴데크. 볼때마다 도끼로 뽀샤버리고 싶다만.. 가족 생각해서 참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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