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적는 이유는 달리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바쁜 시간 쪼개서 오신 분들이 하나라도 건져 가셨으면 하는 거죠. 누군들 바보 같아 보이고 싶겠습니까?
1. 방충망 달기
아직도 여긴 시골 내음이 물씬 풍깁니다. 특히 한여름 땅거미 질 무렵 풍겨오는 퇴비 냄새란. 그러다 보니 하루살이, 나방, 모기, 심지어는 귀뚜라미에 잠자리, 어떤 땐 엄지손가락보다 큰 바퀴벌레가 날라 듭니다.
특히 밤엔 불빛에 현혹된 벌레들이 가게들의 유리창에 붙어 있는데 심장 약한 분이면 기절할 수도.
하여 중간에 자석이 달려 있는 방충망을 샀습니다. 흠... 쉽지 않습니다. 양면테이프와 벨크로로 달아야 하는데..
앗, 그런데 지난 겨울 설치한 보안장비의 선을 덮은 몰딩과 장비가 가로막습니다. 에긍, 좀 더 생각해 볼걸. 하지만 이미 자재는 도착했으니 우쨔. 밀고 나가야지요.
우선 상단에 방충망 윗부분을 달 수 있도록 양면테이프를 발랐습니다. 그런 다음 좌우에 벨크로를 부착했는데, 이 부분을 좀 더 고민했었으면 좀더 나은 결과를 보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상단부터 붙이니 좌우가 맞지 않는 터라. 결국 붙였다 떼어냈다 하다 보니 접착력이 약해집니다.
우여곡절 끝에 달고 아침에 출근하니 떨어지네요. 생각다 못해 기리 나사와 쫄대를 사서 보강했습니다. 새시에 구멍을 내야 하니 드릴도 준비했지요. 하여 이렇게 달았습니다. (기리 나사는 새시나 철판에 드릴 작업 없이 바로 타공이 가능한 나사를 말합니다.)
하지만 순서는 다음과 같이 되어야 합니다. 좌우에 먼저 벨크로를 붙이고 방충망을 붙인 다음 상단에 양면테이프를 붙인다.
그리고 상단에 붙은 방충망에 구멍을 낸 후 쫄대를 맞게 자릅니다. 방충망에 바로 드릴이나 기리 나사로 천공을 하면 천이 돌돌 말려져요. ㅜㅜ
쫄대는 철판 가위로 자르시면 됩니다. 그리고 붙일 자리에 쫄대를 댄 후, 드릴로 새시까지 같이 타공. 그리고 기니 나사로 조여 주면 끝.
한가지 아쉬운 건 저렴한 걸 찾다 보니 부직포 재질 이더군요. 오래 못 갑니다. 좀 더 좋은 재질의 방충망을 선택하시길.
2. 가구 리폼
집사람에게 빈티지 가구를 골라보라고 했더니 반짇고리를.... ㅜㅜ
도착해서 보니, 이 빌어먹을 영국놈이 페인트 칠로 사기를 친 거라. 덩치도 커서 운반비가까지 꽤나 들었는데. 버릴까 하다가 작심하고 리폼을 시작했습니다.
요즘 락카엔 분사구가 추가로 포함된 제품이 나오는데 아시는지요? 거의 안개 수준으로 분사하니 초보자도 작업하기 아주 용이합니다. 오래된 합판 다 뜯어내고 본체를 이리 도색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밑판과 덮개는 이리 준비하고 있지요.
밑판엔 먼저 달려있던 다리를 재활용했습니다. 그리고 천연 옻으로 마감을 하고. 도색할 땐 정말 주의하셔야 합니다. 반드시 탁 트인 공간에서 하셔야 합니다. 도료가 입과 코로 마구 들어오는데 정말 업으로 한다면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도료 작업 후엔 반드시 소주 한 잔하셔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머리가 하루 종일 띵~~~
3. 더스트 커버 만들기
그동안 주문 제작했으나 워낙 취미로 하시는 분이라 바빠서 이젠 더이상 신규 제작하지 않으신다네요. 하여 사이즈 재서 아크릴 집에 주문했지요.
첫 번째는 사각으로 만들었고 두 번째는 경사가 있어 살짝 얹는 형태로. 아크릴 본드로 붙이는데 아주 골 때립니다. 붙이면 떨어지고. 그러나 요령 부족이었습니다.
주사기를 준비하세요. 주사침은 뺀 후 아크릴 본드를 채우고 각을 잡은 후 본드를 흘려 줍니다. 그런 연후 무거운 걸 올려 두면 됩니다. 하나씩 해야 하니 인내가 필수입니다. 아크릴 본드는 아크릴끼리 붙어야 화학반응을 합니다. 그래서 다른 곳에 묻은 건 그냥 두시면 기화됩니다. 그러나 손을 대면? 지문이 선명하게 각인되죠. ㅎㅎㅎ
두 번째 것은 나사로 고정해야 했습니다. 드릴 타공은 안됩니다. 미끄러지면서 아크릴에 상처를 내 거든요. 인두로 구멍을 낸 후 타공하셔야 합니다. 나무 케이스는 락카로 분무하여 마감. 멋진 작품이 나올 것 같습니다.
4. 피셔 진공관 튜너 케이스
도색 중에 금과 은색이 가장 어렵습니다. 어설프게 칠했다간 여기저기 바람이 들어 들뜨거나 표면이 매끄럽지 않습니다. 다행히 전술한 안개 분사를 적용하니 문제는 해결.
그러나 본체엔 오래된 도색과 녹이 있어 새로 도색을 하더라도 만족할만한 결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엔 화염방사기로 도색을 녹여내야 하죠.
철물점에 가시면 부탄가스용 화염방사기가 있습니다. 비싸지 않아요. 이걸 부탄가스 통에 부착해서 녹여내는데 대단히 위험한 작업입니다. 도색이 타면서 나오는 유독가스도 장난 아니고 주변에 자칫 불이 옮겨붙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무리는 샌더로 하셔야 합니다. 샌드 페이퍼로 하면 표면이 거칠어져 도색해도 소용없습니다.
이 발광을 일주일 내내... 지금 소주 마시고 있습니다. 신나에 도료, 그리고 타면서 나오는 유독가스를 들이마셨더니 마치 뽕 맞은 것처럼....
배운 건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런 일을 돈을 주고 시키실 땐 비싸다고 하면 안 된다는 거죠. 목숨 갉아먹는 일입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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