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런 질문이 던져졌습니다.
'스피커를 자작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입니까?'
달린 답의 대부분은...
'유닛만 좋다면 나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과연 정확한 답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여 난 음향공학 (이런 분야가 있긴 있나요?)이나 전자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소위 말하는 날치기 반전문 업자 겸 노련하다 못해 사악하기까지 한 경험자의 입장에서 낼름거려 본다면 '그건 아닌뎁쇼' 입니다.
물론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자면 절대적이긴 하나, 그간 대가리 터지도록 부대껴 본 기억은 유닛 못지않게 중요한 건 통, 캐비닛, 인클로우져라고 주장해야 한다고 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도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그전에 결정되어야 할 요소는 그대의 음악적 취향과 그대가 점유. 서식하고 있는 나와바리 내의 청음 환경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무엇을 주로 들을 것인가를 결정하고 그런 음악을 정말 제대로 감상하기 위한 공간적인 조건을 따져 보셔야 한다는 겁니다.
클래식? 대편성 혹은 소편성, 오페라? 그중에서도 아리아? 재즈? 모던 재즈 아니면 모노 시대의 고전 재즈? 블루스, 팝? 모던 팝 혹은 스탠더드 팝? 가요? 7080? 아니면 60년대? 발라드, 뽕짝?
참.고.로... 경험상 어디에도 최적화된 사운딩이 가능한 스피커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비싼 게 좋은 거죠. 어림도 없는 미사여구로 덮어쓴 사기성 매물도 있지만 시장은 정직하고 예리하니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정말 혼란 없이 하나로 주욱~~ 가시겠다면 가성비 따지지 마시고, 이 글도 읽어 볼 필요 없이 기본 300만에서 출발하는 스피커 군에서 짝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그런 다음 유닛을 고르고 통을 결정하셔야 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유닛 사이즈를 이용하여 체적을 계산하시나 보던데 이 역시도 정확하지 않아 보입니다. 무조건 크다고 좋냐, 아닙니다. 유닛 사이즈에 비해 다소 좀 작은 통이라도 재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거나 더 나은 사운드가 나올 수도 있었습니다.
다들 최상으로 인정하는 목재는 자작나무입니다만 이건 풀 레인지나 맑은 하이톤의 생성에 해당합니다. 즉 비트 강한 음악이나 저역의 베이스를 포인트로 삼는 음악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자작나무가 최상이라면 다들 그걸 쓰지 무엇 때문에 칩보드나 MDF를 쓸까요?
특히 칩보드는 저음에서의 반향이 아주 좋아 유닛이 여러 개 달린 스피커의 많은 브랜드가 채택했던 있는 재질입니다. 물론 세월이 지나면 무너진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요.
혹시 스피커 내부를 보셨습니까? 그냥 사각 통으로 만 되어 있던가요? 아닙니다. 내부가 민자인 경우도 있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는 나무들이 붙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어떤 경우엔 유닛 사이가 막혀 있기도 하고 반만 가려져 있기도 하죠.
후면을 막는 건 어떤가요? 개방, 반개방? 아니면 밀폐형? 덕트를 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타공만 할 것인가 등등. 나무 두께는 생각해 보셨나요? 18T가 제일인가요? 24T는 어떤지 테스트해보셨나요?
유닛을 테스트해 보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젠 그 이후부터입니다. 너무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습니다. 듣기론 과거 스피커를 제작할 때 수십, 수백 가지 통을 만들어 적용해 보고 그중에서 가장 좋은 걸 선택했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어쩌란 거여, 문제만 제기하고 알아서 하란 겨?
추천 1.
기존의 통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구하신 유닛들이 딱 들어맞는 통이라면 가장 좋겠지만 아니라도, 예를 들어 2웨이 통에 풀 레인지를 장착하고 싶다면 우퍼에 달고 트위터 구멍은 막아버리는 겁니다. 어떻게? 타공이 가능하다면 타공 후 나오는 원형 목재를 쓰시면 되겠지요? 구멍 사이즈에 맞게끔 나무를 잘라 접착제와 퍼티로 마감하시면 됩니다.
추천 2.
과거 그 유닛이 장착된 통을 찾아 재현해 보는 거죠. 구글링을 하시면 원형을 찾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경험이 아무래도 좀 있으셔야 실패 확률이 줄어들 겁니다.
추천 3.
이도 저도 아니라면 자작하시는 수 밖에요. 이건 그동안의 쌓여진 노하우를 가지신 분들이 많으니 도움을 받으시면 되겠지요. 하지만 비용이 만만찮을 겁니다.
좋은 방법을 알려 하나 알려 드리죠.
요즘 저렴한 원목 공간박스가 넘쳐 납니다. 주로 삼나무이지만 가끔 소나무도 있습니다. 아마 하나에 만 원도 안 할 겁니다. 그리고 보통 이런 박스의 후면은 합판을 붙이는데 접착제가 아닌 스테이플러로 박기 때문에 쉽게 떼낼 수 있습니다.
남은 건 전면 유닛부와 대체될 후면인데,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사이즈만 재서 알려 주십시오. 통이 크지 않다면 비용도 저렴하게 나만의 스피커를 들어 볼 수 있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약간의 광고도 들어가 있음이 쵸큼 민망하네요. ㅎㅎ
어니온스의 작은 새는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지만 스피커 테스트할 때 꼭 들어 보는 곡입니다. 당대 최고의 세션맨들이 참가한 곡으로 전반부에 흐르는 피아노 독주와 기타, 그리고 후반부터 터져 나오는 드럼 소리는 고.중. 저역을 분리해서 감상하기엔 그만 이더군요.
'오디오 세상 > 오디오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 가지 리폼 작업 (0) | 2018.04.21 |
---|---|
귀가 너무나도 얇아요.. 팔랑팔랑.. 1 (0) | 2018.04.09 |
모든 물가가 다 오르는데 (0) | 2018.03.25 |
어찌하오리까? (0) | 2018.03.21 |
CSI 출동 (0) | 2018.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