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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택배를 하던 40대가 과로로 길에 쓰러져 숨진 기사가 났습니다. 가슴 아프기도 하고, 한편으론 사람을 그런 극한으로 몰아가는 지금이 안타깝기도 하고. 남은 식구들은 우짜노. ㅜㅜ
내가 이해하는 4차 산업의 그림은 플랫폼 비즈니스 뿐입니다. 가상 화폐도 이해해 보려 했지만 깊이 들어갈수록 외계어 수준이라.
플랫폼 비즈니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선 이상하게 전개가 됩니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의 수익 구조 변천에 비춰보면 우리네 그것은 상당히 왜곡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자꾸 듭니다. 그러니까 먼저 사람들이 모여들 수 밖에 없는 플랫폼을 형성하고 이후 그들에게 빨아먹을 거리를 찾되 대부분 직접적 혹은 노골적이지 않습니다. 즉 광고나 일부 컨텐츠의 유료화를 통해 덩치를 키우며 그 플랫폼을 발전시켜 나갔고 다음 세대의 수익원으로 우주 개발, 인공지능, 자율 주행과 같은 분야로 뻗어가더란 거죠. 물론 아마존이란 괴물도 있지만요.
그러나 우린 반대입니다. 이미 타겟이 정해진 플랫폼을 만들고 생산자와 노동자를 강제로 참여시킨 후 자신들은 손안대고 피를 빠는 구조입니다. 이건 내가 아는 4차산업이 아닌, 유통이 생산을 잡아먹던 20년 전 수법의 답습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배달의 머시기고 조기요 등등입니다. 이들에겐 선도하는 4차 산업의 기업들이 제시하는, 자연발생적인 소비자의 군집따윈 전혀 없고 오로지 가격 쟁쟁만 조장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선 직접 생산에 뛰어들죠. 이번에 작살 난 '탈까'가 그 예라고 봅니다만.
과거 유통 괴물들이 그렇게 생산자들을 제압하고선 PB 상품으로 생산자 생태계를 교란하다가 온라인 상거래에 격퇴당했지요. 그러나 지금에선 그런 온라인 상거래도 어쩌면 4차 산업 중에서 이미 색바랜 유행이 아닌가. 그리고 고작해야 대형 마트의 온라인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이미 언급했다시피 난 이 가혹한 노동 환경에 노출된 적이 있습니다. 대리와 화물입니다. 항의나 불만은 할 수가 없습니다. 싫다면 안하면 되는 구조, 그리고 먼저 줍줍하는 놈이 임자라는 허울 좋은 구호외엔 그야말로 빨대 꽂아 참혹할 정도로 개인들의 노동력을 착혈하는 산업구조만 보입니다.
앞으론 이런 움직임은 지식 노동자들까지 흡입하지 않을까요? 어려웠을 때 난 그나마 좀 한다는 영어로 벌어 먹어볼 요량으로 번역 일에 달려든 적이 있습니다. 참.. 존나게 웃기는 구조더군요. 의뢰선을 잡고 있는 중간 매개체가 공고를 띄웁니다. 이 문장들을 번역해서 달라.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나만이 아니더란 거죠. 수십명에게 번역을 받아 그중 잘된 걸 넘겨주는 거죠. 나머진? 뭐긴, 닭 쫓던 개꼴이죠.
연속성이 필수적이지 않은 일들이라면 전부 끌어들일 태세입니다. 그러나 착취 대상이 피골이 상접할 정도가 되면 그 경쟁의 구조는 유리처럼 박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선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플랫폼에 식상한 소비자들부터 빠져 나가게 되겠지요. 그리고 반항하는 생산자들도 빠져나가고.
앞으로 처음 언급한 비극들은 더 자주 우리들 눈과 귀에 보이고 들려올 것입니다. 아직까진 나도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르겠고 일단 주어진 경쟁 구도에서 살아 남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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