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화성 식민지

운산티앤씨 2018. 3. 2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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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Goldsmith - The Dream (From "Total Recall" OST)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는 반복해서라도 즐겨 보는 편입니다. 짜임새 있는 영화 흐름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고 간혹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잔인한 영상도 과감하게 대목 대목에 넣어 긴장감과 흥미를 북돋우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흠... 누구처럼 아무 이유도 없이 여자 나체를 집어넣고 변태 짓 하는 따위의 저질스럽고 수준 낮은 장면을 순서 없이 나열해선 예술이라고 헛소리하진 않으니까요.

하여간 1990년에 이 영화가 나왔으니 무려 28년 전이군요. 화성에 대한 관심이 생긴 건 아주 오래전부터 였고 조지 웰스의 우주전쟁에선 고도로 발달된 문명을 가진 화성인이 지구를 침략한다는 설정까지 등장합니다. 하지만 당시 내 기억으론 여전히 황량한 사막만이 존재하는 무인 행성으로, 다들 그리고 과학적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화성에도 물이 존재하였으나,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그것은 얼음의 형태로 지하에 녹아 있으며 미지의 존재가 그 얼음을 녹여 대기화할 수 있는 장치를 숨겨두었다는 기가 막힌 발상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물의 존재가 알려진 건 비교적 근래의 일이니 작가의 상상력은 그야말로 용한 무당의 예지력을 뛰어넘는다 하겠습니다.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의 뚱딴지같지만 원대한 계획, 즉 화성으로의 이주는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고 수년 내 정말 그곳으로 갈 모양입니다. 하지만 어제 신문을 읽다가 묘한 내용을 보았습니다. 그건 머스크와 빌 게이츠 간의 설전, 즉 A.I에 대한 다툼이었습니다. 여기서 머스크는 그가 계획하고 있는 화성 이주에는 머잖아 지구를 점령하고 인류를 말살할 A.I로부터 인류를 보존하는 목적도 있다고 하는군요.

누가 더 정확한진 모르지만 오늘 자 기사에 나온 양자컴퓨터의 등장은 점점 더 머스크의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고 봅니다. 사실 히트한 SF 소설이나 영화에서 양자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의 무시무시함을 예언하고 있거든요. (I, robot을 보시면 됩니다.)

생존을 위해선 진화를 거듭해야 하지만, 느리기만 한 자연적인 진화 과정에선 인류도 자연의 선택에 의한 어쩔 수 없는 도태의 운명을 맞을 수밖에 없음은 역사시대 이전의 증거들로 충분하니 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도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종말을 더욱 앞당기는 최악의 선택이 아닐까, 나 같은 무지렁이도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냐에 대한 결정의 첫 단추는 인류가 하겠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우리가 아닌 다른 지성이 할 것이니 그저 온정만 기대할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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