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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대로 대충 살아오다 보니... 헐 입니다요. 물론 젋어서야 나도 이맹바기 정돈 되야지 하고 꿈도 꾸었지만, 그게 개나 소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굽쇼. 그리하야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나마 빛 좀 볼까 했지만 내장기를 전부 간직한 채론 역시 불가능이란 답을 얻고선 에라 내 꼴리는대로 살자구나 한 거이 지금이야요.
요즘은? 꿈도 음꼬 야망도 음꼬 욕심도 더더욱 음꼬. 그런데 말입니다, 날이 갈수록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더군요. 그게 뭐냐? 뭐긴 바로 퍼질러 놓은 걸 수습하는 거지. 가장 큰 일이 애들이고 남은 건 그다지 많은 시간이 남지 않은 노친네들과의 정 쌓기, 그리고 늙어 파지 수집은 피해야겠다는 소박한 꿈입죠.
흠... 얼마 전 딸애가 고시를, 그것도 검정고시를 우수한 성적으로 (?) 패쑤하고 나니 갑자기 그런 정리가 되더라 이말 입죠. 어, 그리고 차근차근 어디까지 진행했나 봤더니 아따, 제법이지 않겠습니까? 우선 파지 문젠 얼마 안되지만 시나브로 나올 연금이랑 담배포로 어느 정도 깜뿌랏찌가 되겠고, 노친네들이야 수시로 전화해서 웃다가 대판 싸우다가, 또 가끔은 부러 애를 먹이기도 하며 살갑고 도탑게 정을 쌓고 있지.
0%의 가능성이지만 딸래미 수시도 넣었겠다, 아들넘은 내년에 군대 갔다 오면 지 먹고 살 정도 되겠거니. 그리고 마누라야 아직은 나 없으면 못질도 못할 주제라, 운신을 하는 한 필요로 할 것이고. ㅎㅎㅎㅎ
그렇죠? 삶의 목적은 처음엔 찾아 다니지만 나이가 드니 스스로 만든 숙제의 해결이더란 거죠. 또 그런데 말입니다, 이 숙제에 너무 거창한 답을 달려 하니 힘이 들지 않나 싶걸랑요. 그러니깐 자식이 아주 훌륭하게 장성해서 명성을 떨친다거나 늙어 골프채 들고 세계 일주나 해야겠단 꿈, 해결되지 않을 주변인들과의 갈등에서 우야둥둥 이겨보겠다는 철딱서니 없는 호승심등등.
머, 이리 생각합니다. 자식이야 잘 되면 지들 좋은 것이고 잘 안되면 내가 힘 닿는 한 거둬주고 주변에서 서성거리기만 하자. 부모님, 형제자매들 문젠 이해득실을 따지는 사이가 아니니 그때그때, 되는 대로 해결하자. 그리고 몇푼 안되는 부모님 재산은 나 뺀 형제들끼리 지지고 볶든지 알아서 하라고 하고. (이 부분 마누라가 가장 섭하게 생각합니다만) 그리고 모셔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모시긴 뭘 모셔. 사정에 맞게 돈 거둬 근처 시설 좋은 양로원에 맡겨 두고 수시로 들락거리면 되지. 뭔 내가 똥 치우고, 나 그런 거 못해!!!
돈? 많으면 좋지. 물려줄 것이 있으니 좀 더 잘할거야? ㅎ~~ 안바랩니다. 있는 건 갈 때 주면 그만, 살아 있을 땐 쓰고 남은 것만 수시로 주면 그만. 해외 여행? 능력 되면 가고 안되면 방콕하고. 머 잖아 오디오도 힘이 부치면 접어야 겠지만 아직은 아니걸랑요. 애들 독립하고 나면 금전적인 부담이 확 줄어들테니 그때부턴 진짜 음악이나 들으며 소일 삼아 댕댕거리지 뭐. 맞집이라고 해봐야 여나 저나 미원 덩어리니 가까운 곳에 가서 설겆이 거리나 더는 셈치고.
딱 이리 계산 내고 보메 내가 부자여. 걱정도 하나도 없어요. 마누라야 애들 일때문에 발을 동동 굴리지만 요즘은 훨 덜하죠. 내 이런 속을 집중적으로 세뇌시켜 줬걸랑. 애들도 마찬가지. 간섭 안하지, 잔소리 없지, 농담 따먹기나 하지, 돈을 달라고 하나, 돈 없는 줄 이미 아니 달라고도 안해. 부모님도 이미 포기. 저 자식으론 자랑하기 어렵다 생각을 팍 꽂아 드렸지 머. 그리고 밖에 나가지도 않는 양반들이 내가 아무리 잘될든 어디 가서 자랑을 하며 자랑한들 누가 먹어주나?
어떠신가요? 여즉지 인생 한방으로 바꾸겠다고, 대가리 커질대로 커진 애들 목 늘이고 보고, 지나간 날 효도 못한게 아쉬워 오늘 잘해 보려다 더 사이만 나빠지고. 그런가요?
죽음과 이로 인한 이별은 어쩔 수 없는 것. 언젠간 내가 가야 할 마당에 뭔 남의 걱정을. 그냥 평소처럼 싸우도 지지고 볶으면 됩니다. 그게 노인들에게 에너지 주는 거야요.
나이 좀 드니 빨리 가는 세월에 덜 힘이 드네요. 나만 그런가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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