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아덜을 군대 보내기 실타...

운산티앤씨 2019. 8. 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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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즈 월 페이퍼 중 가장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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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O_4OfD-wm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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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 올까만은. 그 해가 되면 아덜눔이 군대를 가야한다. 선천적으로 시력이 좋지 않은데다 땀을 많이 흘려 신검에서 공익 정도로 빠지지 않을까 했는데 현역이라니. 군대 이야기하면 할 말 많다. 잘 아시겠지만 워낙 불뚝 승질모리에 부당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온통 안좋은 기억 뿐이다.

나? 방위 출신이다. ㅋ 하지만 훈련만큼은 현역 이상으로 받은 특수 방위. 탈영병 잡으러 다니던 수사관 방위. 그리고 현역 때려잡는 공포의 방위. 훈련소를 거치며 자대 배치 전까진 우린 그야말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다. 구호 틀렸다고 싸대기, 워커발로 배때지 얻어 맞기, 얼차려는 차라리 젠틀하다고 봐야지.

그뿐이야? 종종 영화에서 중국이나 베트남 사람들이 굵직한 몽동이에 밧줄 걸어 무거운 짐을 옮기잖여? 십새끼들이 어느 산 중에 훈련장 만든다면서 자대 배치도 미루고 우릴 거기에 모아놓고선, 수십킬로 짜리 짱돌을 그렇게 빼가며 평탄작업을 시키더라고. 아니 장비가 없냐, 나라에서 공사비를 안주냐. 그러면서 하는 개소리가 참 가관이더만. 니들은 혜택 받아 방위로 짧게 군을 마치니 고생을 더해야 한다나? 특히 대학 출신자들은 유달리 갈구더만. 입에 단내가 나도록 파고 옮기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왜 염천에 이 질알을 해야 하며 내가 왜 저런 개가튼 넘들에게 쌍욕까지 들어가며 이 조까튼 의무를 군말 없이 해야 하냐고.

그리고 그건 결국 자대에서 터졌지. 이야기한 바 있지만 유달리 방위병을 괴롭히는 고참 일병 (대대장 따까리)을 식당 뒤로 불러내 개박살을 냈다가 집단 린치를 당할 뻔 한 적도 있었고. 그후 몇번인가 정면 충돌 일보직전까지 갔지만 든든한 뒷배 덕에 무사히 소집해제는 했다만.

또 이야기 꺼내서 미안하다먄 물태우가 6.29 선언 하던 해였지. 시국이 얼마나 시끄러워? 하루 종일 연병장에 모아놓고선 사람 때려잡는 훈련시키고 그걸 경연대회까지. 아놔. 지금 생각해도 열받네. 전대가리는 부산에 왜 글케 자주 왔어? 애인 있었냐? 1년에 몇번을 왔는지 몰라. 이 개새끼 올 때마다 집에도 보내지 않고 모기 들끓는 산 속에 야영시키고. 지은 죄가 많아 그런 거야, 아니면 좃도 아닌 충성 경쟁이냐. 누가 그런 등신을 죽이겠다고 침투하냐. 하여간.

그런데 이 피는 사실 울 아부지한테 물려 받은 거다. 아부지 역시 교사를 하시다가 늦은 29에 현역으로 들어 가셨다더만. 정말 재미나는 물건이 들어왔다고 생각했겠지. 전 대대를 틀어 대학 나온, 그것도 교사는 더더욱 없었을테니까. 어딜 가나 깐죽이는 있기 마련. 그 중 유달리 아부지를 괴롭히던 넘이 있었는데. 하루는 푸세식 화장실 (문이 낮아 까치발을 하면 내부가 보이는) 에서 큰 걸 보느라 용을 쓰고 있는데 이눔이 냅따 모자를 벗겨 도망 가더란다.

당시엔 보급품이 귀하던 시절이라 뭐라도 하나 잃어 버리면 치도곤을 당하지. 하여 뒤쫓아 가며 달라고 해도 주질 않고 애를 먹이더라나? 그에 폭발하신 거야. 모... 반쯤 죽여 놨다더만. 아부진 덩치는 작아도 운동을 꽤 하셨걸랑. 그리고 그 길로 담장을 넘어 외가로 도망을 가셨다네. 난리 났겠지. 탈영이니까.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당시 치질이 심해 탈장 증세까지 있었던 모양인데 우째우째해서 국군 병원에 입원했다가 의가사 제대를 하셨지.

이뿐이야? 연전 돌아가신 작은 외삼촌은 감정이 좋지 않던 하사관이 오밤중에 뭉둥이로 뒤통수를 가격해서 그 길로 제대하셨고.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다 작고하셨거든. 세째 큰 아부진 더 했지. 아부지 형제들은 하나 같이 머리가 좋았어. 그 중에서도 천재라는 소리까지 듣던 그 냥반은 6.25 당시 국군 방첩대인지 뭔지에 입대했다가 하두 두들겨 맞아 사람이 좀 이상하게 변해서 제대했고.

그러니 내가 군에 대한 시선이 고울 리가 없지. 그런데 이젠 내 속으로 게워 낸 금쪽 같은 새끼를 그 엿까튼 곳으로 보내야 할 때가 온 거야. 대한민국 사내라면 한번 쯤 가 볼만 하다고? 참 조까는 소리네. 인간적인 대접을 하며 건강하고 건전한 생활을 보장한다면야 의무를 마다할 이유는 없지. 예전엔 고참이 질알하더니 요즘엔 동기가 질알한다면서?

왜 사람을 때리구 질알이야. 서로 의무로 왔으면 동병상련이란 것이 없다가도 생길 법한데 왜 처음 보는 이들에게 의시대고 깔보고 괜히 괴롭히고. 내가 이 사회를 존나리 빼딱하게 보는 이유도 다 그런 개조잡시러운, 근원과 출처 불분명한 사고방식들 때문이걸랑.

내가 이넘한테 누누히 일렀지. 신장이라도 떼서 팔테니 중국이든 미국이든 유학가라. 가서 거기 여자 만나 결혼하고 애까지 만들고 국적 바꿔라. 그래도 문제 없걸랑. 재외동포로 인정받고 다들 여기 와서 더 나은 직장, 직업 갖고 떵떵거리며 살더만. 아니면 베네수엘라 국적을 사등가. 남지 지역 국가로 국적 바꾸는데 돈도 얼마 들지 않는다더라.

다니던 직장에서 진짜 골 때리는 십새끼를 본 적이 있어. 이 시발럼때문에 크게 말썽도 났지만 말이야. 머 시간도 지났으니 이젠 말해도 되겠지. 설사 지가 안들 어쩔거야? 그때도 수 틀리면 난다리로 받아 버리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는데. 이 새끼는 Y대 ROTC 출신이걸랑. 뭐 집구석에 돈은 좀 있었는지 개나다로 이민을 갔어. 개나다 시민권자지. 근데 열받는 건 그게 회사 입사 1년 전 일이었다는 거지.

시발롬이 돈으로 처발라 개나다 국적을 사선 그곳으로 넘어갔다 딱 1년 살고 되돌아 왔는데 재외동포랍시고 의료보험, 국민연금 다 받아처먹더만. 게다가 그 자식새끼들은 개나다 국민이라고 다들 들어가려면 줄 서는 자사고에 혜택 받아 들어갔고. 나중에 알고 보니 아들 두넘 군대 빼려고 그랬더만. 잔대가리 참 잘 굴렸지.

돈 없고 빽 없고 대가리 나쁘면 군대 가는 세상이거든. 그러니 가뜩이나 존심 하나로 버티는 내가 그걸 곱게 볼 리가 음찌. 그리고 아덜 군대 가는 것만 생각하면 심란하고 말이야. 피가 어디로 가겠냐? 이 승질 고대로 받은데다 이눔 외가도 만만찮걸랑.

요즘 로또를 매주 빠지지 않고 사고 있어. 40억 쯤 당첨되면 마누라랑 애들 모두 똘똘 말아 중국이건 미국이건 보내 버리려고. 가서 오지 말고 편하게 살고 난 여기서 담배나 팔아 남는 돈 조금 보태주고. 머 개조지나 큰 꿈도 야망도 없고 그냥 조용히, 편안하게 살다가 어느 날 후후룩 가는 거이 내 꿈이라면 꿈인데....

아직도 포기 안했지. 어떻게 하면 저 자식을 군대 보내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보기 쵸큼 불편해도 말이지, 내 일기장이니까, 그걸 엿보는 입장이니 참아줘.

군대를 조 빨라고 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