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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도 않을 거면서 의뢰는 정말 많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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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FC란 프로그램이 요즘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다 아시는 내용이지만 국대 축구선수 출신 안정환이 이끄는 아마추어팀과 다양한 계층의 축구 선수들의 경기 속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건데, 관전 포인트는 투입되는 선수들의 결코 범상치 않은 면면과 그것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실수연발이다. 즉 하나같이 분야별 당대 최고수들이지만 전혀 생소했던 축구 혹은 족구에선 그들도 일반인과 비슷하거나 혹은 조금 나은 정도인데.
게다가 경기 중 티격태격 역시 비슷한 나이 대의 우리와 다를 바 하나 없으니 재미를 더해준다. 잘은 모르지만 세계 방송사상 최초가 아닐까 하는데, 만약 맞다면 실로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신선한 기획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난 이 방송을 볼 때마다,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저런 세계적인 선수조차도 생소한 분야에선 어쩔 수가 없구나, 살아온 궤적이 앞날까지 이미 정해주는구나 하고 말이다.
여하튼 우린 지금 그 방송을 보고 박장대소를 하지만, 만약 이 모습들을 정치의 장으로 옮겨보면 참으로 재미나는 해석이 나오지 않을까? 게다가 경기 중에 드러나는 개성과 인성들, 이런 정성적인 요소들도 유권자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런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비유적으로 보여 주고 있으니 여러 모로 유용한 프로그램임은 분명하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방송 중, 그리고 경기 중 보여지는 그들의 단점에 가까운 개성이나 성격은 그가 지닌 본연의 모습이 아닌 오랫동안 체득한 기술에 근거한 규칙적이고 무조건 반사적인 행동 패턴이라는 뜻이다.
단체 경기 출신자는 빠르게 적응하며 경기 중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갖지만 개인으로 활동했던 이들은 횟수를 거듭해도 여전히 젬병이거나 몹시 더딘 적응 과정을 보인다. 한편 단체 경기 출신이라도 실수는 여전하다. 허재의 경우를 보자. 손으로 운동하던 습관이 남아 툭하면 공에 손을 대는 황당한 모습을 보여주며 좌중의 배를 잡게 한다. 그러나 굳이 따지자면 웃을 일만은 아닐 것이다.
씨름판 출신 이만기는 개인 운동 출신들이 단체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취약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지만 고함 소리만큼은 1등이다. 그리고 유달리 남탓을 많이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게 때론 꼴보기 싫기도 하지만, 내가 보기엔 오로지 자신과 적수, 둘만이 존재했던 좁디좁은 모래판의 승부만 결하다 보니 굳어진, 나 아닌 다른 이의 실수를 인정하질 못하는 습성 같았다. 왜 나와 관련이 없는 이들때문에 나까지 패자가 되어야 하지? 그리고 단체 경기 출신자라면 당연히 취하는 유리한 포지션에서의 기다림은 그에겐 눈 앞의 적을 놔두고 혼자 편하고 돋보이려는 행위로 인식될 지도 모른다. (우리 귀여운 안초딩의 모습이 겹친다.)
이전 글에서 난 단호하게 경영인이 정치를 해선 안된다고 했고 대표적인 사례로 이명박씨를 꼽았다. 그리고 우린 지금 한 국가를 남어, 전 세계 질서를 어지럽히는 또 다른 개망나니를 보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가 처음 등장해서 요란을 떨 때, 그러니까 중국을 때리고 일본의 뒷통수를 치며 러시아와 일전도 불사하려는 결연한 모습을 보였을 때 우린 좌우를 막론하고, 한 여름 뙤약볕 아래 들이키는 사이다처럼 시원한 그의 일갈에 환호했고, 우리의 가상 적국들인 일본과 중국에 대한 의뭉스럽지 않고 직선적인 공격법을 찬양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욕을 먹는 대상으로 바뀐 것이다. 왜 그럴까?
먼저 너무 말이 많다. 정치나 외교는 은유와 비유법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러나 이 자는 하루도 쉬지 않고 SNS를 통해 나불댄다. 처음엔 자신의 말이 가질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을까 라는 추측도 했지만 말도 안되는 추측이었음이 분명해졌고, 이젠 누가봐도 인정할 만한 아무말 대잔치의 향연을 혼자 주도하면서 무례와 결례를 범하며 온 세상의 분노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트위터를 통한 공개적인 해고로 인격을 무참하게 짓밟아 내부의 적도 심심찮게 양산하고 있으며 이는, 비록 한국계였지만/의미는없다,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가 신문에 기고하는 형식으로 그를 비판하고 사표를 던지는 사태까지 불러 왔다. 이 사건은 스쳐 지나갈 만한 작은 팩트들 중 하나로 간주될 수 있겠지만, 그의 입장에선 이면에 숨은 수많은 이들의 지독한 반감이 자리한 정서의 단초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멈출 생각이 없다.
오만하고 독선적인 군주치고 제대로 된 왕조를 만든 적이 없으며 설사 제대로 만들어진 왕조나 제국조차도 그런 군왕의 출현은 실로 재앙이었다. 내가 자주 인용하는 항우의 경우를 잘 보라. 그의 오만과 독선을 제어하던 범증이 사라지자 순식간에 몰락하고 말았다. 트럼프 역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집권 초기엔 진보과 보수를 교묘하게 오가며 줄타기를 잘하나 싶더니 이젠 자기 말에 복종하는 이들로 주변을 채우고 있다. 간사한 혀를 가진 인의 장벽에 둘러 쌓이면 영웅도, 효웅도 결국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함은 역사적인 사실들이 거증하고 있지 않는가?
더하여 눈앞의 이익만 좇는 언행은 이를 수습할 하부조직마져 뒤흔들었으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으로 두들겨 맞은, 본인까진 아니더라도 그 밑의 책임 있는 똘마니의 제대로 된 변명조차 듣지 못한 우방들은 격분을 넘어 손절매 혹은 대항 전선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어제는 방위비 분담 문제로 독일을 두들기던데, 그 변이 실로 기가 막힌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그는 독일이 2차 대전을 통해 배운, 전쟁을 해선 안된다는 교훈을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두번에 걸쳐 지구에 재앙을 몰고 온 민족에게 다시 총칼을 쥐어주며 돈 이야기를 하다니?
이런 언행은 일본에게도 서슴없이 해대선 왜구들이 단단히 착각을 하는 상황을 불러왔고,
미래의 경쟁자를 도태시킨다는 명목 하에 중국을 하루가 멀다 하고 두들겨 패서 온 세계를 긴장과 불안으로 몰아 넣는데다,
가뜩이나 불만 가득 찬 러시아에게 시비를 걸질 않나,
세살짜리 아이도 알만한, 자기네 셰일 유전에서 나온 기름을 팔 목적으로 조용히 지내는 이란에게 계속 싸움을 걸고 이미 초토화된 중동을 유린하고 있으며,
이젠 어이없게도 어제까지 지들에게 패대기질 당했던 우리까지 기름길 봉쇄에 동참하라는 황당한 소리도 하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의 내부 분열도 여간 심각한 상태가 아니다. 그토록 자랑하고 타국으로부터 인정받아 왔던 인종의 용광로라는 국가 Identity에 대한 인식은 원래부터 부재했던듯 하고, 백인 외에는 전부 쓰레기 취급을 하니, 도처에서 터져나오는 반발은 시나브로 국가 분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이런 개판에도 불구하고 재선의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는데, 백호주의에 빠진 화이트 트래쉬 계층과 미국 특유의 선거제도를 잘만 활용한다면 황당하게만 보이진 않는다. 여기서 우린 몇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먼저 버려야 할 것부터 꼽아야 정리가 쉬울 게다.
가장 먼저 버려야 할 시나리오는 대중국전의 승리와 이를 디딤돌 삼아 재선에 성공하는 것이며, 이는 그를 세련되고 유능한 세계의 지도자로 거듭나게 할 수 있는, 그러나 정치판의 누구에게도 주어진 바 없는, 세컨드 찬스가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치르는 경제전의 결과는 일각에서 예상하는 바처럼 패배로 귀결될 것이니 승전을 전제로 한 재선은 어쩌면 그와 그의 측근들이 가질 마지막 희망이라 해도 무방하니 가장 확률이 낮아 분석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차라리 패배를 전제로 하는 분석이 더 의미가 있을 게다.
예측이 아니라 실제 대중국 결전에서의 승부는 이미 중국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그 첫번 째가 바로 홍콩을 건드려 신장과 티벳을 자극하여 내부를 분열시켜보려는 양동작전이었지만, 시도 전에 이미 99% 실패가 예정된 망작이었다. 고작 200년 동안 단 한 차례 동족 상잔을 벌인 쪽의 정서의 5천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피를 본 쪽의 정서는 엄연히 다르다. 그리도 쉽게, 미국의 의도대로 소수민족들이 폭발하여 중국을 쪼갤 수 있었을까. 실로 말도 안되는 희망이라고 본다. (여기서 혹자는 티벳에 대한 부당한 중국의 점령을 왜 모른체 하냐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 나서서 해방시켜 준 동네 중 우리 빼고, 사실은 그것마저 사실이 아님이 밝혀지고 있지만. 제대로 먹고 사는 곳은 또 어디인지 묻고 싶고 지금 우린 그들에게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도 되묻고 싶다.)
게디가 이미 중국은 빠떼루 자세로 돌입했고 심지어는 이참에 미국 정권을 중국 입맛에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거짓말 같은 기사도 나오는 판이다.
만약 이 경제전쟁이 그의 임기 말까지 끝나지 않고 이어진다면? 분명히 중국은 엄청난 피해를 보겠지만 중국은 여전히 내부 단속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은? 전혀 피해가 없을까? 중국이 입는 피해의 1/3만 되어도 난리가 날 게다. 모택동은 5천 만명이 죽어도 눈도 끔뻑하지 않았고 개방의 주자였던 등소평도 내부 반란의 진압을 위해선 1백만 명 정돈 희생해도 관계 없다는 대외적인 선언까지 했다. 게다가 중국은 아직 내놓지 않은 필살기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건 바로 천문학적 액수의 미국 채권이다. 아직 대부분의 학자들은 중국이 그런 무리수까진 던지지 않으리라 단정짓던데 본인들이 그 나라 정책 결정권자도 아니면서 무슨 헛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더하여 중국의 문호 개방은 자발적이지 않았고 외세에 의해 진행되었다는 역사적인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즉 현재의 시스템이라면 시간을 거꾸로 3-400년 전으로 돌린 통치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혹은 미국만 빼고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고. 아무리 미국이 윽박질러도 중국과 완전 단교할 나라가 있을까?
결론적으로 미국은 이 경제전쟁의 패자가 될 수 밖에 없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다시 두개의 시나리오가 나누어 생각해 볼 수있다.
먼저 선거에서 패배하는 경우이다. 패배자인 트럼프를 기다리는 건 그간 수모를 당할대로 당한 반대파의 무자비한 기소와 감옥행밖에 없다. 그리고 그 보복은 아마도 자식들과 옹립했던 측근들의 숙청으로 이어지겠지만 역부로 이는 교체된 선수가 취할 당연한 수순이고 이를 통해서 만이 혼돈의 세상이 다시 조용해지며 모두가 그럭저럭 해피하게 될 것이다. 난 이 시나리오가 가장 확률이 높다고 여기는데 그 근거는 찍기가 아닌, 이런 결과를 재촉하는 일련의 상황들을 트럼프가 스스로 초래하고 있음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재선에 성공하게 된다면? 곧바로 미국은 극심한 분열 국면으로 빠져듦과 동시에 경제 전쟁에서의 패배는 바로 트럼프가 미합중국의 마지막 대통령이라는 예언을 실현시켜 주는 방아쇠가 될 것이다.
앞서 이젠 미국이 독일은 자극하고 있다고 했다. EU권은 지금은 민주주의가 가장 잘 발달한, 살기 좋은 선진국이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독일과 큰 차이가 없는 전범 국가들이다. 트럼프의 가장 큰 실수는 이들의 힘을 약화시키고자 영국에게 브랙시트란 작업을 걸어 탈퇴시키고선 아수라장을 만들었고 급기야 오늘 아침엔 중립을 지키던 여왕까지 나서게 했다는 점일 게다. 게다가 이젠 독일의 재무장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 않는가.
만약 미국이 둘이나 셋으로 쪼개진다면? 독일, 중국, 러시아, 일본까지 고만고만하던 중간 보스급들이 서로 임금하겠다고 나설 것이 뻔하니 이것이야 말로 묵시록에서 예언하던 아마도 곗돈 타는 날이 될 게다. 곗돈은 돈을 모아 타는 법이지. 아마는 언제인지 몰라서. 그래서 아마곗돈인 게다. ㅋ
그런데 난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있다. 트럼프를 공격한 혐의 중 하나가 바로 러시아와의 내툥인데 왜 지금 저렇게 피 터지게 싸우려고 하는가 이다. 만약 이 질문에 대함 명확한 답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이 지금의 발광을 설명해 줄 근거가 되지 않을까.
.... 심심해서 끄적인 글이.. 수습이 안됩니다. ㅋ 그냥 재미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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