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My Vlog

동물과의 대화

운산티앤씨 2019. 7. 2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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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천재견. 보더콜리종으로 1,00가지 단어를 구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람은 보통 몇 단어? 중국어의 경우 사용 1천자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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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x2ZRoWQ0grU?list=RDLCkyW7RE6W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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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난 동물애호가도 아니거니와, 동물 보호를 주창하는 입장은 아니다. 고기를 즐겨먹는 스타일. 단 날 것으로 먹지 않는다 뿐이지. 그러나 집엔 두마리의 개가 있다. 하나는 푸들, 또다른 하나는 혈통이 조금 의심스러운, 숏다리 비숑. 푸들은 마루고 비숑은 모찌.

마루는 우선 절라 네가지가 없다. 들어갈 땐 미친듯이 반겨주다가도 조금만 지 비위에 거슬리면 부리는 신경질이 장난이 아닌데다 심지어 물기까지 한다. 그러나 피를 보는 일은 없다. 반면 모찌란 놈은 성격이 참으로 좋다. 어지간히 괴롭혀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다가 참지 못하면 슬며시 지가 피할 뿐이지.

요는 이녀석들은 티브이 나오는 개들처럼 천재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는 게다. 몇년에 걸려 겨우 배운 것이 고작 '앉아' 정도. 처음엔 변견이 아닐까. 게두 지능이 높다는 푸들 종인데 말이지. 그리고 난 파블로프의 실험에서 처럼 보상에 대한 기대심리로, 티브이 속의 그 개들은 천재성을 가장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선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물론 우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개들은 훈련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복종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해외에 나오는 개들은 그런 훈련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인간처럼 행동하는 걸 보면서 부터이다. 왜일까?

그네들이 개나 애완동물을 대하는 걸 보면 사람에게 하는 그것과 똑같다. 같이 자고 먹고, 대답을 들을 수는 없어도 말을 건넨다. 우린 하등 동물들에겐 인지, 대화의 능력, 분석, 기억등의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거나 있어도 대단히 원시적인 구조를 하고 있어 우리와의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들어 나온 과학적 분석에 따르면 그들 역시 독자적으로 사물을 인지하고 구분하며 그 사물에 대한 독특한 반응을 보여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인지되어 분석된 정보를 외적으로 표현하는 표현, 독자적인 언어가 있다는 뜻이다. 다만 우리가 아직 이해할 수준이 되지 않았을 뿐.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토인을 하나 데려왔다고 하자. 처음엔 말이 통하질 않아 아무 일도 할 수 없지만 점차 행동으로, 독특한 표현으로 대화가 가능해진다. 난 토인 말을 모르니 '손'을 예로 들어 보자. 손은 Hand, 두 손은 Hands이다. 즉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미국인 (토인)과 대화하는 방법은 이런 사물을 직접 보여주며 시작이 된다. 그러면서 점차 서로의 단어를 익히면서 또한 서로의 언어를 섞어 대화가 가능해 진다.

외국인들이 그들의 동물에게 대하는 방식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리고 그 동물들은 어느새 특별함이 없는, 서로 요구하고 들어주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었다. 물론 보상이 전혀 기여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중요한 건 서로 요구하고 들어준다는 점이다. 내가 보기엔 이는 여태까지의 우리의 고정 관념, 즉 보상에 따른 반사적인 행동이 아닌, 공포를 이용한 명령이 아닌, 서로의 이해를 통한, 그들만의 대화법이라고 생각한다.

늦은 저녁, 가족들이 다 잠이 들때 두 녀석은 가끔 나에게 온다. 먹을 걸 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옆에 와서 우두커니 서 있거나 부러 내 몸에 비벼댄다. 그리고 난 나직한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을 건네 보았다. 더워? 배고파? 오늘 뭐했어? 어디 아픈데 없냐? 마치 아이들에게 말하듯.

마루는 집안을 어지럽히진 않는다. 대신 폭신한 곳에 볼일을 봐서 문제지. 그러나 모찌란 놈은 처음엔 장난이 아니었다. 휴지, 쓰레기 봉투, 전선까지 물고 뜯고. 한번 걸려서 직사게 얻어 터진 후 잠깐 멈추는듯 하다가 다시 시작. 혼을 내선 될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난, 이후부터 말썽을 부리는 물건을 보여주며 단호하게 안된다는 말을 반복했다. 보상은 없었다. 그냥 애들에게 말하듯 '안.된.다.' 험한 인상없이, 그냥 나지막하고 단호하게 '안된다.' 그랬더니 어느 날 갑자기 그 행동들을 멈추더라고.

여기까지 만이다. 그외 난 다른 특별한 행동, 누워, 엎드려, 굴러따위는 시키지도 않았고 지금도 할 생각이 없다. 그게 뭐라고? 개가 그리하면 돈이 생기나 떡이 생기나. 서로 피곤할 뿐이다. 그 녀석들은 식구이지만 달리 부여된 임무가 없는 팔자 좋은 녀석들이라고 생각할 뿐.

요즘 모찌는 특이한 행동을 보인다. 난 잠들기 전,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스마트폰을 누운 채 보는 버릇이 있다. 천정을 향하는 게 아니라 베게를 베고선 옆으로 본다. 그러니 스마트폰이 바로 눈알 앞에 있지. 점차 시력 저하가 느껴지지만 그게 편하니 매일 반복했다. 모찌란 녀석이 어느 날, 그런 날 지켜보더니 정확하게 스마트폰과 내 눈 사이에 몸을 뉘는게 아닌가. 처음엔 그냥 하는 짓이려니 밀어냈다. 하지만 기어이 파고들어 방해를 하더라고. 하는 수 없이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고. 좀 있다가 가버린다?

반복되며 내가 알아낸 건, 내가 스마트폰을 그 자세로 보지 않을 땐 하지 않는 행동이란 점이다. 정말 신기하지 않는가? 그래서 다시 실험을 해보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부러 스마트폰을 보지 않았다. 와서 손만 핥을 뿐 내 팔에 머리를 대고 눕지는 않더라고. 다음 날은 스마트폰을 눈에 대고 기다렸다. 곁에 오더니 머리를 내 팔과 눈 사이에 들이밀었다.

조금 뜬금 없지만, 틈만 나면 난 이녀석들에게 말을 건내는데, 그때마다 특별한 반응은 없지만, 내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려 애쓰지 않나 하고 느끼는데?

AI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고 하지. 결국 그 구조란 수집된 정보에서 패턴을 찾아 익히는 것이 아니던가? 인간의 행동 양식이 대단히 독창적이라곤 하지만 수집되는 정보가 없으면 바보 이하의 행동을 보인다. 즉 시간의 경과 속에서 얻어지는 정보를 축척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주변의 다른 이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왜 동물에겐 그런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는가. 우린 이미 목격하고 있는데. AI는 아마도 개들의 다양한 표현방식을 정보로 받아들여 분석하고 그들의 언행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들어진 이 사고 체계는, 역시 인간의 말도 할 수 있으니 분명히 두 종족간의 대화와 이해를 중계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외계어 통역기. 그것도 역시 AI의 발달된 형태가 아닐까? 난 그것의 실현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날이 왔을 때 이런 광경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초복...

'작년엔 우리 엄마를 잡아 먹더니 올해는 내 차례인가요? ㅜㅜ'

과연 잡아 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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