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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앞 도로는 골곡이 심해 바로 앞에 세우면 차랑 통행에 방해가 됩니다. 그러나 반대편으로 세우면 왕복하는 차량들이 볼 수 있어 잠깐 정차를 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지난 달 말, 구매대행을 의뢰받았습니다. 명기 반열에 오르내리는 기기라 난색을 표했습니다만 금액에 관계없이 구매하겠다고 하기에 일단 가격부터 알아보았는데, 놀라 자빠졌네요. 아무리 올랐다 해도 국내 시세 기준으로 80만, 150-170만 정도면 되겠는데 전자는 꼭대기 채운 100만, 후자는 250만 원이 나오더군요.
참고로 네이버의 관세계산기를 이용하시면 대강의 관부가세는 나옵니다. 이 가격엔 당연히 관부가세가 포함되어 있으며 그 합이 거진 70만 원 수준입니다. 게다가 민감한 기기이다 보니 특별하게 포장을 해야 하고 운송료는 중량 기준이 아닌 부피 기준으로 적용되는지라 여러분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수준보다 3-40% 더 비싸죠.
하여 어지간하면 국내에서 사시라, 나중에 비싸다고 후회하신다. 전자의 기기를 먼저 알아 보고 연락 드렸더니 냉큼 100만 원 갖고 가게로 오시더군요. 그리고 후자의 기기도 알아봐 달라. 기억으론 국내서 동일품을 구매해서 수리비만 거진 80만 원 들었고 결국엔 쓰레기로 원매자에게 넘기셨다고 했는데 도대체 어딜 수리했길래 수리비가 80만 원이 나오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여하튼 거래처엔 없는 물건이다 보니 로컬을 샅샅이 뒤져 괜찮은 걸 찾아냈고, 몇가지 보장을 받아야 훗날 분쟁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메일 수십통을, 두 기기 원매자들과 주고 받았습니다. 아참, 가격도 50만 원이나 낮추었네요.
동시 진행이다 보니 전자의 기기값을 받은 다음 날 후자의 기기에 대한 네고가 다 끝났고 그 결과를 알렸더니 오케이? 다시 한번 월요일 송금하셔야 합니다 하고선 진행. 설마 이미 한번의 대금까지 치뤘는데. 일단 내가 먼저 결제를 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 연락이 오기를 물건이 도착한 후 돈을 주면 되지 않느냐.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린가 싶습니다. 물론 이미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다 보니 선뜻 날 믿기 어려웠겠지만 내가 하는 구매대행엔 원칙이 분명히 있고 예의없이 적용됨을 누누히 설명드렸건만.
1. 대금은 반드시 전액 선불.
2. 수수료만 받는 경우엔 파손이나 고장에 대한 책임을 지지는 않지만 최선의 포장으로 손실을 예방하고 만약 파손이 생겼다면 국내에서 원상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드리거나 불가피하게 반품하는 경우 최대한 협조를 한다. 혹은 손상된 가치만큼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3. 그러나 수수료 없이 진행되는 경우라면 내 마진이 포함되어 있으니 위험의 분담 차원에서 손상이 생기는 경우 상기 2.에 따르되, 정히 인수 불가할 경우 일정 금액을 공제하고 환불한다.
4. 단순 변심은 어떤 경우에도허용되지 않는다.
이거 아직도 못 보신 분들 계신감?
그러나 이 두 건은 2에 따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즉 모든 일이 완료된 후 소정의 수수료만 받기로 한 것입니다.
왜 그러시냐? 당신을 못믿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럼 뭐냐? 내가 설명 다 하지 않았느냐, 이미 결제했는데 이런 경우가 다 있느냐? 그까짓 얼마되지 않은 돈이 문제가 아니고 어쩌고. 말인지 방구인지. ㅉㅉ
처음에 100만 원도 호기롭게, 그리고 200만 원 짜리 기기도 호탕하게 구매하겠다 하더니 정작 그건 아닌 모양입니다. 즉 들어왔는데 손상이 있으면 안사야지 하는 지독한 이기주의 아니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서 거절하는 경우겠지요?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아 바로 원매자에게 구매 취소를 통보했더니 난리 났습니다. 손해 배상을 해달랍니다. 하여 연락해서 사정이 이렇고 저렇고 해서 얼마를 보내주면 취소시키겠다. 곧바로 입금을 하더군요. 그런데 또 일이 꼬입니다. 현지 샵이다 보니 구매 취소를 수락한 이와 의사결정자가 다른 거죠.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설명했더니 기어이 도착하면 돈 주겠다. 좋다, 이건 안사도 상관없다. 양보 참 많이 했습니다.
덩치가 적지 않은데다 워낙 민감한 기기이다 보니 판매자도 포장하는데 며칠, 에이전트에 도착해서 또 며칠,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더군요. 그리고 대한민궁은 택배 보낸 후 1-2일 안에 도착하지만 땅덩어리가 큰 나라들은 기본 2-3일입니다. 우리처럼 로켓배송, 총알배송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큰 금액의 기기의 경우엔 내가 말 못하는 사연과 과정들이 많습니다?
여하튼 시차를 두고 통관을 하는데 세금문제가 걸리다 보니 또 며칠 통관이 늦어졌고 결국 어제 두 기기 모두 택배사로 인도되었더군요.
지난 주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메이저급 택배사에선 대형이나 이형 택배는 인수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위 레벨 택배사에 웃돈을 주고 배송을 시켜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수로 주소 기재가 잘못되어 같은 동네 다른 곳으로 갔다 다시 되돌아 온 택배기사 왈,
'다음부터는 이런 식이면 배달 안합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 피식 웃고 말았고 그제 또 그런 일이 생겼는데 이번엔 도처히 못참아 넘기겠더군요. 전화상으로 우선 택배 사무실부터 조지고 전화상 기사에게 이빨 가는 소릴 들려 주었더니 얌전하게 갖고 오네요? 왜 좋게 말로 할 때 못알아 처먹고 꼭 깡패같이 굴어야 하는지. 그리고선 에이젼트에 메일로 강하게 항의를 했더니 다음부터는 직접 수령으로 처리하겠답니다. 졸지에 이젠 인천공항까지 가야 하지만 개판 오분 전인 국내 택배 사정에 비추면 외려 다행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러나 본 두건 이후부터입니다. 하여 주거래 택배사에게 제발 좀 갖고 오라고 하소연하다 보니 또 하나가 늦어져 다음 주 월요일에 배송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구매 시점부터 1주일에 한번씩 재촉을 하네요? 조금만 기다리시라, 죄송하다. 한두번도 아니고 이미 도착 예정일과 처리 계획을 다 말했는데도 반복되니 점점 짜증이 돋기 시작. 내가 하는 구매대행의 인도기간이 기본 3주라는 걸 모르시나?
결국 그중 가벼운 기기가 어제 도착했고 점검하는데 접점 불량이 있더군요. 복층 기판에 워낙 복잡한 구조라 민감하기 짝이 없는 오디오 제품을, 수천킬로의 거리 동안 몇명이 들었다 놓았다했는지도 모릅니다. 외려 이상이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도입니다. 하여 문자로 기기에 약간의 이상이 있으니 수리점에서 점검받고 드리면 안되겠느냐.
'난 이상이 없는 기기를 산 것이지 고장난 기기를 산게 아닙니다.'
내가 문자를 잘못 보냈나 싶더군요. 메인 파트가 아닌 배송 중 충격으로 인한 접점 불량이라고 설명했는데. 결국 이것도 사기 싫다는 핑계인가 싶더군요. 외관 깨진 곳없으니 약간만 손보면 된다고 해도 같은 말 되풀이하시네. 그 비용까지 내가 낼 심산이었건만.
그냥 돈 돌려 드릴테니 거래 끊고 앞으로 연락하지 마시라했더니 한달 내내 기다린 난 뭐냐고 항의하시네? 그럼 한달 내내 이 거지 발싸개같은 일로 시달린 난 뭐지요?
앞으론 구매대행 상담할 때 도착 후 돈 주겠다... 바로 전화 끊고 그 전번은 스팸처리할 겁니다. 사무실 이전 액땜치곤 금액이 과하지만 손해보고 내놓으면 금방 나갈 기기인데다 하난 이미 자주 오시는 분께 예약이 되어 있으니 엿먹였다고 너무 좋아하시진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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