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자작 연재

본격 하드보일드액션스릴스펙타클피범벅섹시대하소설 - 사냥개 1

운산티앤씨 2019. 6. 24. 20:30

----

Once OST - If You Want Me



오래 전부터 소설 한번 써봐야겠다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는데 시간이 나야 말이지요. 흠.. 그래서 오늘부터 생각나는 대로 써 보려 합니다. 단 19세 이상 관람 가이며 심장에 문제가 있거나 비위가 약하신 분은 참아주세요. 그리고 가급적 수위는 네이버 규칙에 따르려 하나 내 손꾸락이 말을 들어 먹어야 말이지. 자칫 블로그가 막힐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내 손에 들린 건 그 집 입구 신발장 위에 올려져 있던 등산용 손도끼였다. 난 닥치는 대로 휘둘렀고 애들은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후환을 남겨선 안돼.'

그 생각 밖에 없었다. 정수리를 맞아 이미 피범벅이 되어 죽어가는 놈의 목과 얼굴을 사정없이 내려찍었고 그때마다 뼈가 아스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씨발, 이젠 돌아가긴 글렀네.'

속으로 중얼거리며 난 미친개처럼 날뛰었다.

놈들이 처음 뒤처리를 할 땐 너나 할 것 없이 한참을 망설였고, 설익은 그 솜씨는 희생자들을 오랫동안 고통 속에 죽게 했으니 현장은 그들이 지르는 비명과 피와 골수로 아수라장이 되곤 했다. 그리고 낭자한 핏물 바닷속에서 널브러진 사체에서 풍겨오는 비릿한 내음은 너무도 역겨워 그날 식사로 뭘 먹었는지를 확인하지 않고선 그냥 넘어가질 못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놈들은 흉포해져선 종내는 부러 느릿느릿 칼질을 해대며 희생자들의 단말마적인 비명을 조롱했고 그 죽어가는 몸의 뒤틀림을 보고 킬킬거렸으며, 심지어는 이미 숨이 끊어져 사체가 된 이들을 수십 토막으로 쪼개선 아무도 모르는 곳에 파묻어 버리곤 했다.   

난 현장 마무리를 감독하기 위해 몇 번 참관을 했지만 그렇게 악귀로 변한 놈들을 보곤 이후 혼자 밖에서 기다렸다가 다 끝나고 들어갔지만, 나 역시 점차 그런 광경에 무심해졌으며 때론 나도 그럴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음을 부인하진 못하겠다. 그리고 이젠 내가 그들이 되어 있지 않은가.

그 집은 다른 집과 뚝 떨어진, 외진 곳이라 늦은 밤이라도 어지간한 소음이 아니면 다른 이들이 어떤 소리든 듣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남은 놈이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보며 난 회심의 일격을 가했지만 어이없게도 식탁 유리를 박살 내며 도끼는 박혀 버렸다. 그리고 내 옆구리가 따끔하며 뭔가 길쭉한 것이 파고들었고, 난 숨이 막히면서 넘어지기 시작했다.

놈은 무리 중에서 가장 힘이 세고 날렵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어 흑표란 별명으로 불렸다. 하지만 그 역시 전혀 예상치 못한 나의 공격에 이미 한쪽 어깻죽지가 갈라져 피가 봇물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 새끼, 배신을 해? 내장을 다 끄집어 내주마.'

난 말도 나오지 않아 컥컥거리기만 했다. 독사의 혀처럼 손에서 노는 회칼은 그 와중에도 나에겐 지독한 공포로 다가왔지만 이미 기력이 다한 나로선 어서 빨리 죽여주기만을 기다릴밖에.

그러나 놈의 뒤에 뭔가 어른거린다 싶었다.

'퍽...'

놈은 머리부터 날라 가 소파 한켠으로, 마치 한겨울 삭풍에 맥 없이 자빠지는 허수아비처럼 넘어졌다. 그리고 노릇한 뭔가가 피와 섞여 흘러내리며 눈을 뜬 채 절명했다.

여자였다. 모성애의 힘인가, 아니면 죽음조차 거부해야 할 정도의 이유를 가진 인간으로부터 나온 초인적인 힘인가. 고작 40킬로를 갓 넘어 보이는 자그마한 체구에선, 그런 믿을 수 없는 힘이 터져 나왔고, 그것으로 자기보다 두배는 됨직한 놈을 한방에 저세상으로 보내버린 게다.

그 여자의 딸, 열 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애는 이미 혼란의 와중에 뭔가에 맞아 기절해 있었다. 그건 불행 중 다행이 아닌가. 죽지 않았고 적어도 이 참혹한 장면을 보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여잔 내 옆에 앉아 터진 소화전에서 물 새듯 흐르는 내 피를 손으로 막으며 흐느꼈다. 이렇게 가나 보다란 생각이 들며 앞이 컴컴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