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냐하하..

운산티앤씨 2019. 6. 14. 21:59


이걸 비싸다고 하면 오디오 하실 자격이 없다고 봄. ^^;;

작년부터 난데 없이 마눌이 살을 뺀다고 난리를 부리더라고. 아침. 저녁으로 두끼만 먹되 찹쌀로만 된 밥. 하등가 말등가 별로 신경도 안썼는데 지난 달 내 앞에서 알짱거리더라고.

'아, 비켜. 티브이 안보이잖아?'

'뭐 달라진 거 없어?'

'있네. 주름살이 더 자글자글하다. 음휏휏~~'

뭐가 휙 하고 날라오더니 안경이...ㅜㅜ 하여 예의상 머리 바꿨네? 몬 소리하노? 지난 달 머리하고 안했구만. 얼굴 마사지 받았네, 낯짝이 기름통 빠져나온 쥐새끼 마냥 뺀질거리네. 음휏휏~~~ 또 머가 날라오더라고.

하여 토설하길 51킬로까지 뺐다는 거지. 웅? 65였는데? 14킬로를 뭘로 뺀거샤? 오호, 뇌를 뺐구만. 음휏휏~~

그러고선 유럽으로 가더라고. 저게 뭔 흉계인지는 이전 글에서 다 밝혔고. 그리고선 밥 먹을 때마다 양을 체크하고 체중계 올라가고. 와 저카노 싶기만 하던데. 급기야 이번엔 딸래미까증. 야는 내 늘 주문하기론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그리고 충실하게 부합하더니 어느듯 75킬로. 미들급 체중에 가뜩이나 벌어진 어깨의 소유자라 동년배 중에서 돌대내지는 대장 노릇을 하길래 한없이 흐믓했건만.

하여간 둘 다 못마땅하더라고. 마누라야 그 나이에 채갈 놈도 없고 어차피 내 도장 콱 박혀 있으니 살이 찌거나 말거나고, 딸이야 다른 놈이랑 살테니 그 역시 내 알 바 아니고. 히힛.

이젠 둘이 작당해서 나에게 살을 빼라고 난리다. 하여 그간 얼마나 뿔었나 보자 싶어 돼지털 체중계에 올라섰더니 오잉? 96킬로 밖에 안나가잖아. 원래 0.1톤이 목표라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되겠다 싶었지. 하지만 끝없는 이죽거림에 사람이 지치네?

하긴 걸어다닐 때 우짠지 내 배를 보는 시선이 느껴지더라니. 더하여 일할 땐 허리가 숙여지질 않아 짜증도 나고. 하여 오늘부터 운동을 시작해볼까 하는데.

사실 난 운동 중독에 가까웠다. 일주일에 다니는 체육관이 보통 두 곳은 됐으니까. 일단 가면 3시간은 기본이요, 어떤 때는 5시간 동안 할 때도 있었지. 쉬면서 하냐고? 노우~~ 계속했다. 관장들이 그러다 디진다고 말릴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왜 그만 두었냐고?

아마 7-8년 전일 게다. 그 무거운 오디오를 이고 지고 기숙사 4층을 왕복하다 보니 어느 날부터인가 무릎이 시큰거리더만. 더하여 삐끗하는 바람에 며칠을 누워지내야 했고. 하여 정형외과를 가니 무릎이랑 허리를 자세히 보자고 하네? 허리는 CT, 무릎은 엑스레이. 의사샘이 면담하자고 하길래 들어갔지. 엄청 심각한 표정으로 내 뼈다귀를 보더라고. 난 덜컥했지. 혹시 뼈암아녀? 아니면 허리가 분질러졌거나.

'군대 갔다 오셨습니까?'

'네, 똥방위. 기동타격대..'

'군대 가실 몸이 아닌데?'

'왜욤?'

'꼬리뼈가 기형이라 이 상태로 아무 일 없었다는 게 더 신기합니다. 보통 이 정도면 20대에 자리 깔고..'

'그리고 운동 하세요?'

'넵. 머머랑 모모..'

'하지 마세요.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럼 난 우짜라고?'

'이제부턴 걷기나 수영, 몸에 무리 가지 않는 걸로 하셔야 합니다. 잘못하면 허리를 쓰지 못하실 수도..'

아놔, 이 무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여? 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 보니 어릴 적부터 난 서있는 걸 무척이나 싫어했다. 부모님들은 그런 날 보고 천성이 게으르다 하셨지만, 좌우지간 난 조례, 집합, 줄서기 따위는 질색이었고 체육관엘 가도 머리 위로 무거운 걸 들지 않았다.

참으로 신기방통하지 않은가. 취약한 부분을 알아서 커버하기 위해 근육을 키우도록 뇌에게 지시를 했다는 소린데. 의사샘도 그러더만. 여태 버틴 건 운동으로 허리 근육을 키워 그랬을 거라고.

그답 운동 다 때려치웠지. 먹고 싶은대로 퍼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소주 나발 부니 세상만사 걱정이 없더만. 재작년 고딩 동문회에 간만에 나갔더니 이 새끼들이 날 마치 조폭 보듯하질 않나. 속으론 조금은 바꿔야 겠다 싶었지만 한편으론 이리 살다 심장 탁 멎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기도 하고.

머 잘난 날들이라고 살 빼고 광내겠나? 그리고 나이 처먹고 꼴같잖게 뺄간색 옷에 백구두 신고 다방 레지한테 껄떡대는 것도 짜증나고.

마누라가 이러더라고.

'아, 혈압으로 자빠지면 몸이라도 가벼워야 똥 치워줄 거 아냐?'

ㅋㅋㅋ... 구랴, 그건 그래. 60정도 되야 그나마 뒤집기라도 하지, 01톤을 누가 건사하냐. 오냐, 조타. 살 빼마.. 한 지가 한달 째다, 아놔 정말 운동하기 실타. ㅜㅜ

https://youtu.be/A-eRTqVf6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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