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에 가장 특화되었다는 지멘스 8인치 풀레인지. 1950년도에 도대체 어떻게 저런 걸 만들 수 있었는지...
그제 사고가 드디어 터졌습니다. 좁아 터진 가게 안에 계속 물건이 들어오다 보니 어깨에 툭, 허벅지에 툭. 결국 스텐토리안 8인치 유닛 하나를 날렸습니다. 2년이나 걸려 짝을 맞췄는데. 이런 경우 보통 제 정신일 수가 없습니다. 멍하니 1시간 앉아 있다가 소주 1병 장전하고 가게를 비워내기 시작했습니다.
현 싯점 반 정도의 물건이 집으로 들어갔고 오늘 마지막으로 앵글 4개를 들여 마무리. 이젠 손님들도 좀 돌아다니며 구경은 하실 수... ㅎㅎ
요즘 들어 시중 여론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느끼는데 나만의 착각일까요? 사실 네이버에서 화면을 바꾸기 전부터 보였던 현상들인데, 예를 들어 현 정부를 공격하는 글이 있다고 하죠. 몇달 전만 하더라도 아주 보기 흉할 정도의 인신공격성 댓글들이 붙었고 순식간에 매크로로 의심되는 동감수가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이젠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별 볼 일 없는 야당 홍보성 기사, 즉 대다수 국민들이 관심 갖지 않을 기사엔 난리법석이지만 정작 중요한 기사들엔 전혀 먹혀들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적으로 여당 편이 아닙니다. 시시비비를 정확히 가릴 줄 아는, 사리판단력이 분명한 논객들이 참여하면서 팩트에 대한 판단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물타기로 의심되는 연예계 약쟁이 사건들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승리라는 한 아이돌에서 시작된 사건은 일파만파 번져나가는 듯 보이지만 사실 나온 건 별로 없습니다. 동네 양아치 몇명 삼청 교육대 보내는 수준이라고 할까. 그리고 이들 사건들과 진행을 보여주는 기사엔 1등으로 장자연, 김학의. 버닝썬은 언제 밝힐거냐고. ㅎㅎ
즉 이젠 과거와 같은 물타기 수법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 기겁할 일은 속칭 기레기라고 불리는 이들이 팔다리 잘라 입맛대로 재단한 기사를 누군가가 계속 밝혀내고 글쓴이를 망신 주고 있으며 심지어는 시중의 정서와 동떨어진 과거로의 회귀 혹은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글엔 가차없는 붙는 질타와 비난 입니다.
솔직히 내가 만약 그런 욕먹을 글의 저자라면 안절부절 못할 정도로 신랄하고 가혹한 비판들입니다. 그리고 이젠 이 흐름은 부당한 축재와 권력에 대한 서슬 푸른 칼이 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전 고인에 대한 예가 남다른 우리 민족에 대한 글도 썼지만 이젠 공은 공, 과는 과도 아닌 무결점 영웅들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명예훼손이니 말도 많으니 자가 고발이 있을 수 없는 나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성취욕에 가득찬 젊은 검사인 나는 조직에 순응하고 법이 정하는 대로 칼을 휘둘러 만인에게 능력있는 칼잽이라는 칭송을 받았고 그 결과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까지 넘보게 되었습니다. 업적으로 치자면 그간 잡아넣은 최고 악질 범죄자로만 기백명은 되겠지요.
그러나 난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는 기벽이 있습니다. 성적으로 대단히 문란하다고 하면 할 말 없지만 자극적인 성행위를 좋아하다 보니 접대 차 나간 자리에서 생면부지의 여성을 강간하게 되었네요. 범죄인 줄은 알지만 난 그간 쌓은 공덕에 대한 보담으로 이 정도쯤이야 하는 생각을 했지요. 그러나 난 지금 곤죽이 되도록 말방망이에 쳐맞고 콩밥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너무 하시는 거 아닙니까? 확 죽어 버리고 싶네요. ㅜㅜ
그래서 죽었다고 치자. 과거 같았으면 다 덮고 지나가자. 그 양반의 생전 공을 생각하면 그깟 일로 죽을 정도는 아니었지. 죗값 치르고 다시 시작하면 될 일을 무에 죽었어?
이젠 아닙니다.
99번의 선행을 했더라도 1번의 악행이 그 사람을 규정하는 시대가 된 거죠. 검찰 수사를 받던 한 기업인의 최후도 그러합니다. 기레기님들은 용비어천가를 바치며 그의 생전 미덕을 부각시키려 하지만 그가 이룬 수십년 공덕은 말년에 드러난 죄악으로 사멸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아셨으면 합니다. 그 양반이 들어가지 않은 건 그간 뿌린 부패가 온 천지에 만연했고 자칫 터뜨릴 경우 정권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알아서 물러나라고 좋게 말로 한건데.. ㅉㅉ)
이런 움직임은 이젠 과거사까지 겨낭하고 있죠. 국부라 알고 있던 이승만은 친일파를 옹호하고 민족정기를 말살한 반역자로, 경제개발의 주역이자 가장 존경받던 박정희는 부관참시 수준입니다.
기레기 세상도 큰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과거엔 끗빨 좋은 누군가가 지시하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여론의 교통정리를 담당했지만 이젠 단독, 특종을 노리는 신규 진입자에 의해 그런 장막이 오히려 욕을 먹는 징검다리가 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조선일보 신입 기자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하고 다른 곳으로 옮겼을까.
내가 경영학을 듣던 시절, 영어 원서에 나오는 기업의 존재 목적은 사회적 공헌이었습니다. 이윤 추구가 아니었죠. 이미 일찌감치 홍역을 치른 서구 사회는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 곧 기업 이익에 직결됨을 깨닫고 스스로를 엄하게 다스려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내외부 견제 시스템이나 ISO 같은 건 그런 맥락에서 만들어진 거죠. 하지만 이는 뒤집어 놓고 보면 돼지를 키워 잡아먹겠다는 이치와 다를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요는 그 돼지들을 아프지 않게 잡아먹되 때론 주인이 먹을거리도 나눠주는 겸양을 갖췄다는 점에서 지금의 우리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두고 보십시오. 앞으론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기업들, 언론들, 정치인들, 권력자, 부자들은 무참하게 도륙이 날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아무리 잠재우려 애를 써도 마치 충격 에너지를 자양분으로 삼는 괴물처럼 자라고 커져서 종래엔 만인의 적으로 되고 말 겁니다.
그리고 젊은 친구들이 직장을 고르는 기준엔 이것이 반드시 들어 가고 최우선 순위에 올라갈 겁니다. 사회적 공헌도가 높아 존경받는 기업. 지금 그런 기업들이 있지 않느냐고요? 웃기지 마십시오. 까뒤집으면 시궁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아빠. 아빠 회사 사장이 강간범이라면서? 아빠 회사는 왜 그렇게 욕을 먹는 거야? 아빠 회사 사장 딸은 마약한다면서?' ㅎㅎㅎㅎ 자식 보기 부끄럽지 않을까요?
그리하야 사회적으로 공헌도가 높고 사회가 요구하는 바에 충실한 기업, 정치인, 부호들이 존경받는 세상이 멀지 않았네요. 여론이 제대로 정확한 흐름을 타면 오고야 마는 당연한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건 호도할 수 없는 대세입니다.
마지막으로 입조심해야 할 겁니다. 오늘 어떤 미츤 자슥 두 마리가 생떼같은 자식들 잃은 부모들 가슴에 대못질을 했던데. 이 개새끼들은 왜 아직도 그 사건이 잊혀지지 않는지를 모르나 봅니다.
난 아직도 그 배가 왜 가라앉았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 중에 명확하게 아시는 분이 있습니까? 행인이 차에 치여 죽어도 원인을 밝혀내고 범인을 추적합니다. 300명이 넘는 꽃 같은 아이들이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수장되었는데.. 머 이런 개씨발 좉빱들이 다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월호가 지겹다는 인간들도 마찬가지. 세월호때문에 경기가 죽었다고 개소리하던 노땅들, 명명백백히 밝히고 사죄했다면 저 꼬라지는 나지 않았을 겁니다. 한동안 징하다는 표현으로 지지율 좀 올렸지요? 이젠 그 수작이 그들의 목을 치는 칼이 되어 날아오고 있습니다. 이 역시 제대로 된 여론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비록 분향도 한번 못해본 1인이지만 오늘 같이 화창한 날이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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