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아놔 찌발 꺼...

운산티앤씨 2019. 4. 11. 23:17




물건 알기를 조까치인 나로썬 경이롭다는 말 외엔...

'어이..'

어익후, 오셨군화~~

근방 서식하시는, 사회에서 알게 된 행님이다. 여느 때처럼 짝꿍이랑 같이 오셨네. 거참, 동업 관계치곤 꽤 오래 간다.

문젠 난 이 행님을 만나면 여느 사람들처럼 사업 어떠시냐고 물어 보기가 참 거시기하던 건데.

왜냐고? 직업이 장례 지도사라고 하나, 요즘은 그리 불러 주지만 예전엔 염쟁이 혹은 장의사라고 했을 게다. 워쩌다가 그 일을 하게 되셨는지는 모르겠다만 하여간 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본인 직업을 말해 주는데 솔직히 말해서 당장 사워를 하고 싶을 정도였다. 원래 상가 다녀오면 빤스까지 다 벗어 빨잖냐고.

하여간 직업 빼곤 인품 좋지 뭐 나무랄 곳이 없는 양반임은 틀림은 없다. 하지만 악수하기는 좀 거시기 하잖여? 오늘은 누굴 만지다 온겨? 가끔 흘리는 이야기론 공사장에서 낙하한 분이나 혹은 참혹한 교통사고 희생자의 경우 이거 저거 따로 와서 맞춰야 한다나? ㅜㅜ

내가 환장하지. 그날은 난 밥은 다 먹은 거지 머. 비위가 그다지 좋지 않걸랑.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니 그 엄숙한 일조차 가볍게 이야기하게 되네? 요즘은 이리 묻거든.

'행님, 요즘 마이 디집니까?'

'글쎄, 아직 환절기 전이라 그리 많이 죽지는 않어. 겨우 밥 먹고 살어.'

어차피 사업인지라 원래 있던 경쟁에 대학에 관련학과까증 생긴 뒤, 젊은 애들까지 진출하고 있어 사뭇 전선의 비장함이 느껴지는데. ㅋㅋㅋ 그런데 염하는데 뭔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데? 하여간 개잩까튼 넘들이여.

그러나 이 직업도 나쁘진 않어. 딱히 공부하기 싫고 머리 쓰기 싫다면 말이여. 다가오는 4차 산업 혁명 속에서도 꾸준한, 아니 폭발적인 수요를 예감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전통 직업군이잖여. 데헷. 마이 디지야 돈을 버는 구조라. ㅋ

하지만 오늘 하고 잡은 이바구는 이기 아이고.

다찌는 아마 일본 말로 개라는 뜻이라고 들었다. 고딩때 이 별명을 가진 시발롬이 있었는데 하는 짓이 얼마나 꼬롬한지. 조또 힘도 없는 쉑휘가 가방 모찌하며 호가호위하는 꼬라지라니. 뭔 소리냐고. 거 왜 있잖아, 학교마다 있는 불량 서클. 그 쉑휘들 가방 들어주고 상납 바치며 기생하는 쓰레기들.

얼마나 눈꼴이 시었는지 이 개넘을 틈나는대로 갈궜던 기억이 아삼삼한데. 요즘 애들처럼 못되게 굴진 않어. 걍 담배나 뺏고 농구하다가 일부러 밀고. 그러다가 코도 깨졌지만 말이야. 히힛.

몇년 전인가, 우연히 친하게 지내던 녀석과 통화를 했는데.

'00아, 니 다찌 알제?'

'알지.'

'그 새끼가 말이야...'

사연인즉 동창회에 나왔는데 내리는 폼이 범상치 않더라나? 베엠베에서 운전사랑 같이 내리더니 애들 보는 앞에서 동생이라고 인사를 시키더니 수표를 꺼내 밥 먹고 오라고. 핫핫핫..

이 시발럼이 아마 59/65였을 게다. 지 앞에 몇명 보단 뒤에 몇명을 세는게 빠른 돌빡들. 그런데 이런 개쓰레기가 베엠베라니, 수표라니!!! 내 귀를 으심했지.

알고 보니 지잡대 다니다가 모 약대 가시나를 하나 꼬시면서 올인했나 보더라고. 결국 결혼까지 골인하고 내 사는 근방 어디서 대형 약국 사장을 한다나? 얼마나 가벼운 주닥바리인지 당시 이 씨발럼이 물에 빠지면 붕어 새끼랑 노가리 까고 자빠졌을 거라고 시시덕대던 기억이.

여하튼 타고난 노가리로 오는 손님 붙잡아 처먹지 않아도 되는 영양제나 보약이니 존나게 팔아대니 마누라가 얼마나 이뻤겠어?

'마누라, 이쁘냐?

'조까치 생겼지.'

근데 내가 이 대목에서 왜 안심이 되냐. ㅎㅎㅎ 마누라까지 이뻤다면 아마 석삼일 동안 밥을 못먹을 게다. 그로 부터 1년이 지나 나 역시 참석한 동창회에서 그 개새와 조우했는데. 마이 컸데? 담뱃불도 못 빌리던 좃빱이 먼저 와서 어깨를 툭툭치며. 야....

필리핀 가기로 했다나? 이유를 묻자 애들 교육때문이라는데 옳커니, 이젠 제 자리 잡아가는 군화~~ 그러면 그렇지, 돌대가리에서 뭐가 나오냐. 하지만 그런 나으 화창한 기분도 머잖아 잡치고 말았다.

'야, 오늘 마음껏 마셔라. 내가 쏠게.'

부러번 시키. 난 언제 저렇게 골든벨 울려 보나. 그리곤 감감무소식인데 가끔 필리핀에서 누가 디졌다는 기사가 나면 난 혹시나 그넘 아닐까 ㅎㅎㅎㅎㅎ 나참, 나도 지옥 갈겨.

소싯적엔 말이지, 개나 소나 닭이나, 게나 고둥이나 말미잘이나 세상 바꿀 기세지만 나이 들어가며 개쪽 까다 세상 무서운 줄 알게 되면 그 호기를 후회하는 때가 오기 마련이거든.

나라고 그런 좋은 기회 없었겠어? 나도 지방 토호가 사위 삼으려고 했고, 권력자가 딸 데려가라고 술 사주고 했던 시절이 있었단 거지. 하지만 과감하게 거절했어. 왜? 난 나를 믿었거든. 그리고 사랑없는 여자 관계는 앙꼬 빠진 찐빵처럼 허무하다 여겼고. 하여 지금의 마누라와 여태 살고 있지.

근데 말이여, 이 시간까지 집에도 못가고 조까튼 오디오나 올리고 있을 땐 말이지, 존나게 후회가 되더라고. 데헷~~

https://youtu.be/jJnhdBpoBK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