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심상찮다는 이야기는 했고.. 어제 아침 6시 부터 아음이 바빴다. 그러나 나도 늙었는지 차에 올라타면 빠진게 생각나고. 출발하려고 하면 이거 넣어야 하고. 결국 40분을 허비하고선 출발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올라오는 길에 약속을 세군데나 잡아 한방에 끝내려 했건만. 마장 휴게소에 들러 션하게 해장 라면 한 그릇 땡긴 것까진 좋았다. 한참을 신나게 달리는데 제천 부근에서 부터 도로공사가 한참이네?
'이 개자식들은 전부 모가지를 확... 날림공사 어쩌고..'
갑자기 폰이 울려 받으니 낯선 여자가 모라모라 지껄이지 않는가? 뉘귀여라고 하니 마장 휴게소인데 지갑이랑 웃도리를 두고 가셨다네. ㅜㅜ
벌써 60킬로를 달려 왔는데, 골 때렸다. 하지만 어쩌누. 카드 없인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형편이라 냅따 차를 돌려 달려 갔다 다시 오니 4킬로 정체 구간이 10킬로로 늘어나 있네? 흐미.... 갑자기 배가 아파 화장실에 들리고 어쩌고 하다 보니 1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병원에 도착했다. 근디 말입니다....
'아이고, 00이 왔나?'
난 곧 돌아가실 지도 모른단 생각에 왈칵 눈물부터 올라서 손을 맞압았는데,
'밥은 뭇나?'
'어메는 잘 있나? 아부지는?'
어?
이모왈, 내일부터 미음은 드셔도 된다나? 흠... 위기는 넘기셨나 본데 말에 들어가는 힘으로 보아선 당분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네. 마침 온 큰 외삼촌과 악수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본인 나이 이야기를 하시잖는가? 올해 연세가... 나도 여든이다, 이눔아.
워메... 세월이 머 이리 빨리도 지났는고? 그러고 보니 이모도 환갑을 지나 일흔을 보고 있고. 1인 병실 안에 할머니, 나, 이모, 삼촌의 나이를 더하니 300년 이란 세월이 나오더만. ㅎㅎㅎㅎ
아직 단언하긴 이르지만 할머니 상태로 봐선 앞으로 10년은 문제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나야 모시지 않는 입장이니 어른 한분이라도 더 있어주면 위안이고 의지가 된다. 하지만 이미 칠순을 넘긴 큰이모는 걱정이다. 본인도 건강이 좋지 않아 힘든 판국에 100세 노인을 모셔야 하니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큰이모가 연금이 빵빵하게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울 아부지는 퇴직금 받자말자 이젠 사나이 뜻을 펼치겠다고 부동산에 주식에 들어가시더니 3년 만에 홀라당. 우리 오마니는 자식 셋 출가시킨다고 홀라당. 그나마 우형이 잘 나가니 나야 큰 부담이 없는 편이고.
그 모습을 지켜본 이모는 연금을 선택했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다. 오늘 교원과 군인연금때문에 난리라던데, 참 우리 같은 장수 집안이 많다면 실로 우려스럽지 않은가. 하지만 그거야 나랏님들 걱정 거리고. 이리 끼우든 저리 빼든 나이 들어도 옆에서 지켜줄 피붙이가 있다는 건 참으로 축복받은 일이다.
야.. 이거 참... 이제부터라도 이 자식들한테 잘 보여야 하나? 히힛.
----------------------
'세상 이야기 > 즐거운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놔 찌발 꺼... (0) | 2019.04.11 |
---|---|
사자명예훼손, 그리고 자살 마케팅.. (0) | 2019.04.11 |
전국 노래 자랑~~~ (0) | 2019.04.01 |
다 솟아 오르는구나... (0) | 2019.03.30 |
인디언 인형처럼??????? (0) | 2019.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