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행복한 척 하지 마라.

운산티앤씨 2019. 2. 23. 21:39




내일 올릴 예정인 히스킷 스테레오 프리앰프. 진공관 타입.

다른 분들 글은 보지 않는다 하지만 아니 볼 수는 없습니다. 자동 배달. 심심하면 뒤적거리며 봅니다. 내 이웃들은 거의 사업하시는 분들이라 개인사는 거의 없죠. 하지만 그걸 타고 가다 보면 개인들의 블러그를 접합니다.

이상하죠? 불행하다, 혹은 화가 난다는 글은 하나도 없고 전부 행복에 겨워 비명만 지릅니다. 솔직히 난 하루에도 몇번이고 가게 불 질러 버릴까 혹은 오디오를 도끼로 박살내 버릴까, 또는 골목길을 질주하거나 클락숀을 울려대는 차를 보면 나가서 돌을 던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고 그건 글로 고스란히 표출됩니다.

즉, 욕이 담긴 내 글은 타르시스의 과정인 셈입니다.

고인을 욕되게 하자는 건 아니지만 몇년 전 웃어야 오래 산다고 외치던 교수님이 한 분계셨습니다. 그리고 행복 전도사라는 칭송까지 들으며 가정과 사회가 어떻게 하면 행복한가를 설파하시던 여자 분도 있었고. 전자는 병으로, 후자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요?

이게 뭔가? 난 그때부터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하다고 되뇌이거나 억지 웃음 짓는 방법이 행복을 가져다 주는걸까? 아니면 매사 징징 짜면 좀 나아질까? 아니면 묵사발권을 행사하며 돌부처처럼 지낼까 등등. 여러가지 방법을 다 써보았지만 모두 행복하다는 느낌을 가져다 주진 못했죠. 물론 성공이란 달콤한 열매를 맛보지도 못한 주제에 무슨 개소리냐.

그렇다면 또 묻고 싶은 건 성공하면 다 행복하냐는 것입니다. 그건 아닐 겁니다. 돈푼깨나 만진다는 집구석도, 똥 좀 낀다는 넘들도 파고 들어가면 말 못할 고민이 수두룩하고 행복하지 않다고 토로합니다.

돈과 권세가 넘치는데 뭔 고민?

헐... 세상 좀 더 사셔야 하겠습니다.

아주 오래 전이니 말해도 되겠네요. 다 가진 사내입니다. 돈, 권력, 여자, 사회적인 인지도까지. 하지만 늘 답답한 가슴을 쥐고 살더군요.

왜냐?

꼬추가 너무 작아서 그렇답니다. ㅋㅋㅋ 그게 뭔 불행이냐고요.. 하실지 모르지만 이건 대단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의 전언입니다.

우선 여자를 믿지 못합니다. 저 여잔 분명히 내 돈과 권력때문에 붙어 있는 거다.

사우나에 가질 못합니다. 불편하죠. 그러나 사우나야 나도 거의 가질 않으니.

하지만 공중 화장실은 대략 난감하죠. 뭔가 나와 있어야 하는데 손가락 사이로 수줍게 숨어 있다면 대번에 친구들이 놀리며 난리도 아니죠. 이게 어케 번지느냐. 결국 뒷다마로 저 새낀 고추도 새젓만한데 돈이 많아 여자가 붙는 겨. 이 얼마나 치욕적인 모욕입니까? ㅋㅋㅋ

여하튼 요는 성공 = 행복은 아니죠.

딱 잘라 말하죠. 행복은 일순간이고 그 나머지는 분노와 좌절, 그리고 딸따리 후와 같은 공허와 허탈만이 있을 뿐입니다. 설탕을 계속 처먹으면? 나중엔 단맛을 모르게 됩니다. 맛도 드럽게 없는 혹은 반찬 몇가지로 끼니를 때우다 괴기 들어가야 맛있구나 하는 것과 같은 이치죠.

그래서 난 이리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행복이고 조지고 우선 나부터 탁탁 터놓으며 살자. 싫은 건 싫고, 짜증 나는 건 짜증나는 것이고 화낼 일은 참지 말자. 단, 적당한 선에서. 그러니까 내가 이런 감정 상태이다 정도만 보여주는 선에서 표현을 하자.

그리고 웃을 일이 있으며 목구녕 목젖이 보일 정도로 웃자. 일이 안될 땐 니미 시팔이고 잘 되면 내가 잘나서이다. 어찌 보면 존나리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라 타인에게 피해를 줄 것 같지만 그런 일은 없습니다. 아까 적당히 라고 했잖습니까?

그렇게 살아 보이... 마누라도 아들도, 딸도 닮아 갑디다.

우린 아주 시끄럽습니다. 저녁 먹다가 논쟁이 붙으면 고래 고래 소릴 지르고 숟가락 던지고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또 소리 지르고, 시작은 나와 마눌이지만 점차 전선은 자식들에게 옮겨 가죠. 소리를 지르다 보면 나중에 피식 웃음도 나옵니다만 여하튼 개새끼들까지 짖어 댑니다. 아래 위, 바로 앞집에 이 자리를 빌어 존나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네요.

그런 가족간 불화조차도 난 친구들에게 여과없이 이야기합니다. 흉보는 건 아니죠. 이런 주제로 의견이 달랐다. 그래서 대판 싸웠다, 하여 기분이 좊같다 식입니다.

툭하면 나오는 연예인들 이혼 소식. 그런데 이 개새들은 불과 서너달 전에 티브이에 출연해서 알콩달콩, 아니면 원앙새처럼 지저귀며 질알을 해대던 사이들이죠. 하나 같이 쇼윈도우 부부고 연인들입니다.

길게도 썼다만 결론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굳이 행복하다고 개소리하지 말란 겁니다. 그건 자신을 더욱 힘들고 불행하게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난 행복한 사람이야라고 천명하는 순간, 황당하도록 무거운 짐이 얹어지는 셈이죠.

행복한데 갑자기 불행하다? 저 새끼 망했나? 아니면 여편네가 바람 피나? 자식이 애를 먹이나? 쇼윈도우 인생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치부일 수 있지만 사실 그런 일은 별로 없고 전부 감정 싸움하며 앞에선 헤헤거리죠. 그리고 그 과정이 창피하고 부끄러워 계속 분칠하다가 종내엔 개망신으로 막을 내리죠.

당신은 계속 행복할 수 없습니다. 인생은 그야말로 전쟁터이고 아비규환이며 아수라판과 앗사리판에서 날뛰는 개망종과 개붕이들의 끝 없는 연속극입니다. 아주 짧게 맛보는 달콤함 외엔 전부 그렇다고 생각하고 매순간 존나게 일하며 존나게 감정 표현하며 사십시오.

전에도 말했든가? 행복한 인생 으뜸 조건들은..

눈 뜨자 말자 한 똥 때려야 하며

배가 고플땐 황산이라도 먹을 기세여야 하며

대가리만 닿으면 바로 곯아 떨어질 정도로 존나리 바빠야 한다..

https://youtu.be/jKiqUdFIKi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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