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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신약개발회사에 잠깐 몸담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인연으로 알게 된 박사님 한 분이 그제 사무실로 놀러 오셨고. 사진의 알약은 그분이 선물하신 겁니다.
'자네도 이젠 이거 필요할 때가 됐지, 아마?'
'??????'
흠.. 제목도 요상하게 보그라... 바그라... 비아그라... 아마, 특허기간이 종료되었지요? 그러자 쏟아져 나온 제네릭 중 하나일 테고. 하여간 출시 당시 전 세계 남성에겐 복음의 빛이었죠. 할렐루야!!!
당시나 지금도 이 약은 처방전이 있어야 구매가 가능했지만 워낙 비쌌어요. 하지만 난 산 적이 없어요..... 진짜루.
여하튼 가족들이 중국에 있었던 난 두어 달에 한 번 정도 건너가곤 했지요.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답게 화려한 이력을 가진 약사, 의사 선생들이 숱하게 방문했는데 가끔 이런 약제 개발이 회의 주제 아닌 주제로 떠올랐지요.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중국에 자주 가는 걸 알게 된 박사 한 분이 부탁을 하시더군요.
워낙 통제 없는 카피가 이루어지다 보니 거긴 이런 게 홍수라고. 싸니까 한 병 사 와서 성분 분석해보자. 단 면세점에선 사지 마라. 가짜가 많다.
?? 면세점에서 웬... 헐 칭따오 공항에 내려 면세점을 지나치는데 아예 병째 들고 와선 사라고 하더군요. 것두 참한 동포 아가씨가 말이죠.
'사장님, 이거 좋아요. 밤에 꼭 필요해요.'
'난 필요 없습니다.'
'왜요?'
왜라니, 아니 머 이런 비러머글 뇬이 다 있나? 내가 그리 부실해 보여?
도대체 뭐라고 답을 해야 하나, 참 난감스럽네요. 여튼 권고에 따라 공항 물건은 손 대지 않고 가족들이 사는 아파트 근처 야오팡엘 중국인 동생과 갔습니다. 안타깝게도 찾는 약의 카피는 없고 대신 3배 이상 강력하다며 내놓는데... 시알리스 성분에 사슴, 곰, 호랑이, 그리고 해구신의 거시기를 갈아 넣었답니다. 하여 이름은 西力. 시리라고 발음이 되지만 서쪽의 힘이라... 참 이름 잘 짓죠?
워낙 저렴해서 수십 개를 갖고 왔나 봅니다. 당시엔 몰랐지만 걸리면 작살이었는데 말이죠. 하여간 그걸 사무실에 풀어놓으니 다들 성분 분석 차, 임상 실험용 (?)으로 갖고 가시고 하나도 남질 않았습죠.
가뜩이나 가짜 때문에 난리였는데 걱정이 된 난 행여 그걸 드시고 누가 돌아가실까 봐, 노심초사. 하지만 걱정 말라고.
며칠이 지난 후 돌아오셔선 하시는 말씀. 오리지널보다 쎄던데, 다음에 더 사 올 수 없겠니? 아니 대체 그걸 어디서 실험을, 어떻게 하셨대요?
흠... 진정한 낭만객은 사이즈와 지속시간에 연연하질 않아요. 그건 여자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게죠.
좌우당간 나에게 무용지물이라.. 택배 착불로 필요하신 분께 드릴까 하는데요. 100mg이라니 한방에 다 드시면 복상사하시거나 아니면 병원 가서 푸셔야 하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1/4 조각으로 나눠서 드셔야 한대요.
그나저나 아무리 착불 무료지만... 난 디기 민망시러울 것 같슴돠만. 걍 비밀 댓글루 주소만 보내셔용. 선착순이고 신청자가 많다면 하나씩 두 분께만 드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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