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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사장이 우리 가게를 드나들기 시작한 건 두어 달쯤 되었나 봅니다. 약간은 코믹한 표정에 쉴 새 없는 속사포식 입담도 거시기 하지만 알기는 드럽게 많이 알거등요.
글씨 본인은 고등학교만 졸업했다곤 하나 대화의 내용을 가만히 따져보면 분명히 서울 대학교 출신입니다. ㅎㅎㅎ 그 정체를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생각은 늘 염두에 두고 있지만 굳이 본인이 아니라는데...
문젠 그게 아닙니다. 어케된 일인지 도저히 셈이 나오질 않는데,그치만 오면 난 술을 마시게 되고 그가 없으면 술이 생각납니다. 이건 분명히 의도한 혹은 의도치 않은 함정에 내가 걸려든 게죠.
술은, 내 견해론, 담배보다 더 나빠요~~~ 한번 중독되어 보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마시고 취한 순간만큼은 모든 시름을 잊게 해주고 기분 둥실거리게 해주거든요. 그리고 숙면은 아니더라도 취해 잠깐 잘 땐 얼마나 달콤한지요.
젊은 시절 많은 상가를 갈 일도 많았고, 갈때마다 느낀 건 우리 또래 남자를 죽이는 건 담배도, 스트레스도 아닌 술이었습니다. 먼저 간 그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건 술이고 그중에서도 소주였습니다. 난 아직까지 와인을 너무 많이 마셔서 혹은 양주를 너무 마셔서 죽은 이는 보지 못했습니다.
소주 저렴하죠. 오죽하면 서민의, 국민의 술이라고 했을까. 1,500원이면 반나절 기분 좋습니다. 2병이면 숙면이고 3병이면 다음날까지 천국을 거닐죠.
2006년 초, 무턱대고 날라간 중국에서, 난데없는 서러움과 외로움이 생겼습니다. 지금이야 얼굴만 봐도 짜증이 잇빠이 도는 마눌이고 애들이지만, 그땐 얼마나 그립든지.
아, 잠깐 이눔들이 가장 귀여웠을 때 사진을 잠깐 보여 드리자면...
하여간 매일 술이 필요해서 근처 슈퍼에서 바이주를 사서 마셨습니다. 그런데 한달 정도 지나니 눈이 침침해 지더군요. 한상회 사장에게 이 일을 알렸더니 당장 마시지 말라고 난리를 치더군요. 알고보니 값싼 공업용 메탄올로
술을 만든다나. 그걸 마시고 봉사된 이들이 숱하다고.
하여간 그 이후론 술을 끊었습니다만... 요즘 다시 알콜 중독입니다. 지금도 배가 고파 컵라면 사오는 김에 소주 한병 들이키고 있구만요.
하여!!!!!! 장사장. 앞으론 난 술 마시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술 너무 마시면 발기도 안됩니다. 명색이 주식회사이고 난 발기인인데 발기가 안되다면 주식회사를 이끌 자격이 없음일텐데...
딱 한병입니다. 지금 이 순간.
그제 애들과 마눌을 불러 앉히고 선언을 했습니다. 내가 뭔 죄가 많아, 부채가 있어 이런 개고생이냐고. 하여 지금부터 6년간만 애비노릇, 서방 노릇할테니 그 이후엔 난 그만 놔달라고 말이죠...
그건 6년 동안 20년 벌이를 해야한단 소린데... 가능할 겁니다. 왜냐하면 난 교활하니까요. 그리고 술을 끊을 테니까. 장사장, 정말 미안합니다만 앞으론 나랑은 술 마실 생각은 마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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