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패러디 소재로도 많이 쓰이는데.. 오늘 내가 딱 저 표정이었네요.
오전 일찍 오래 전 올렸던 스피커를 찾으시길래, 어차피 재고라 시원하게 깍고 오후 느즈막하게 포장을 했지요. 덩치보단 모양이 요상해서 박스가 꽤 커졌고 6킬로 정도 되던 것이 거진 10킬로 족히 되겠더라고요.
한참 일을 하다 보니 택배 기사님이 쑤욱..
'문 앞에 택배 있고 여기 작은 것 2개요.'
'밖에 아무 것도 없는뎁쇼?
우잉? 나가보니 택배가 있어야 할 자리가 맹탕이라. 곰곰 생각하고 화장실 쪽에 가보니 가져 가지 말라고 써붙인 박스 빼곤 싸그리 집어 갔네요. 헐, 가게 앞을 자주 오가는 양반인가? 아니지, 그 양반은 들 힘도 없을텐데? 그렇다면?
가끔 1톤 트럭을 몰고 다니며 동네 박스를 싹쓸이하는 이들이 있던데 그놈들인가?
아니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그렇지 딱 보면 내용물 있는 것이고 내 가게 앞이면 의당 물어봐야 하거늘, 갑자기 화가 확 치밀어 오르네요. 게다가 테이프 감고 위에 택배 송장까지 붙여 두었는데 도대체 뭔 생각으로 가져갔나.
20만 원, 작은 돈 아닙니다. 하루 종일 앉아 손가락 부러져라 타이핑해도 나올까 말까. 하는 수 없이 신고를 했지요. 결국 경찰이 오고 난 진술서 쓰고. 난 찾기만 하면 된다. 어차피 어려운데 그걸로 범죄자 만들긴 그렇다.
안된답니다. 일단 접수한 이상 진술서 내야 하고 그걸 토대로 파출소에서 찾아보다가 바로 서로 넘긴다네요? 결국 빼박인데.
거참 박스 몇개 주워 얼마나 번다고. 그리고 굳이 무거운 걸 들고 간 속내가 궁금하네요. 그리고 지금쯤이면 고물상 야드에서 다 뜯어 보았을텐데 아니 돌려준다? 뭔가 알고 가져갔다? 그럼 벌 받아야지...
-----------------
'세상 이야기 > 즐거운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쟁점 (0) | 2019.01.23 |
---|---|
이제 쫌 고만 개로피십시요... (0) | 2019.01.21 |
부모와 자식은 해결되지 않을 채무 관계? (0) | 2019.01.07 |
아쉽거나, 혹은 후회되거나.. (0) | 2018.12.31 |
새해엔 좀 나아지려나.. (0) | 2018.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