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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지간 책 안보기로 유명한 나임은 이미 알렸다. 그런데 가끔 글을 잘 쓴다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내 생각엔 뻔뻔함이 남보다 좀 더 강한 편이 아닐까 한다. 즉 숨길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 속내를 그대로 들어내고 그것은 약간의 문법만 받쳐주면 그럭저럭 진솔한 문장처럼 보이거든.
여하튼 일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인용한 바가 있는데 그 소설이 실린 책에는 휴가를 나온 땅개들을 등치다 된통 혼이 나는 검정 각반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글쓴이는 마지막에 검정 각반들에게 잔혹한 린치를 가하는 땅개들의 야만성을, 검정 각반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하지만, 그 저변에는 누군가 앞장 서고 총대를 메야만 움직이는 대중의 비열함과 그 와중에도 체면과 명분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과 먹물들에 대한 조소와 자괴감도 있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우리들의... 에서도 쥐꼬리만한 권력을 휘두르다 몰락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을 했던 양반이 어쩌다 극우로 분류되었는 지는 여전히 의문이긴 하다.
깡패와 조폭, 그리고 논두렁 밭두렁의 힘은 오로지 주먹과 야만성에서 나온다. 소위 문명화에 충실히 길들여진 일반인들로썬 상상도 못할 짓을 본때식으로 보여주고 공포로 세력을 키우고 거짓과 기만으로 그 세력들을 길들이는데, 좁게 보면 한 동네의 일이지만 넓고 크게 봐선 세상 속의 국가도 마찬가지다.
근래 들어 벌어지는 일들, 난 이런 맥락에서 보고 있다. 검정 각반들의 행패에 견디다 못해 일어선 땅개들이 촛볼이었고 각반들이 물러가고 먹물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서 이젠 문화 정치를 하겠다 나섰지만. 탐욕과 이기주의에 발을 딛고 있는 무리들이 개과천선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결국엔 제거하는 수 밖에 도리가 없다.
하지만 먹물들은 수십년 전부터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지 않는가. 이는 마치 중국 고대사에 한 장면처럼 생사가 갈리는 흥망이 결정되는 전투에서, 준비가 되지 않은 적을 기습함은 군자의 도리가 아니네 하는 꼬락서니와 너무도 닮았다. 압도할 힘이 있다면 애초에 전쟁은 일어나지도 않는다. 대등하거나 이길 승산이 있거나 혹은 반드시 목숨 걸고 지켜야 할 무언가가 있을 때 전쟁이든 싸움이건 터지는 법이고 일단 벌어지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겨야 하되, 그 후속 조치로 반드시 후환을 제거해야 함은 초등학교 역사만 배워도 아는 사실이거늘, 우리가 지지했고 그리고 지지하는 먹물들은 늘 이를 잊고 용서와 화해란 명분을 내세워 민심을 얻어 태평성대를 꿈꾸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 결과는 믿고 따른 자들의 희생외에는 없었다.
반면에 논두렁 밭두렁들은 이미 다 알려진, 너무도 식상한 방법을, 그러나 언제나 효과 만점이라는 걸 잘 알고 이용함에 거침이 없다. 나도 처음엔 두 유력 정치인의 몰락 과정에 먹물들 간의 암투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요즘 내린 결론은 그게 아니다.
전투건 개싸움이건 선방이 중요하고 그 선방은 반드시 적의 급소를 끊어 쳐야 하며, 만약 상대가 여럿이라면 그 중 가장 센 놈을 피범벅으로 만드는 것이 승기를 잡은 지름길이다. 처음엔 먹물과 그 무리들이 반발하지만 순서대로 가지치기를 하며 무리들에게 공포로 인한 피로감을 높여준다면 그 결속력은 사상누각처럼 무너진다.
이 방법을 쓸 땐 체면이고 나발이고 없다. 무조건 물고 뜯고 터뜨리고 까발리고, 그리고 틀렸다면 아, 그래로 끝난다. 사과도 미안함도 전혀 없이 반복되면 처음엔 반발이, 나중엔 나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그리고 무관심을 가장한 비겁과 비열이 전염병처럼 퍼진다. 고작 남은 먹물 몇이서 얼마나 대항할까.
이들의 요즘 프레임 역시 식상하지만, 교묘하고 교활하기 그지 없다. 가장 민감한 돈 문제에 연계하여 지분을 떨었는데 대표적인 얼개는 폭락하는 부동산과 무너지는 자영업이고 그 이면엔 무조건 퍼주기식 복지와 대북 지원을 연결고리로 걸어 두고 있다. 얼마나 좋은 선전인가. 폭등했으니 당연히 하락할 자산을 가진 중산층에 공포를 주고 내 돈을 뺏어 없는 자들에게 공산당식으로 나눠준다니 돈 있는 자들이 가만히 있을까.
총 쏴달란 부탁하기도 못하니 이젠 대북지원을 공개적으로 꺼내 경제와 관련 짓도록 프레임을 짜선 언젠간 북쪽에 나라를 통째로 바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과연 누가 무사할까라는 결론으로 몰고 있다. 더하여 너무도 뻔한 거짓말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여 온전한 정신이 없는 노인네들을 충동질하고, 그를 이용해서 세대간 갈등을 증폭시켜 결국 신물이 나서 등을 돌리는 무리들의 확대가 최종 목표라 할 것이다.
한 가지 더 재미나는 소문은 미스터 문을 지지하는 층이 젊은 여성들이라는 섹스 어필 프레임이다. 요상하게 변질해 버린 미투와 패미니즘, 그리고 국방의 의무와 출산/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의 위치를 두고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는 일베와 워마드를 활용하며 슬슬 본격적인 남녀 갈등까지 획책하는 모양새인데. 어리거나 젊은 수컷 입장에선 터무니 없는 나와바리 침략 시나리오지만 짜증나고 분기탱천할 메뉴가 아닌가. 유치하고 비열하지만 한번 실험해 보라.
니 애인이 미스터 문 혹은 미스터 임이나 조, 유를 존경한대. 그래서 뭘하든 지지한다나? 거의 문빠 수준이지 머. 너 티브이 나온 잘난 남자 탤런트에 넋이 나가도 질알하지 않냐? 이런 식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건, 모 수사관과 전직 사무관의 행태를 초래한 아둔함이다. 세상이 바뀌었다고 한순간 뒤엎을 수는 없다. 뿌리부터 차근차근 병든 부위를 잘라내며 단계를 밟아야 하거늘, 느닷없는 전환은 기생하던 무리들에게 터전을 잃을 수 있다는 절박감과 그에 상응하는 반발만 가져올 뿐이다. 만시지탄이지만 박멸만이 정답이었을까. 차라리 지금 먹물들에게 머리 숙일 수 있는 사냥개를 박아 두어 관리를 했다면 어떠했을까.
사냥개가 물어오는 고기 중엔 썩은 것도 있겠지만 가리고 버리며 취하고, 그리고 토닥거리며 남은 뼈다구 하나 던져주면 죽어라 뛰는데, 이 먹물들은 그걸 정도가 아니라 외면하니 큰 문제가 아니라 할 수 없다. 그리고 자신들이 내세울 파이터가 코너에 몰려 피떡이 되어도 행여 지 손에 피 묻을까봐 곁에 가지도 못하고 멀뚱멀뚱.
과연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이 먹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목적 달성을 위해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냥개가 아닐까. 비록 타이밍은 늦었어도 복구는 어느 정도 가능하다. 유모씨의 최근 행보는 가장 좋은 본보기라 하겠다. 뒤에서 폼만 잡지 말고 나서길 바란다. 손에 물 묻히지 않고 밥상 받으려 하지 말고 다리에 붙는 거머리 떼가며 피똥을 싸야 무리들이 떠나지 않는 법이니 쇼맨쉽이야 말로 지금으로썬 최고의 덕목인 셈이다.
아직은 누가 뭐래도 바리, 바리 발바리의 시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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