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음주 후 글 쓰기란...
오디오 마니아치고 한 번쯤 겪어봤을 일입니다. 무심코 프레임을 잡은 손가락이 삐져나가 콘지를 툭하고 건드리는 순간, 기백 만 원짜리 유닛이 아작이 납니다. ㅜㅜ
더하여 배송 중에 날카로운 뭔가에 찔려 터진 종인 콘지를 보고 있자면 한숨만 나오고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인지하는 순간, 이 나이에 눈물까지...
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콘지를 갈지 않은 이상 어떤 방법도 백약이 무효라는 점입니다.
참, 콘지가 뭐냐고요? 다음 사진을 보시기 바랍니다.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각 부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문젠 찢어진 콘지의 복구를 어떻게 하느냐인데 가장 중요한 건 접착제입니다.
1. 순간접착제: 반응성과 접착성은 우수하나 잘못 붙일 경우 혹처럼 불거져 나오고 접착된 부분이 경화가 됩니다. 제일 나쁜 선택입니다.
2. 돼지 본드: 경화가 되어도 순간접착제 정도는 아니지만, 잘못 붙여 재보수를 할 경우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부득이 사용하셨다면 석유로 해당 부위를 적셔주면 떨어집니다만 경험상 종이까지 같이 녹습니다. 역시 비추.
3. 딱풀: 접착성은 좋지만 건조되는 데까지 시간이 짧은 데다 지나치게 끈적거려 자칫 보푸라기를 다 잡아먹습니다. 역시 비추.
4. 다리미풀: 콘지가 터지면서 생긴 보푸라기를 잠재우고 접착성도 좋지만 건조까지 시간이 너무 걸리고 일단 건조 후에는 딱딱해집니다. 비추.
5. 물풀: 초딩들이 사용하는 건데 예후가 가장 좋습니다. 건조 시간도 적당하고 보푸라기를 가라앉히는데 탁월합니다.
보수 순서
1. 우선 자리를 잡아줘야 합니다. 손상 부위가 크지 않다면 모르되, 광범위하고 보풀까지 일어났다면 우선 분무기로 물을 뿌려 주세요. 찢어진 부분이 물에 젖어 정확하게 보입니다.
2. 종이가 불규칙적으로 일어난 곳은 손가락 끝이나 납작한 도구를 이용, 살살 문질러 주면서 주변과 동일하게 만들어 줍니다.
3. 그런 다음 물풀을 이용해서 찢어진 부분이 서로 겹치는 곳에 적당량 발라줍니다. 전면만 생각하십시오. 뒷면까진 어렵습니다만 전면 보수 후 역시 납작한 도구로 문질러 주면 효과가 있습니다.
4. 성질이 급해 기다리기 짜증 나신다면, 드라이기로 열을 가해 건조합니다.
5. 그러나 아무리 잘 붙여도 상처 부위를 완벽하게 감출 수는 없습니다. 티브이에서 숯 가루를 이용하는 것을 보고 적용해 보았으나 하나마나였습니다.
6. 최선은 전문가들이 쓰는 방법인데 액체고무를 적용하는 합니다만 워낙 건조 속도가 빨라 순식간에 전체를 발라줘야 합니다. 그러니 초보는 어렵지요. 대신 투명 혹은 흑색 실리콘을 권합니다. 일단 적용 후 건조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붓을 사용하여 표면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상기 과정을 거친 콘지 박살 난 유닛 재생 최종품입니다.
혹시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다면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