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나으 버킷 리스트?

운산티앤씨 2018. 12. 16. 21:49





버킷, bucket
석탄·자갈·광석 등 야적()되어 있는 비포장물을 담아 올려 운반하는 기구.

버킷 리스트는?
양동이 명단? 노~~
버킷 리스트(bucket list)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과 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목록을 가리킨다. ‘죽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속어인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으로부터 만들어진 말이다. 중세 시대에는 교수형을 집행하거나 자살을 할 때 올가미를 목에 두른 뒤 뒤집어 놓은 양동이(bucket)에 올라간 다음 양동이를 걷어참으로써 목을 맸는데, 이로부터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이라는 말이 유래하였다고 전해진다.

자, 이젠 순 우리말로 해야겠지요? 바께스 리스트 혹은 빠께쓰 리스트 입니다.

뒈지기 전에 해보고 잡은 일과 보고 잡은 일들을 적어놓고 하나씩 실천해 가며 생을 마감하는, 손녀딸과 놀아난 인간 말종 모건 프리먼의 영화가 나온 후 우리에게도 널리 퍼졌는데.

솔직히 누군가 나에게 너으 바께스 리스트는 뭐냐고 물어 본다면 첫째도 통일이요 같은 건 아니고... ㅎㅎㅎ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읎다. 뒈지기 전에 하고 싶은 건 하나뚜 엄꼬 얼릉 눈 감고 이 잣까튼 세상사 다 잊었으면 하는 것이 나으 유일한 바께스 리스트인데.

그제 장사 잘하고 퇴청한 후 기분 좋게 중전이랑 꺽은 것까진 좋았는데 아뿔사, 두벵을 마시뿌맀네. 속으로 오늘 좀 후달리겠구만.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 좀 해.'

난 이상하게도 이 말만 들으면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이유인즉 세상에서 두번 째라면 섭섭할 정도인 중전의 말꼬리 잡기와 과거사 캐기 때문이지. 이거 한번 걸리면 날밤 까야 하는데, 속으로 조땠네 싶었지만 다음 말씀을 기다렸지.

'자기는 참 속도 좋아?'
'뭐? 매일 술 마셔도 끄떡 없어서? 케케케..'
'장난하지 말고 잘 들어.'

흐미 결국 올 것이 왔네. 이 날의 주제는 자식들 앞날에 너무도 무심한 나에 대한 질책과 질타, 그리고 비난과 원망, 더하여 소망과 갈망이 믹싱된 것인디. 결론인즉 술 주정이라는 거지 머.

하필이면 우형의 막내 딸래미가 인서울 상위 클래스 대학에 간 소식을 전한 것이 분명 화근일 터. 구구절절 쏟아내는 찬란한 웅변 속엔 주어진 아이큐의 반도 못쓰고 허구헌날 게임에 미쳐 날밤 까는 아들 눔과 알아서 하겠다면 올빼미로 변해버린 딸래미, 그리고 이를 좌시하며 맨날 가게에 처박혀 오디오나 쪼물딱거리는 내가 들어 있더만. 아니 그게 전부더만. 하여 이르길,

'이 사람아. 우리 살아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지, 죽고 난 후를 뭘 걱정하나?'

또 답하길 그게 부럽다네? 이게 무신 개솔이여. 죽고 난 후 걱정하는 놈이 어디 있으며 설사 그리 걱정해서 잘된 놈 나와 보라고 거증하라 하니 딴 소리한다?

누군 아파트를 한 채씩 주네 부터 흐미... 결국 부러운 거지. 원래 부러우면 지는 거 아녀?

내 이미 두 자식들에게 이르길 모든 일에는 때가 있으니 그 때를 놓치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훗날을 대비하라 하였다. 그런데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나? 아니 100 미터 달리기에서 출발 늦었다고 혹은 다리에 쥐났다고 포기하고 다시 뛰면 1등 먹나? 인생은 시간이고 시간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데 츨발이 늦었으면 존나게 더 달리든지, 쥐가 났으면 깨금발이라도 뛰등가. 깨금발 ㅎㅎㅎㅎ

그렇게 시작한 혈투는 결국 20여 년전 내 술버릇, 15년 전 주식으로 날려 먹은 돈, 마지막으로 더 다닐 수 있는 회사 때려 치운 것까지. 뭐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어, 어 아랐떠 하며 속으로 노래나 부르는 수 밖에.

가기 전엔 최선을 다한다 했지만, 글씨 도시 자신이 없걸랑.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삶에서 쬐끔 더한 것이 내 삶인데, 즉 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고 나머진 언제난 이인자라는 것 밖엔. 그러니 간 다음 줄게 뭐 있나?

하여 또 이르길, 나의 버킷 리스트를 읊어 보메...

1. 바지에 똥 싸기 전에 알아서 갈 것.
2. 내가 누구지 하는 순간에 조용히 갈 것.
3. 더이상 이 사회가 나으 노동력이 필요 없을 때 갈 것.
4. 주변 사물이 패스트 트랙으로 흘러갈 때 준비를 할 것.

등등이고 사실 너 모르게 돈을 따로 모으고 있다. 그래서 그 때가 오면 스위스로 가려고 한다. 왜라고 물어보더만. 왜 가긴. 다 알지요?

워메, 같이 가자네? 아놔,  이양반아. 그깬 내 기저귀 갈아 줘야 하니 자넨 혼자서 편히 살며 연애나 좀 하고 따라오라고 했더니 안된단다. 아놔, 머 이런 찰거머리 같은 인간이 다 있나?

당신에겐 어떤 버킷 리스트가 있나? 앞에서 푼 썰은 사실은 농담이고 진심은 다음과 같다.

1. 연금이 나오는 나이, 지금으론 65세? 그때부터 난 모든 투표권을 포기한다. 이 세상은 더이상 나의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2. 만약 살아 있다면, 75세 부터 운전 면허증 반납을 고민하겠다. 그쯤이면 사리판단력이 지금의 절반이하라 남에게 피해만 주지 싶다.
3. 물론 그 전이라도 회생 불가한 병에 걸리거나 집안을 콩가루로 만드는 병에 걸리면 스위스로 간다.
4. 남은 재산도 없겠지만 설사 남더라도 사회에 환원 같은 둍같은 소리는 하지 않으련다. 딱 50:50으로 나눠주고 간다. 사회가 해 준게 머 있다고? 씻빨.
5. 그전까진 입에서 게거품 나도록 존나게 일하고 또 일한다.

사실 이게 나으 바께스 리스트거든.

뒈지기 전에 뭘 본들, 뭘 한들 후회가 없겠나? 그리고 그것을 설사 다 한들,그 추억들 이고 지며 저 세상 가나? 아서라, 말아라. 그 돈으로 순주들 까까나 사주고 힘든 새끼들 호주머니나 채워 주어라.

내가 여태 산 이유는 살아 있기 때문이었고 다가올 후반은 내가 남긴 흔적들을 깔끔하게 정히는 것이다. 그러니 버킷 리스트 같은 개솔 말고  Cleaning list of my dirty regacy in the past나 정리하라고.



경음악 모음 - 밤하늘의 멜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