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Rolling Stones

아들과 딸에게...

운산티앤씨 2018. 11. 7. 21:50




내 가족들 중에 이 더러운 성질에 안당해 본 이가 없지만 사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대가리 숙이는 상대는 사장 아니면 회장 정도? 그 나머진..니기미. 대들 수 없는 임원들에겐 인사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대들었다.

오죽했으면 그룹 후계자로 들어온 손자께서 회식 자리에서 옆에 슬쩍 앉더니 이러더라고.

'N대리님. 내가 갑자기 들어와서 불편하시죠? 잘 할테니 도와 주세요.'

마지막에 다닌 회사에서 회장이 데리고 온 사장도 그러더라고.

'N 부장. 세상 뭐 그리 복잡하게 사시나? 우리 앞으로 잘해 봄세.'

이렇게 까불거린 건 다 이유가 있다. 감히 넘볼 수 없는 정보력과 실력이 있든지, 뒷배가 든든하든지. 위로 이렇게 박았으니 옆이나 밑은 어떻겠나. 지금도 미안한 건 부하직원들이다. 얼마나 살벌하게 굴었는지 결제 서류를 든 손을 다 떨더구만. 그 새끼들, 아마 더 세월이 흘러 길에서 날 보면 패죽일지도 모르겠다만 그런 일은 없을 게다. ㅋ

하지만 터무니 없이 혼을 낸 적은 없다. 나 역시 토종이라 삼세판을 좋아한다. 1차 경고, 2차 표정, 그리고 바로 직격탄을 날리는 방식이다. 그러니 못알아듣다간 당연히 치도곤을 당할 밖에.

잘 들어라. 세상엔 나를 능가하는 개구신들이 즐비하다. 가족 중에 네가 자주 혼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는가?

내 입장에선만 말하자면 너의 특정한 언행이 화를 돋구게 한다는 것이다. 넌 밖에선 그러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집에서는 새는 쪽박, 들에 나가 새지 않으랴 라는 속담이 있다.

이 세상의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더더구나 본성을 감추고 살기란 거의 불가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혹 밖에선 둘도 없는 양반인데도, 집안에서 폭군으로 돌변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이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즉 밖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안에서 풀려는 주의란 게다. 한마디로 비겁한 구들목 장군인 셈이지.

난 이미 사회 생활을 30년 넘게 했고 흘러간 세월 속에서 수많은 군상들을 보았다. 그리고 내가 극복하지 못한 것 중 하나는, 사람을 절대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이지. 즉 한번 형성된 인성은 무덤까지 가지고 간다. 그리고 아무리 감추려 해도 낭중지추처럼 튀어나오고.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지혜는 별로 없다. 있다 해도 전부 Out of date이고. 하지만 다음의 것들은 말해 줄 수 있다.

1. 조직에선 위를 공경하고 아래를 아끼고 옆을 경계하라.
2. 최대한 공손하되 너의 마지막 자존심을 꺽으려 드는 순간엔 본 때를 보여줄 배짱이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서 턱주가리를 부셔 버려릴 정도의 완력은 보유해야 한다.
3. 완력을, 반드시 싸움으로 보여줄 필요가 없다. 남들 두 팔로 낑낑대는 걸, 한 팔로 처리한다든지, 힘 자랑하는 놈을 팔씨름으로 꺽어 주면 된다. 혹은 특수부대 출신이나 무술 유단자라고 은근히 풍문을 퍼뜨려라. 불알 달린 놈들 아주 단순하다.
4.여자에게 굽신 거리지 마라. 즉 여자에게 환심 사려고 비루한 짓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사랑하는 여자외엔 전부 껌처럼 하찮게 여겨라.
5. 아무 여자하고 사귀지 말고 사랑이란 소릴 입에 함부로 올리지 마라.
6. 비난보다는 칭찬이 낫다. 그러나 칭찬하기 싫다면 미소를 품은 침묵을 택하라. 뚱한 표정은 욕을 자초한다.
7. 만년체, 연설문 수준의 말보단 간결명확한 한마디가 백배 낫다. 티브이를 보고 아나운서의 정확한 발음과 음성을 따르도록 노력해라. 허스키 보이스는 사회생활에서 빵점이다. 목소리는 언제나 맑고 투명하게.
8. 복장과 헤어 스타일은 너보다 앞선 세대를 따라야 한다. 조직내에서 최신 유행은 무덤이다.
9. 술을 즐기지 마라. 빠져서는 더더욱 안된다. 술이 널 마비 시켜선 안된다. 술은 상대를 취하게 하여 실수하게 만드는 술책으로만 활용하라.
10. 계략이 싫다면 계략에 당하지 않도록 미리 연구해 두어라. 사실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는 술책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
11. 결혼할 여자가 아니라면 섹스하지 마라. 원나잇 스탠드도 안된다. 정 하고 싶어 참지 못하겠다면 오형제에게 의뢰하든지. 사창가에서 콘돔 끼고 해결하기 바란다. 하지만 항상 현금으로 해라. 더러운 곳에서 카드 긁지 마라.
12. 바람 피우지 마라. 언제고 좃되는 날이 온다.
13. 상대를 제압하려고 생각했다면 손속에 일말의 정을 두지 마라. 완전히 숨이 끊어짐을 확인해라. 섣부른 칼질은 맹수를 만든다.
14. 여자 믿지 밀고 남자 믿지 마라. 남편도 믿지 말고 아내도 믿지 마라. 이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상대는 부모외엔 없다.
15. 네 앞에서 웃으며 널 칭찬하며 너에게 부화뇌동하거나 충동질, 부채질하는 놈이 바로 적이다. 너의 진정한 동지는 너를 비난하는 자들이다.
16. 세상엔 좆같은 일도 많지만 좇이 즐거워 할 일도 많다. 어두운 면은 참조이고 밝은 면은 필수다.
17. 즐거움이 있어 괴로움이 있고, 불행이 있어 행복이 존재하지만 죽음이 있어 삶이 소중한 것이다. 생명을 소중히 여겨라.
18. 만남보다 더 중요한 건 이별이고 결혼보다 더 중요한 건 이혼이다.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19. 대의명분보단 소중한 건 자신이고 그 다음이 가족이다. 이 세상이 존재하는 이유는 네가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건 너이니라.
20. 떠난 차 잡으려 하지마라. 다음 차 온다.
21. 서로의 목숨을 바칠 정도의 우정과 사랑에 목숨 걸지 마라. 살다 보면 친구는 얼마든지 사귈 수 있다.
22. 쓰잘데기 없는 연의 확충에 돈 쓰지 마라. 너 죽을 때 안올 놈들이다.
23. 정승이 죽으면 상가는 조용하지만, 정승의 기르던 개새끼가 뒈지면 요란스러운 법이다. 이거 중요하다. 끈 떨어진 갓에게 절할 필요 없다.
24. 한번 씹새끼는 영원한 씹새끼다.
25. 모르는 곳에 가선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라.
26. 익스트림 스포츠는 개또라이들의 힘 자랑이니 끼지 마라. 번지 점프 못한다고 븅신 아니다. 진짜 등신은 마누라가 희롱 당하는데도 아가리 쳐닫고 놈들이다.
27. 음준 운전하지 마라. 신세 조진다.
28. 보증 서지 말고 돈 빌려 주지 마라. 작은 돈이면 주고 잊어라. 나중에 몇배로 더 빌리고 너도 안갚으면 된다. 아니면 그것을 빌미로 최대한 이용해라.
29. 또 볼 놈이 아니면 예의 차리지 마라.
30. 욕은 삶의 윤활유지만 아무데서나 뱉지 마라. 가래다.
31. 흙탕물에 들어 왔다면 미꾸라지처럼 놀아라.

또 생각나면 글로 남기마.

32. 사람은 야행성이 아니고 주행성이다. 이걸 망각하면 모든 경쟁에서 뒤쳐진다.

삶은 바다 위를 떠도는 배와 같다. 선장이 되었다면 믿고 따르는 선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Styx - Boat on The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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