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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은퇴했다길래.. 역시 걸출한 재인입니다.
그제 단골로 오시는 분이 가게 앞에서 서성입니다.
'뭐하셔요? 들어 오셔요.'
그제사 머리를 긁으며 계면쩍은 투로 말을 꺼냅니다.
'프린트 한장만 부탁해도 될까요?'
'아 네, 한장이야. 그런데 뭐 출력하시게요?'
'합의 이혼서요.'
ㅋ.... 사연을 들어보니 여자가 야마 돌 만한 일들이 있었더군요. 하지만 사내는 당연함으로 주장하며 이번에 버르장 머리를 단단히 고치겠다면서 기어이 합의서를 들고 휘적휘적 가버렸습니다.
부부 사이가 극단적으로 틀어지는 이유는 참으로 많지만 정작 격발되는 순간엔 정말 어이 없을 정도로 하찮은 일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안 꼴이 이게 뭐냐. 답답하면 직접 청소하면 될 것을. 반찬 가지고도 갈라서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물론 그전까지 쌓인 감정의 앙금들은 당근 빠따로 있겠지만, 이 중에서, 역시 뭐니뭐니해도 주권 침해적인 시어머니의 간섭이 으뜸일 겁니다.
일전에도 한번 언급한 바 있어 그 내면적 상태에 대한 언급은 그만하고. 우선 왜 자꾸 그런 일이 그치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셨습니까?
대부분 남편의 입때문입니다. 결혼 초반엔 마누라 자랑질이 늘어지죠. 하지만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외히려 줄어 드는 법. 그 안에서 엄마는 공격의 빌미를 찾습니다. 그리고 한번 각인된 그 원인은 늘 아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전제로 작용을 하는 모양입니다.
마마 보이.
딱 맞는 말입니다. 엄마야 아들이, 손주들이 사는 모습이 궁금하지만 요즘 세상에선 가능하면 목격보단 직보를 택하죠. 면상에서 잔소리하는 것도 거시기 하니까.
하지만 아들은 부모에게, 자신들에게 일어난 일 중 정말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다면, 언급해선 안됩니다. 일만 생기면 시시콜콜 전후를 설명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분란을 자초하는 꼴이죠.
잘 되는 일만, 간단명료하게, 그것도 물어보실 때만 답하면 될 일이고 설사 마누라와 감정 싸움이 터졌더라도 내색하면 안됩니다.
간혹 과도하게 아들 부부에게 애정을 가장한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가장으로써, 냉정하게 잘라야 합니다.
또 강조하지만 영역 표시 본능은 여자가 남자의 몇갑절입니다. 그 영역을 존중하고 외부로 부터의 간섭이나 침입을 막는 게 수컷이 할 일이고 이건 자신을 낳아준 부모라 해서 관용을 베풀어선 안됩니다.
만약 당신이 이 사항만 제대로 준수해도 집안 분쟁의 반 이상은 없어질 겝니다.
웅변보단 침묵이 더 귀하다고들 하지 않았나요?
퇴근합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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