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구하라, 병든 사회의 자화상

운산티앤씨 2018. 10. 8. 20:56




오늘 기사를 보니 대반전이 예고되더군요. 카페 댓글에 좀더 지켜보잔 말을 했는데...

다들 후에 나온 카톡 대화만 보고 남자와 그 가족들을 초주검으로 몰고 갔지요? 가장 말이 안된다고 하는 대목.

니가 찍은 동영상이니 갖고 가라.

이전 하혈과 폭행 흔적도 대단히 의심스러웠는데 뜬금포 같은 이 소리에선 남자놈이 어지간히 질렸구나 싶더군요. 난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이것조차 돌려주어서라도 네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다. Why not?

요즘 애들에겐 헤어 디좌이너도 대단한가 본덴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깍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존재입니다. 그런 깍새에게 먼저 다가섰고 남자 놈이 오밤중에 경찰까지 부른다. 여기서 딱 각이 잡히는 겁니다.

아마 먼저 사과하고 조용히 사라져 주었으면 했겠지만 혹은 붙잡고 싶었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닌가.

머잖아 사문서 위조에, 무고, 폭행까지. 남자애가 적당한 선에서 물러나 주지 않는다면 저 인생도 볼장 다 본거지요. 혹은 질질 끌다가 유야무야 시선에서 가뭇해지면 슬그머니 다시 나올지도.

내가 뭐 이떤 거지 깽깽이 같은 일에 관심을 둘까.

문젠 과도하게 미디어와 대중 여론에 힘입어 정의를 실현하려고 하거나 불의를 감추고자 하는 수작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둘다 수작입니다. 목적인 수단을 정당화해선 안됩니다. 정당한 목적엔 정당한 방법만이 유일합니다.

그리고 다들 가만히 보면 미친 것 같아요. 누구든 하나 걸리면 작살내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닥치는대로 입으로 배설을 하는 모습입니다.

마녀 사냥, 여론 재판, 바로 병든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 병은 너무나도 숨 막히게 죄여오는 시스템에서 퍼져 나가고 있지요.

일견 살기 좋고 걱정 없어 보일 것 같지만 (외국인들 눈에) 그 안은 용암처럼 알 수 없는 분노가 들끓고 있지요.

불평등, 불공정, 불합리의 삼불이 만들어낸 우리의 얼굴은 언제쯤 펴질까요?

에궁.. 힘들다. ㅎㅎ



김동규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