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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기르고 있는 개는 4마리다. 애니멀 호더가 아닐까 싶으시겠지만 다 사연이 있다. 제일 늙은 마루란 푸들 놈은 이제 10살이 다 되어 간다. 딸래미가 워낙 키우고 싶다고 난리를 쳐서 데려 왔거만 그 관심은 1개월이 채 못가더만. 이후 이늠의 마눌의 최측근이 되어 나에게 이빨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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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가 2살 정도 되었을 때 낮 시간 동안 집엔 아무도 없었다. 애들은 학교로, 우린 직장으로. 하루 종일 혼자 지내는데다 밤이 되면 어두컴컴한 집구석에 쳐박혀 지내는 꼴이 불쌍했는지 마눌이 친구를 만들어 주자고 했다. 그래서 들어온 녀석이 비숑인 모찌다. 이늠은 어떤 아가씨가 혼자 지내는 노견에게 친구 만들어주려다 실패한 케이스다. 무려 100만 원이 넘는 분양비를 냈지만 나에게 넘어올 땐 30만 원 이었다. 내가 의심을 품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다. 나이 차도 어마어마한데다 성별도 다른데 왜 싸웠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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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마루란 녀석이 터줏대감 횡포를 부리지 않아 두넘은 잘 지낸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관심은 이틀도 지나지 않아 식었고 우리가 보든 아니 보든 둘은 늘 따로 지낸다. 같은 성별이라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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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 째로 들어온 녀석은 레오인데 포메라니안과 다른 땅달보 떵개와 섞인 잡종이다. 양봉하는 집에서 키워 밖으로만 싸돌아 다니던, 소위 말하는 들개였고 작년 여름 내가 데려 오지 않았다면 된장에 발릴 운명이었다. 이 녀석은 덩치가 있어 가게 마당에서 키우다가 최근 가게 근처로 이사하면서 집으로 데려왔다. 놈은 다른 개에 대한 관심이 대단해서 이 넘때문에 먼저 들어온 녀석들이 활기를 띄지 않을까 했던 생각은 우리 모두의 착각이었다. 잠시 반가워 하더니 이내 시무룩해져선 다시금 공간은 삼등분 되었고 서로의 영역을 침범해도 하거나 말거나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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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들어온 녀석은 유기견 센터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집행 3일 전에 데려온 사랑이란 녀석이다. 이넘은 암놈. 나이는 3-4살 정도로 추정되는 테리어 종이다. 처음 왔을 때 불알을 오래 전에 뗀 노견 두마리는 냄새만 맡을 뿐이었고 레오만 발광을 했다. 하지만 내가 강하게 제지하자 그만두더만. 그리곤 이젠 먼저 들어온 세마리 영역에서 조금씩 영토를 할양받아 혼자 잘 지낸다. 하지만 더 웃기는 건 녀석이 가임기가 되면 의당 발광해야 할, 불알 달린 레오 녀석인데 도대체가 무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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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만 변을 보는 레오를 뺀 세마리가 싸대는 똥오줌 양은 어마어마해서 20리터 쓰레기 봉투가 하루가 멀다하고 다 찼고 결국 난 가게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하면 이 세녀석을 가게에 두겠다고 결심했고 실행에 옮겼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가게 내부만 45평이고 뒷쪽에 너비 2미터 길이 20미터가 넘은 공간이 있다. 그리고 앞마당에 100평이 넘고. 탈출 우려가 있어 앞마당엔 내놓지 않지만 놈들이 돌아다닐 공간은 무려 70평 가까이 된다. 이 정도면 동물 복지는 특A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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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다, 가게 출근한 첫날만 조금 돌아다니더니 2일 째부턴 딱 자기 영역을 차지하고선 움직이지 않는다. 처음엔 내가 돌아 다닐 때 졸졸 따라다니더니 이젠 나조차 소, 닭 보듯한다. 그리고 퇴근할 때 4마리 전부 집으로 데려 가는데 들어가자 말자 자기 영역을 흩어져 본체 만체. 어떤 땐 불러도 오지 않는다. 더워서 그렇다고? 개들 더위 먹을까봐 수시로 에어컨 돌려 주어서 실내 온도는 23-4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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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단체에서 흔히 짖어대는 구호가 시골 집에 묶여 지내는 떵개들이 불쌍하고 개를 그렇게 키워선 안된다인데 그 개들에게 행복한지 불행한지 물어봤나? 그 개들을 플어놓고 키워봐야 하루 종일의 이동 거리는 얼마되지 않는다. 산책을 좋아하긴 하지. 하지만 그건 실제 시켜보면 요상한 냄새 맡고 마킹하고 낯선 개나 사람에게 이빨 드러내고 그게 전부다. 그렇다고 그 개들이 비만인가 하면 전혀 아니거든. 외려 집에서 갖가지 이상한 잡식을 한 개들이 비만으로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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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어 개들이 외롭다고? 내가 보기엔 개들은 원래 무리 생활은 했을지 모르지만 가축화가 되면서 자기 영역 내에서만 머무는 동물로 변한 거라고 본다. 요즘 애견 인구가 늘어나자 갖가지 이상한 인간들이 나와서 이런 저런 조언을 해대는데 맞는 말도 있지만 너무 새겨듣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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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지 않는다고 개가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 친구 없다고 외로움에 사무쳐 자살하지 않는다. 산책하지 않았다고 개가 비만에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개가 당신을 반가워 하는 이유는 간식과 먹이, 그리고 물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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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린 결론은 개는 개 답게 키우고 그 이상의 대접을 하며 관계를 맺으려 하지 말란 것이다. 개에겐 필요한 건 안온한 잠자리와 먹을 것이고 그 댓가로 혼자 있는 나에게 위안을 교환하는 관계 정도로만 격하해라. 그리고 다소 비정할 수 있는데 자신의 가게에 부담을 줄 정도의 병이나 사고를 당했다면 안타깝지만 조용히 보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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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큰 병 걸리고 나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곤 힘들어 짜증내고. 그나마 의식이 있어 짜증도 내지만 의식도 없이 식물인간이라면 우린 안락사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는가. 어차피 의사 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고통 받으며 생을 이어가야 한다느 결정을 니들 마음대로 내리지 말고 특히나 남의 집 일에 감놔롸 배놔라 안햇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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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감투도 아닌데 지멋대로 제작한 감투 쓰고 개폼 다 잡는 요상한 단체들을 꼴 뵈기 싫어 한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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