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이상하죠?
중고 혹은 빈티지 오디오 시장에서 상어가 공급자라면 악어는 수요자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둘 다 포식자지만 사냥 방법에서 각자의 독특함을 보여 줍니다. 상어는 피냄새를, 악어는 물 안에 뭔가가 들어오길 기다리는 타입니다.
이를 바꾸면 돈 냄새와 눈 먼 기기가 되겠습니다.
근래 들어 부쩍 기존 시장, 와싸다, 소리전자, 실용 오디오에서 매매가 줄었다, 이젠 아예 시장이 죽었다란 소식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몇번이고 여기서도 말씀드렸고, 그 시장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습니다.
경기가 어려워 그렇다? 이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원래 부터 냉기가 돌았던 윗목은 더 추워졌지만 아랫목은 이제 절절 끓을 정도입니다. 즉 소득의 양극화가 극심해졌는 거죠. 그럼 저 많은 음식점들이나 술집이 텅 빈 건 무엇으로 설명할테냐. 노동의 패턴이 바뀌니 소비의 패턴이 바뀌는 겁니다.
모든 것이 다 바뀌고 있는데 오디오 시장엔 원래 부터 있던 자들만 있으니 그 모양인 겁니다. 오디오 시장이 과연 그런 전문 사이트로 대변될 수있을까요? 그건 그곳에 머무는 분들 생각이고, 내 견해론 그 수십배의 시장이 잠재적으로 혹은 우리가 모르는 곳에 숨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구매자의 기호도 바뀌고 있습니다. 이거 저거 실험적으로 붙여보고 싫증나면 헐값으로 던지고 다시 들이고가 쉽지 않아진데다 골동품의 범주로 분류되는 상황이라 다들 가치가 있는 걸 찾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즉 이왕이면 동급 최강을 찾는 거죠.
요즘 구매 문의 중 절반은 기존 시장에서의 문의, 그러니까 서로 눈 찔러대는 풍토에 지친 동호인들이 반이라면 남은 반은 신규 진입자들입니다. 후자의 경우는 조금 독특합니다. 들어오는 경로는 우선 앞서 언급한 시장들이지만 이미 그곳에 대한 신뢰는 접은지 오래 전,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샵이나 개인을 알음알음으로 혹은 자발적인 인터넷 서핑 등입니다.
공개된 시장이 갖는 개방성은 초기엔 많은 이들을 불러 모을 수 있지만 적절한 시장 통제력을 갖고 있지 않는 한, 머잖아 소수에 의해 시장 흐름이 지배되고 맙니다. 이는 비단 오디오 시장 뿐만 아니라 모든 공개된 게시판 형태의 시장이나 여론 광장, 포럼에서 보이는 모습이죠. 그리고 그 시장은 곧 신뢰를 잃게 됩니다.
한동안 잘 나가던 중고나라,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이라면 소위 말하는 눈탱이에 한번 이상은 당하셨을 겁니다. 그러려니 하다가 횟수가 반복되면 화가 나고 급기야는 대안을 찾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동호회 형태의 카페입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이들끼리,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좋은 건 우리끼리만, 취지야 좋지만 이미 그 안엔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는 이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존 시장과 비슷해지지만 그래도 안심인 건 카페장이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쥔 자가 전가의 보도처럼 강퇴라는 초강수로 일단 정리하고 나면 다들 조용해 집니다.
그러나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듯 카페장의 전횡이 과하면 회원들은 떠나고, 언젠간 폐허처럼 바뀌게 됩니다. 그런 꼴을 당하고 싶지 않은 대부분의 카페장들은 다소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고 결국은 다시 몇몇 목소리 큰 자나 오피니언 리더 격인 이들에 의해 시장은 다시 혼돈으로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반드시 중고 오디오라서 그런 건 아닙니다. 모든 재화를 취급하는 시장이 공통적으로 가진 속성입니다. 결국엔 돈을 더 내야 함을 뻔히 알면서도 오픈 마켓, 즉 11번가, 옥션, 인터파크 등등으로 큰 물줄기는 흐르게 되죠.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 기존 오디오 시장은 그야말로 사멸 직전의 마지막 공룡처럼 비틀대고 있다고 보여 집니다.
구매자들이야 알아서들 하시겠지만 공급자는 더 다급합니다. 특정 오디오를 갖지 못해 숨 넘어가는 자는 못보았어도, 못 팔아 나자빠지는 판매자는 수두룩하니까요.
내가 만든 카페의 취지는 대단히 단순합니다. 합리적인 개인간 거래만 담보될 수 있다면 입니다. 저렴하면서도 훌륭한이란 개념은 부차적인 것이고 그것 역시 상호간 인지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 장문의 통제수단이 글 첫머리에 나오는 거죠. 별 내용도 없습니다. 정확하게 기술하라, 분쟁 조정안을 갖고 있어라, 선의의 판매자로써 최선을 다하라.
하지만 아직까지 참여자가 없습니다. 짐작엔 우선 내가 잘되는게 배 아플 것이고 두번 째는 그런 방식이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여겨 집니다.
현재 카페 인원은 960명을 돌파했고 머잖아 1천명을 넘을 겁니다. 블로그 이웃도 매일 불어나고 있고. 그러나 난 단한번도 다른 이들처럼 돌아다니면 쪽지나 메일로 회원 모집하지 않았고 이 생각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나 이외엔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아도 상관 없습니다. 왜? 처음엔 정기 방문자가 20명도 안되었지만 지금은 적어도 100명 이상이고 그들 대부분이 내가 쓴 글을 읽으며 무언의 의사 교환을 하고 있으니까요.
또한 내 예측대로 되지 않아도 역시 상관 없습니다. 빠르고 늦고의 차이만 있을 뿐, 시나브로 참여자는 늘어날 테니까.
그 안에서 난 판매자의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사설 경찰력을 가진 점이 다릅니다. 그 사설 경찰력도 알고 보면 끽해야 불량 사용자에 대한 강퇴입니다. 그러나 만약 다른 카페처럼 그 권한만 갖고 카페를 유지할 생각은 없습니다. 보다 적극적이되 간접적인 방법들을 동원하면 양자의 상당수를, 전부는 불가능합니다, 만족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는 카페의 자양분이고 미끼이며 카페는 지금처럼 향후에도 내 일터가 되겠지만 혼자 다 먹을 생각은 젼혀 없습니다. 시장은 나눠야 커지는 법, 얻어지는 결실의 공평한 분배는 활발한 시장 참여자의 유인이고 그것은 곧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거대 시장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있을테니까요.
혹시 아나요? 미미한 시작이 이베이나 아마존을 능가하는 창대함으로 발전할지? 아마 5년이 걸릴 수도,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상관 없습니다.
원래부터 혼자서도 잘 놀았거든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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