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씨 성은 하나가 아니다. 盧를 쓰는 집안이 있고 魯를 쓰는 집안도 있다. 전자는 이미 유명하지. 총칼 들고 나라 엎은 반역자가 있었나 하면 지금도 생각만 하면 눈물나게 하는 남자도 만들어냈지.
언젠가 어르신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만.
'야, 고작 30만 밖에 안되는 집안에서 대통령이 둘이면 대단한 거 아니냐?'
'(하난 역적이고 또 하난 지 분에 못이겨 절벽에서 몸을 날렸구만 자랑할 것도 드럽게 없소.)'
이 집구석이 이 땅에 흘러 들어온지도 천년이 넘어간다. 당나라 때 한림학사 벼슬을 하던 노수란 양반이 전란을 피해 혹은 역적으로 몰려, 하여튼 아홉 형제를 거느리고 귀화를 했다나? 그리고 그 형제들이 전국에 퍼졌지. 그 역적눔은 아마 제일 큰집에서 나왔을 게다. 그리고 그 다음은 셋째 집인가? 하여간 알 필요도 없고 알고 싶지 않다.
어르신 집안도 골 때린다. 이가넘 정권 말기에 역적으로 몰려 상놈으로 내려앉았고,더하여 멸문지화 직전에 모함으로 밝혀져 겨우 살아 남았다나? 이후 다신 조정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지, 아마. 어쩐지 전주 이가와 안동 김가만 보면 이가 갈리더라니. ㅎㅎㅎ
몇년 전 어르신이 또 알려주길, 사실 우린 왕족이거든. 산동성에 시조가 있는데 해마다 여기서 집안 대표들이 산동성 어딘가에 가서 짱깨 노가들과 같이 합동 제사를 지낸단다. 그래서요? 어쩌라고요?
이 집구석 출신들은 아주 특이하다. 우선 외모부터 그러하다. 얼굴이 작고 코가 높으며 팔다리가 가늘고 긴 것이 유전학적으로 몽골리안 보단 위구르 쪽에 더 가깝다. 산동성에서 발원되었다고 하니 여진이나 말갈? 앞서 언급한 두 냥반은 조금 다르게 생겼지만, 그야 워낙 피가 섞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인간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면 닮긴 닮았더라. 그렇다면 부엉이 역시 그 옆 동네 출신일 게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성격에서 나온다. 예로 부터 어르신 집안에서 내려오는 말쌈이 있다.
'우린 죽을 때도 깩 소린 하고 죽어.'
모가지에 칼이 들어와도 아닌 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어딜 가도 충돌이 많고 부침이 심한 인생들을 산다. 그리고 이 성격은 조직에서 툭툭 튀어나온다. 그 어르신도 쫄병시절 병장을 두들겨 패서 영창 갈 뻔했고, 학교에서 교감 아구통을 날려 시말서도 썼을걸, 아마? 그리고 그 자식 중에 작은 넘도 툭하면 군에서 상관 두들겨 패고, 회사에선 걸리면 뒈져라 식으로 살다가 모가지 짤리고 지금 아마 시골 어디서 뭐 팔아 근근히 산다고 하던데? 누군지 아시나여?
하지만 대체적으로 우동사리 발달도가 좋은 편이라 사 (士)자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판사, 검사가 아니다. 권력 옆에 빌붙어 파리처럼 비비고 살 성격들이 아니라 그런지 주로 X사 아니면 O사들이다. 물론 운전사나 장의사도 있겠지 머.ㅋ
이들을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체구가 크지 않으며 머리가 작으면서 바르르하는 승질모리, 자존심 건드리면 그 자리에서 숨 넘어가는 모습, 타협할 줄 모르고 남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며 지 잘난 맛에 산다. 이런 이들에게 성씨가 뭐냐고 물어 보시면 7-80%의 적중율을 보일 게다.
중국 서주 근방 패현에 갔을 때의 일이다. 유방 후손도 만나고 번쾌 후손도 만나고, 어랍쇼? 그 어르신이랑 대빵 닮은 이가 하나 보인다. 일단 인사를 건네는데 거만하기 짝이 없는 양이 여느 중국넘하곤 다르다. 웨이 녀석이 한국에서 왔다 해도 그래서 어쩌라고? 혹시 이 시키도 그넘들 중 하나 아냐?
어이구.. 피는 못 속인다더니. 바다 건너에도 있네?
앞서 두가지 노가 있다고 했다. 분명히 집안이 다른데도 별반 차이가 없다. 이상하지. 혈족간 왕래도 없었을텐데.
오늘 한 양반이 또 점프를 하셨단다. 억울해서? 그게 아닐게다. 그 성격으로 봐선 아쉬워서 받았을진 몰라도 그걸 빌미로 뒤를 봐준다거나 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부인했던 사실을 지금에사 인정하자니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을 게다. 혹은 이 정도까지 자신을 조이고 엮을 줄은 몰랐든가.
역린을 건드렸다나? 듣자하니 예전 이가눔을 두들기다가 영어의 몸도 되었던 모양인데 이번 건으로 또 다시 들어갈 가능성도 있고, 차근차근 쌓아온 금자탑이 일순 무너지는 모습도 보아야 한다는 공포감 또한 한 몫했을 터.
시스템에 들어 갔으면 시스템에 순응할 줄 알아야 하는 법이거늘, 몸 던진 두 노가는 시스템에 감히 항거를 했다. 부정과 불의에 맞서 싸우다 그런 졸은 다들 알지만 너무도 무모하고, 또한 너무도 앞뒤를 재지 않았다. 그 점이 패착이지만 우짜노? 타고난 성격인걸.
그래서 오래 전 돌아가신 노친네가 주구장창 훈시했던겨.
관직에 나가지 말라고. 앞에서 나대지 말라고. 그래야 오래 산다고...
이젠 잘 알겠냐? 내가 왜 정치외교를 반대하는지?
'세상 이야기 > Rolling Ston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To whom it may concern, (0) | 2018.07.31 |
---|---|
전쟁과 투쟁이 다른 점을 모르면? (0) | 2018.07.28 |
Eye of A Leader (0) | 2018.07.21 |
돈이 다가 아녀.. (0) | 2018.07.19 |
왜 자신이 있느냐? (0) | 2018.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