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Rolling Stones

총칼 든 놈들, 총칼에 자빠지나니..

운산티앤씨 2018. 7. 8. 13:24





주몽은 고구려의 시조이나 설화만 믿지 않는다면 근본없는 사생아입니다. 그런 그는 부여왕의 아들들에게 시기를 당해 고구려를 건국하였으나 면면히 살펴보면 당시의 역모이고 반란입니다. 더하여 후대에 이르러 보호를 구실로 병탄까지 하였으니 제대로 된 역성혁명의 시초라 하겠습니다.

주몽의 아들인 유리 역시 뒤늦게 아비를 찾아 태자로 임명되어 왕좌를 잇지만 결국 백제란 비극을 낳게 됩니다.  즉 비류와 온조는 유리라는 적자의 출현으로 적통이란 명분에서 밀려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해 보면 지지 기반도 없이, 난데 없이 나타난 아들에게 단지 장자라는 이유만으로 왕권을 물려주려 했다는 이야기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습니다.

결국 고구려의 끝에는 연개소문이란 무장이 칼 들고 설치면서 국가를 위기에 빠뜨렸고 멸망의 길을 걷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선 백제와 신라는 논제에서 약간 벗어나니 더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합니다.

천년 신라의 멸망 후 후삼국이 들어서며 각축을 벌이지만 궁예의 후고구려가 가장 강성했습니다. 그러나 궁예의 폭정에 염증을 느낀 신하들은 왕건을 옹립하여 고려를 세웁니다. 두번 째 역성혁명입니다.

왕건은 칼을 든 자들의 무서움을 익히 아는지라 불교를 국교로 내세우며 문신이 지배하는 권력 구조를 이어갔으나 정문부의 등장으로 다시금 혼란으로 빠져 듭니다. 정문부는 역성까진 아니었으나 허수아비 왕을 앞세운 전횡을 일삼았으니 충분히 반역도로 분류될 자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혼란의 말미에, 이성계는 요동을 정벌하란 왕명을 그럴듯한 논리를 펼쳐 위화도 회군을 감행하고 최영을 비롯한 고려의 총신들을 몰살시킨 후 이가 조선을 창건하게 됩니다. 이는 훗날 아무리 치장을 해도 국토를 떼넘들에게 헌납하고 왕좌를 차지한 약삭빠름까진 감출 수 없고 결국 아들들의 칼부림으로 보았으니 인관응보란 고어가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였습니다.

본인이 저지른 과오를 너무도 잘 아는 이씨들은 무를 억압하고 천시하며 문을 숭상하는 유교적인 이상향을 꿈꾸었으나 이는 역설적으로 국력의 쇠퇴만 가져와 500여 년을 모화사상에 기대 살았고 마지막엔 총칼 든 왜넘에게 나라까지 갖다 바치게 됩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선 무를 무시할 수 없으니, 그 목적에 충실하라고 칼자루만 쥐어주면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선 슬며시 권좌를 탐하는 풍토가 5천년 역사 속에 면면히 이어져왔고 결국 이를 방지하고자 무를 억압한 경우엔 예외없이 속국 아닌 속국의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세계사를 조금 배우신 분이라면 다른 나라에선 참으로 찾아보기 힘든, 희귀하고 탐구 대상이 될 만한 파트라 하지 않을 수가 없으며 결국 이땅에서의 혁명, 새 세상을 연다는 구호도 따지고 보면 깃발만 바꾸었을 뿐 그 아래는 그 나물에 그밥이란 사실입니다.

근세사에 들어서는 너무도 잘아시는 두번의 군사 반란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대한민국의 웨스트 포인트란 군사 학교 출신들에 의해서 말입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역사적인 사실들의 반복이 앞으로도 계속 시도될 것이란 경고를 주고 있습니다.

즉 이 땅의 출신들은 칼자루만 쥐면 그것이 곧바로 권력의 정점으로 가장 빠르게 가는 지름길이라고 인식을 하고. 그 정점엔 지나온 역사적 교훈들이 자리하고 있으니까요.

일단 쥐고 보는 거야, 후에 다 덮으면 되잖아? 원래 이 동네 애들은 잘 잊어먹어. 한두번 해보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

또 그런 일이 일어날 뻔했습니다. 난 작년에 추모씨가 쿠데타 운운하길래 저 인간이 돌았나 했지만 적발된 문건을 보면 4.19를 뒤엎은 5.16과 12.12 반란군의 레파토리와 매뉴얼을 컨트롤 씨/브이한 꼴입니다.

기무사는 문제가 아닐 겁니다. 일련의 사태를 보곤, 나  역시 이미 올린 글들을 누군가 캡쳐하여 보관하고 있지 않나, 그리고 정권만 바뀌면 좋은 먹잇감으로, 희생양으로 써먹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럴 일은 앞으로 없을 겁니다. 단언컨대, 작년 전국을 뒤덮은 촛볼들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근원을 갖고 있으니까. 따라서 그들이 꿈꾸는 봄은 다시 돌아올 리 만무하니까. 게다가 잔당이라 할 수도 없는, 내분에 휩쌓인 붕당 수준의 시한부 국회의원과 태극기와 성조기, 이젠 심지어 이스레엘기까지 ㅎㅎㅎ 든 노인들 밖에 없습니다.

고작 이들을 믿고 다시 총칼 들고 반역을 꾀하다니 속된 말로 간이 커도 너무 커졌습니다.

기무사는 통일이든 분단이든 당연히 존재해야할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에 지나지 않습니다. 문젠 그런 기관을 점령하는 이들입니다.

엘리트 양성소가 대통령 양성소란 뜻은 아닐진대 거기만 들어가면 그 착한 애들이 권력에 눈이 먼 반역도로 돌변합니다. 이는 결국 면면히 이어져 온 학풍에, 싫든 좋든 야합될 수 밖에 없음입니다. 하지만 학풍이란 재학생들의 색깔이 아닙니다. 졸업한 자들이 남겨준 유산이죠.

만약 그 유산을 던지지 못하고 잠재적인 위협으로 계속 남는다고 판단되면 어쩔 수 없습니다. 뿌리를 잘라야지요.

장교의 양성은 꼭 웨스트 포인트가 아니라도 가능합니다. 그 많은 학군단들이 즉각 대체할 수 있는 재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적당히 사회물을 먹은 후, 군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입니다. 무작배기 돌격에 항거하고 부당한 명령에 저항할 수 있는 이성적인 집단이라고 판단됩니다.

태국, 필리핀, 중남미 여러 국가들을 보십시오. 한번 만들어진 못된 습관을 고쳐지질 못하고 반복됩니다.

기무사 해체하고, 별 몇개 떼내 졸병 만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수천년 이어져 온, 칼든 자들이 더이상 나서지 못하게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젠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를 더 이상 우려먹을 자격이 없습니다. 지금 하는 짓은 히틀러의 광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어찌 그런 막돼먹은 나라의 국기가 동왜 여기에 원되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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