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세상/오디오 세상

수리 의뢰 전 점검 사항

운산티앤씨 2018. 7. 5. 21:52




오디오 취미 생활을 오래 하셨든지 혹은 막 입문하셨든지에 관계없이 사람 황당하게 혹은 당황하게 하시는 질문들을 합니다. 그래서 몇 가지 요약하오니 일독하시어 착오 (?) 없으시길 바랍니다.

1. 전원은 들어오는데 소리가 나지 않아요...
- 테이프 모니터 버튼을 확인하세요: 기종에 따라 전면에 테이프 모니터 버튼이 있는데 가끔 이걸 눌러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십니다. 이 버튼은, 후면에 보시면 별도 단자가 있고 여기에 RCA 잭을 연결하고 눌러 줘야 소리가 납니다. 가장 흔히 보는 실수입니다.

- 셀렉터와 잭 연결이 정확한가 확인하세요: 시디피에 연결하고선 억스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다, 테이프에 연결하고 튜너가 먹통이다 하십니다,그랴..

- 스피커 선을 확인하세요: 빠져 있다면 당연히, 대충 꽂아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연결해야지요. 그리고 스피커 연결 방식을 잘 보세요. 아래 위로 연결도 있고 좌우로 연결도 있습니다.

- 스피커 버튼을 확인하세요: 기종에 따라서 스피커 셀렉터가 달려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피커 버튼이 눌려 있지 않다면 당연히 묵음입니다.

- Mute 버튼을 확인하세요: 이게 모지? 하면서 꾹 누르는 순간, 소리가 죽습니다. 혹은 아주 작게 나든지요.

- RCA 잭을 바꿔 넣어도, 스피커 선의 플러스 마이너스를 바꿔도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차이는 거의 못 느끼십니다. 빨간색에 흰색을 흰색에 빨간색 잭을 연결한다고 고장 나지 않습니다. 좌우만 바뀝니다.

스피커의 극성을 바꿔 연결해도 소리는 납니다. 대신 음질 저하는 있을 수 있습니다.

- 프리 아웃 기능이 있는 앰프는 프리 아웃을 막아줘야 소리가 납니다: 인티지만 프리 앰프로도 쓸 수 있도록 한 제품들이 있습니다. 반드시 프리 아웃을 RCA 잭으로 막아줘야 소리가 납니다.

2. 소리가 나지 않아요, 진짜 고장?
위에 쓴 대로 다했는데도 나지 않는다...

- 출력석이 나갔습니다: 출력석은 아주 민감하고 잘 고장 나는 부품입니다. 특히 연결된 스피커 선이 붙는다든지, 갑작스러운 볼륨 조절, 전원 꺼짐으로도 터집니다. 그렇게 표현을 하죠. 일단 터지면 자가 수리는 어려우니 더 손대지 마시고 수리점으로 직행.

나름 자문도 구하고, 기술 문서도 뒤져 보았지만 대체 출력석이 들어간다고 소리가 바뀌진 않습니다. 수리점에 가서 물어보시면 대부분 웃습니다. 도대체 이런 황당한 일이 무슨 연유로 만연해 있는지.. 소리에 변화를 주는 게 아니라 출력, 즉 와트 수를 결정하고 그만큼의 음량을 내주는 부속입니다. 괜히 오리지널 구한다고 시간 낭비 마시고 본인이 쓰실 양이면 편하게 대체 출력석으로 가세요. 수리비 얼마 나오지 않습니다. 내 경험으론 제일 비쌌던 경우가 8만 원이었습니다.

- 그전에 헤드폰으로 테스트 바랍니다: 헤드폰으로는 들리고 스피커로 나오지 않는다면 다른 부품이 고장이거나 납땜이 끊어졌거나 입니다. 이건 조금 더 골치 아픈 경우입니다. 수리점에서 다 찍어 봐야 하니까요. 하지만 수리비는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 앰프가 문제인지 확인하세요: 소리가 나지 않는 이유는 스피커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연결된 소스기 문제일 수도 있고. 반드시 다른 소스기를 연결해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스피커가 문제인진 소리가 나는 쪽으로 번갈아 연결해 보시면 됩니다.

- 연기가 푸르르....: 어떤 경우든 전원을 바로 내리셔야 합니다. 노화된 부품이 전기를 막는 경우입니다. 계속 전원 넣다가는 일이 더 커집니다. 연기 나면 무조건 수리점으로 직행입니다.

3. 소리가 찌그러져서 나요.
듣기론 콘덴서가 나빠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른 부품이 좋지 않아도 소리는 찌끄러집니다.

4. 뽀지직,벅벅 거려요.
볼륨부가 문제라고들 하지만 사실은 트래블이나 베이스 등 문제인 경우도 많습니다. 잘 아신다면 모르되, 함부로 뚜껑 열고 석유 들이붓거나 WD 40 뿌리지 마세요. 세척 비용 더 나옵니다. 불륨부든 베이스 조절부든 청소하는 부분이 정해져 있고 어떤 경우는 분해하거나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불륨부가 완전히 나간 경우는 동일 부품이 없다면 수리가 안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왜 생기긴... 바보 같은 소릴 하고 있어. 썅! 너무 많이 사용했으니까 그렇죠. 소위 말하는 폭탄들입니다.

5. 첨언
전자기기마다 자격이 없으면 열지 말라고 합니다. 열지 마세요. 경험상 10대 열어 4대 날려 먹고, 3대 더 고장 내고, 남은 3대는 열고 닫느라 땀만 흘렸습니다. 장비가 있어도 마찬가지. 부품 없으면 손대지 마세요.

가끔 집에서 자가 진단해서 수리점 와서 어디 갈아달라고 하시는데, 욕을 먹고 싶어 환장을 했든지 아니면 장수가 목적이시든지. 매너가 그게 뭡니까? 그래서 수리점 소개 시켜 드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블루우 하지 마세요. 나도 수리점에서 하지 말라고 했을 때 이유를 몰랐는데 이젠 좀 알 것 같습니다.

전자기기의 고장 원인 중 으뜸은 냉납으로 인한 회로의 차단이나 전원의 불통입니다. 4-50년 전의 납땜 중에는 이제 기력이 다해 손을 놓는 부분이 생깁니다. 여기다 대고 초강력 블로우를 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잘 나오던 앰프가 먹통 됩니다.

먼지 끼었다고 불 나거나 폭발하지 않습니다. 이물질이 아닌 이상 자연적인 먼지는 그냥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정 보기 짜증 나면 블로우 대신 면봉으로, 매우 조심스럽게 살살 떼내십시오. 문지르지 마시고. 아니면 수리점에 세척 비용 내세요.

생각나는 대로.. 연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