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역시 욕은 생활의 윤활유여. 근디 의도는 있어 보여죠.
얼마 전, 댓글 정책을 바꾸고선 심심찮게 다음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말이야 팩트만 본다곤 하지만 사실 촌철 살인하는 댓글 구경도 재미가 더 쏠쏠하죠.
하지만 두 포털을 왔다 갔다 하며 같은 기사에 대한 댓글의 흐름을 보면 소위 말하는 좌와 우로 극명하게 나누어져 있습니다. 즉 다음이 좌라면 네이버는 우. 굳이 두 포털이 가이드를 한다기보단 그런 성향의 지지자들이 나름 자리를 잡지 않았나, 일단 표면적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네이버에는 여전히 매크로에 의한 조작임을 의심케 하는 정황들이 느껴지더군요. 어떻게 아느냐고요?
사람마다 지문이 있듯이 그 사람이 쓰는 글에도 지문과 유사한 어떤 것, 다시 말하면 프레임 같은 게 있답니다. 내 글을 예로 들어 본다면 3-4줄 다음에 반드시 단락을 짓는 외양적인 프레임과 점잖게 시작하다가 중간중간 육두문자가 튀어나오거나, 혹은 한참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끝에 속내를 드러내는, 그러나 자세히 보면 전혀 연관성이 없진 않은 내면적 프레임을 갖고 있지요.
그리고 어투와 선택하는 단어의 출현 빈도수 등등을 따지다 보면, 처음엔 시간이 걸려도 자주 하다 보면 척 보면 알게 되죠.
하여간 네이뇬엔 그런 이들이 기사가 처음 나올 때 다수 포진하고 있다가 일등으로 그들 성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댓글을 작성합니다. 그리고 몇십 개의 추천 조작을 하면 그대로 그 글에 대한 대중의 반응으로 굳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더 재미나는 게 있는데, 다음 단락에서 설명하겠습니다.
반면 다음은 이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띕니다. 나름 개똥철학과 문장력을 가진 상당수가 논리와 각이 선 비판의식을 갖고, 대중의 속내를 어느 정도 반영한 댓글 놀이를 합니다.
아직은 기사 배열이나 검색, 산뜻한 눈요깃감이 부족한 다음이지만 이미 네이버와 같은 이전 댓글 시스템을 유지하는 한, 머잖아 따라잡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네이뇬은 사실상의 쌈쑹 계열사 같습니다. 얼마 전 특허 관련해서 1조 원에 가까운 벌금을 맞았다는 기사가 뜬 적이 있습니다. 나도 한마디 하고자 기사를 검색했는데, 글쎄,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연관도 순으로 검색을 하니 다른 일간지에 기사화된 뉴스들은 나오지만 정작 네이뇬 자체 기사는 한참 뒤에 나오더군요.
다시 최신순으로 배열해 보았지요. 한 페이지 가득, 이 험한 시국속에서도 약진하는 쌈쑹의 모습을 담은 네이뇬 자체 기사가 도배를 하더군요. 그리고 세 번째 페이지에 겨우 나오고.
한편, 전술한 건입니다. 더욱 요상한 건 그렇게 욕을 먹는 좇선, 쫑알, 똥아의 별 볼 일 없는 기사나 칼럼이 상단을 점령하는 경우가 허다하더군요. 같은 기사를 다음에선 눈을 씻고 찾아봐도 나오지 않습니다.
무슨 알고리즘이라고 하던데, 이쯤 되면 지독하게 편향된, 기이한 구조의 알고리즘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걸 전술한 매크로와 연관지어 보면 마치 두 집단이 짜고 치는 고스톱 같습니다. 내가 이런 기사 몇시에 낼테니 애들 준비 좀 시켜. 그리고선 와다다 붙어서 추천과 찬성댓글 남기는 시스템, 너무 구태의연하고 표나지 않나요?
이젠 일개 신문사 따위가 여론을 선도하던 시대는 아닙니다. 팩트를 어떻게든 가공한 뉴스들을 누군가의 의도대로 배열할 수 있는 포털이 이끄는 시대입니다.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아선 네이뇬은 쌈쑹그룹과 보수 기독교 세력, 그리고 반공 세력의 최전방 나팔수이자 그들 만을 위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머물고 있습니다.
종팔이도 뒈지고 나니 훈장 받는 세상입니다. 참회하고 새 길을 걸었다 이거지요. 출발은 금수저였고 그들 지원으로 금수저릂 물려줄 정도가 되었다면, 그들이 잘못된 길을 걷는다면, 이젠 그 힘을 포지티브 하게 써야 마땅할 겁니다. 야합을 버리는 건 배신이 아닌, 정의를 찾는 길이죠.
설사 그들에게 배신자, 등에 칼을 꽂았다는 비난을 받는다손 치더라도 이젠 양심의 소리에 따라 아둔한 백성들을 이끌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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