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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중반부터 슬슬 인용되기 시작하더니 이젠 아무나 입에 올리는 단어들이다. 언뜻 이해가 되는 것 같지만 따지고 들면 애매하기 짝이 없는 단어들. 이걸 영어로 바꿔보면 어떨까? 합리적 의심은 Reasonable suspect, 그러나 실체적 진실에 이르면 조금 아리까리하다. 실체라는 단어는 실존이라는 단어와 동의어로 보면 어떨까? 그렇다면 실체적 진실은 Exsitential truth 가 될 수 있다. 영어가 재미나는 건 이리 번역해도 다시 그걸 한글로 바꿀 땐 전혀 엉뚱하거나 혹은 보다 명확한 해석이 가능해지는 언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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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보자. Reasonable suspect 는 이유가 있을 법한 의심. 그리고 Exsitential truth 는 존재하는 진실이 된다. 이젠 이해가 되는가? 이 단어들에 대한 해석은 주변 여러가지 정황 증거와 간접 증거를 모아 보았을 때 충분히 던져질 수 있는 질문이고 빼도 박지도 못한, 움짝달싹할 수 없는 명확한 증거로 입증되는 사실이다. 이렇게 풀어놓고 보니 원래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 아닌가. 하지만 난 이 신조어들이 가진 무시무시한 음모의 더러운 냄새때문에 견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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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의심. 이런 예를 들어 보자. 평소 주색잡기로 허송세월하던 이가 있다고 하자. 그리고 그 소문은 파다하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자는 이상한, 또 다른 소문에 휩쌓인다. 즉 운영하던 가게에서 고용한 알바 여자애를 성추행 혹은 강간했다는 것이다. 우린 듣자 말자 무릎을 치고 만다. 그라면 그렇지, 언젠가 그 새끼 사고칠 줄 알았다. 날이 갈 수록 소문에는 뼈대가 세워지고 살이 발라져 이젠 시간과 장소, 그리고 방법까지 특정하고 있다. 이쯤되면 당사자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답이 없다. 왜? 합리적인 의심이니까. 그 소문의 발원지 혹은 창조자는, 심지어는 공익이란 방패 뒤에 숨을 수도 있다. 너무 나간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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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힘입은 피해자로 둔갑한 여자애가 고소까지 하게 되면 공권력도 나서게 된다. 그리고 고소장에 기반하여 이런 저런 증인들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하게 되겠지. 그런데 아무리 종합해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 거지. 하지만 이미 합리적 의심이란 선입견을 가진 공권력은 이젠 뭐라도 털어야 체면이 서는 입장이 된다. 요란스럽게 신문에 터뜨리고 세상 이목을 붙잡았는데 태산명동 서일필이면 그야말로 쪽팔리잖나. 그래서 이번엔 다른 곳을 털어본다. 어라? 이 새끼, 세금 관련이 수상한데? 야, 거기 한번 털어 봐. 이거 봐라? 매출 누락하며 떼먹은 세금이 장난이 아닌데? 어디 쓴거야? 오라, 룸살롱에 증기탕에. 이거 바바, 이거봐. 강간은 새발에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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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다마가 커지는 거지. 강간범이 세금 포탈로 호화스럽고 사치스런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결국 그렇게 개차반으로 살다보니 세상 무서운게 없어져서 어린 여자애를 건드린 거지. 까불다가 결국 꼬리가 잡힌거야. 한편 한쪽에선 무리한 수사를 지적하며 아무리 법법자라도 최소한의 인권은 지켜줘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되거든. 이때 내밀 수 있는 단어가 바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의해선 어쩔 수 없었다란 변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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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의심에 근거한 실체적 진실에의 접근. 예제가 다소 무리일 수도 있고 어떤 면에선 유치할 수도 있겠지만 난 그렇게만 해석이 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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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칼이라 하지 뭐라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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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묻고 싶은 건 검찰의 무소불위의 권력은 스스로 갖게 된 것인가 이다. 전혀 아닐 게다. 우린 왜 그런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되었는가에도 눈을 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처럼 막강한 권력임을 우린 왜 모르고 있었을까. 물론 과거 공안 사건에서 법이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는 입증은 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난리 부릴 정도로 막강하진 않았는데. 비록 전직 대통령들이 퇴임 후 콩밥은 먹고 있지만 적어도 그들이 집권하는 동안 만큼은 이처럼 닌리법썩인 때도 없었거늘. 그렇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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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변은 과거 독재자나 반역도들이 그들을 지키게 하기 위해서란, 일종의 뒤집어 씌우기인데 그렇다면 그들은 정권을 잃고 나서야 심판을 받았지, 재임 기간 동안에는 전혀 없었다는 점이 이상하지 않는가. 여기서 우리가 또 던져야 할 질문은 그토록 사나운 이들을 어떻게 다루었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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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권을 쥐고 있는 자들은 과거 정권들로 부터 탄압을 받았던 이들이다. 그러나 그 화살의 방향이 다소 엉뚱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주 사나운 개가 있디고 하자. 주인에겐 더할 나위 없는 애완견이지만 낯선 이에겐 인정사정이 없다. 따지고 보면 그 원죄는 개를 그렇게 키운 자에게 있지, 개에게 있지는 않는 이치라 하겠다. 그리고 주인이 몇번이고 바뀌었지만 그 개는 바뀐 주인에게 충성했거늘 지금은 주인조차 물어 뜯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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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멍청해서? 아니면 개가 받아온 훈육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길들이려 해서? 칼의 용도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칼은 원래 뭔가를 자르고 베기 위한 도구이다. 그러나 그 대상을 정함은 칼자루를 쥐고 휘두르는 자의 의지의 영역이지 칼이 스스로 정하진 않는다. 즉 내 생각은 칼에게 칼이 해야 할 일을 하지 말고 톱이나 망치를 하라고 강변하거나 사냥개로 키워진 혹은 경비견으로 키워진 개에게 서커스를 하라고 강요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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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워야 하고 그러자면 징이 박힌 목걸이에 무거운 쇠사슬을 두르고 있어야 하는데 난데 없이 오는 사람마다 꼬리를 쳐주고 아양까지 떨어보라고 하는데다 이젠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때때옷까지 입으라고 한다. 개가 가만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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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과거 쓰라진 경험, 고문에 대한 추억을 가진 세대들은 정권을 잡자 말자 그들에게 그 추억을 안겨준 또다른 개들의 이빨을 다 뽑아 버렸다. 정보는 해외에서 캐고 국내는 상관하지마. 군대일이나 잘 보면 될 것을 뭐하러 민간인까지 다 들여 보나. 맞는 말이긴 한데 아무리 영화라 해도 미국 CIA나 국토 안보부 따위의 기관이 국내 정보를 전혀 수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주제로 만든 영화는 본 적이 없거든. 그리고 정보라는 건 전후가 연결되어 하나의 줄기를 갖고 흐르기 마련인데 느닷없이 한쪽을 막아버리면 과연 제 기능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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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작년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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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할 수 없는 무풍 지대로의 돌변
그렇게 구원을 풀어제끼다 보니 어라? 정작 바로 옆에서 이들을 조지는데 앞장섰던 칼잽이들을 제어할 방도가 없는 게다. 미간인 사찰. 듣기 따라 섬뜩하고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었는지 우린 잘 안다. 하지만 몇해 전 방영되었던 셜록 홈즈의 현대판 재탕의 한 장면을 떠올려 보자. 국가조차 위협하는 이를 앞에 두고 안절부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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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가 이 나라의 모든 정보는 내 머리 속에 있다고 거만을 떨자 홈즈는 주저 없이 총으로 머리를 쏴 죽여 버리고 만다. 이처럼 정보가 가진 힘은 실로 상상 이상이고 실제 그 정보들로 사람을 조종하거나 여론을 호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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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시 말을 돌려 왜 갑자기 고분고분하던 칼잡이들이 저렇게 변했는가. 과거 그들의 치부를 알고 있던 자들이 모두 없어졌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젠 누구도 그 카르텔에 도전할 수도 없고 급기야 모든 정보는 기소와 수사라는 양손에 쥔 칼로 독점하게 되었으니 무서울게 없어진 것이지. 물론 공수처가 이제 도입되었고 경찰도 수사 독립, 기소권을 일부라도 가진다고 하지만 자질면에선 함참 떨어지고 혹자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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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이각에선 여권을 치기 위한 모종의 술책이 벌어지고 있다고는 했지만 기실 문재인은 주국이라는 이가 희생되고 있었을 때, 설사 퇴임 후 자신이 영어의 몸이 될지언정 뭔가를 했었어야 한다. 원칙 좋고 법 준수 좋다. 하지만 지금 문재인을 보면 휘하의 장수들을 닥치는대로 희생 시켜가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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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전에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조국이 물망에 오르자 말자 그에 대하여 전방위적인 수사가 시작되었고 모든 걸 엮어 기소를 해나갔다. 우린 아직도 무리한 기소라는 시각을 갖고 있지만, 글쎄? 게다가 당시 그 정도의 정보를 사전에 확보할 만큼 검찰의 정보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요, 또 영장 없이 함부로 나댔다간 도리어 당할 수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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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누군가가 제공했다는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 진다? 누가? 이쯤이면 바보 아닌 다음에야 답을 나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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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날리고 추미애까지 베난 마당에 박범계가 무슨 수로 버티나? 더하여 만사 태평이다 못해 무관심해 보이는 대통령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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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같은 갑남을녀들이 흥분하고 날 뛸 영역은 분명 아니건대 보고 있으면 아가미가 부풀어 오르고 부레가 터질 것 같다. 개래서 아예 요즘 신문을 보지 않으려 하지만 그마져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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