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사랑 타령..

운산티앤씨 2018. 4. 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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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olas De Angelis Jalouse Andalouse


이 글을 보면 집에 계시는 분이 섭섭하달지, 아니 사기당했다 여길지도 모르지만..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남녀 간의 일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저렇게 죽고 못사는가에서 시작된 의문은 나만이 알며, 쌓아온 세월의 흔적이 묻으면서 전혀 다른 개념으로 발전했다.

한 남자는 한 여자만을 사랑하고 한 여자는 한 남자만을 섬기며 알콩달콩 아이도 여럿 낳아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건 인류 역사상 최악의 거짓이고 위선이다.

포유류 중엔 하나의 짝만 고집하고 하나가 죽으면 평생 수절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그건 아직도 풀 수 없는 그들만의 비밀이다. 우리가 아는 사랑의 대부분이 그러한가?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주저 앉으니 그 꼴을 보면 볼 수록 웃음만 나온다.

내가 알아낸 사랑이란 감정에 대한 정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욕구 중 가장 추하다 평가절하될 수 있는 욕정에, 오래전 이름 없는 화가가, 형편없는 솜씨로 덧칠에 덧칠을 거듭한 삼류 영화 포스터의 색바람이니, 그 밑바닥엔 여전히 악질적이고 난잡한 육욕을 기본 베이스로 깔고 있음이다.

말 못해 죽은 귀신이 붙은 변사나 소피스트 같은 작자들이 플라토닉한 사랑 어쩌고 하지만 궁극은 섹스이고 여자를, 남자를, 그리고 서로를 탐닉하며 희열을 맛보려 하는 가장 원초적인 욕망에 불과한 것을, 사회적 요구에 의해, 국가의 요구에 의해, 그리하여 권력과 돈의 지배를 받는 허접하기만 한 작가와 시인들에 의해 미사여구가 붙여졌고, 그것은 결혼과 자손 번성이라는 결과물과 늘 =이라는 방정식의 상수로 등장했다. 여기엔 또 내 것을 뺏기지 않으려는, 피를 흘려서라도 쟁취하려는 탐욕적인 개인의 욕망도 기여한 바, 크다 하겠다. 그렇게 배신하지 않을 사랑, 버리지 않을 사랑이 인간의 삶에 있어 불가변한 철칙이 되어야 미약한 인간의 존재에 실낱같은 의미와 희망이라도 남을 테니까.

사랑이 그렇게 불변이고 위대하며 또 아름답다면 도대체 도처에서 벌어지는 남녀 간 다툼과 살육과 분쟁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고작해야 3년을 넘기지 못할 뇌의 화학작용은 누천년 가공된 이미지를 단박에 녹여 내어 결국엔 불타 녹은 파라핀 인형의 얼룩진 얼굴만 남을지니, 그 이후를 누가 감히 사랑이라 하겠는가.

결론적으로 사랑이란 인간의 탐욕과 소유욕, 육욕들이 합체된 괴물스러운 키메라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안분자족하려는 자들의 음험하고 비열한 의도와 야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다.

난 사랑을 경멸하거나 능멸하라는 게 아니다. 대단한 것처럼 보이며 우리의 삶 중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지만 일단 이에 대해 각성하고 새로운 나만의 법도를 만든다면, 삶에서 마주칠 수도 없는 선택의 기로와 순간에서 그리 힘들어하지 않아도 됨을 말하고 싶은 게다.

암수를 구분 없이, 사랑을 함부로 입에 담지 말고 함부로 그 감정을 발산하지도 말라. 사랑이란 족쇄에 발이 잡히는 순간, 사랑이라는 올무에 걸리는 순간,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앞으로 갈 수도 없이 서서히 질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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