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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해외서 오는 물품을 부러 부모님 댁에 시키곤 해. 왜냐구? 그러지 않으면 갈 일이 없거든. 나야 하루 종일 가게에 있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어. 다 핑계라고? 매일 매출에 후달려 봐라.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
그래서 댁으로 배달시키고 찾아 온다는 핑계를 대고선, 늦은 밤 수다를 한참 동안 떨다 오는 거야. 큰 의미는 없어. 그냥 저냥 사는 이야기, 그리고 살았던 이야기 나누다 보면 가끔 섭한 마음에 울컥해서 담아뒀던 가슴 속 말 쏟아내며 다투기도 하고. ㅋㅋ
두 분다 여든을 넘어 머잖아 아흔을 맞이 하시거든.
100세 시대라곤 하지만, 글쎄 그게 가능할진 누가 알겠어? 솔직히 이야기 할까? 난 하루에도 모르는 번호로 수십통을 받는데 말이야, 매번 가슴이 철렁하거든. 왜 인진.. 다들 알 거 야냐.
내가 전화를 하지 않으면, 먼저 전화를 하시지. 그때마다 내 인생 여정이 마땅치 않았는지 느닷없이 화를 내실 때가 많아. 예전엔 나도 맞대거릴 했어. 왜냐고? 그땐 나대로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고 그건 몇번이고 설명했는데 되풀이 되니 짜증이 날 밖에.
그러나 이젠 화 내지 않아. 왜냐구? 어... 잘은 모르겠는데 그 짜증 나는 잔소리들을 날도 그다지 많이 남지 않은 것 같아서야.
그게.. 사람 사는 삶이고 너와 나에게 주어진 숙명인데도 가끔 생각할 때마다 슬프더라구.
그리곤 이런 생각도 해. 그들의 가장 화창했다고 혹은 아름답다고 여기던 시간 속의 나로 돌아가서, 그들이 가시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남는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이야.
그래서 말이지.. 칠순의 노인들이 부모님 앞에서 색동 저고리 입고 춤추었다던 이야기가 요즘 그다지 생경하지가 않아.
알고 보니.. 말이지... 내가 가장 아깝다고 생각해던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이 나이에 돌이켜 생각하니 그들의 내리 사랑이더란 말이야.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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