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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시대 가장 두려움의 대상은 순사였습니다만 그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악랄했던 존재는 그들이 고용한 조선인 고등계 형사들이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악랄함은 가끔 티브이에서 보이는 정도가 전부인 듯하나, 실상 그들의 많은 악행은 난잡스럽게 쌓인 역사의 낙엽들 속에 묻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겝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방과 동시에 동작 빠르게 이승만 정권에 빌붙었고 결국 이들은 6.25를 거치면서 변신에 성공했으니까요. 하지만 이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닙니다.
어떤 사상에 경도되었건, 특정 이익을 쫓았건, 한 집단에 속해 있던 자가 반대편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 그는 속칭 친정, 원래 몸담았던 집단에겐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되고 또 실제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기도 합니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프로 스포츠의 세계를 엿보시기 바랍니다. 실적 부진으로 방출된 선수들이 호적수였던 팀으로 옮긴 후, 놀라운 기량을 보인다든지 혹은 아예 챔피언 결정전에선 친정을 물 먹이기가 다반사입니다.
왜 이럴까요? 프로 스포츠 선수의 경우는 분노일 겁니다. 그토록 충성했던 팀의 버림과 배신은 가장 원초적인 분노, 복수심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을 에너지 삼아 초인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거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오래가지 않습니다. 길어야 몇 년 내로 에너지는 고갈되고 결국엔 모두에게 버림을 받고 쓸쓸하게 퇴장합니다. 이 마지막 대목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조직에서 버림받은 자들을 봅시다. 우린 이런 이야기를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번 배신한 자는 또 배신한다.' 그러니까 다른 곳에서 온 배신자나 변절자는 늘 색안경을 끼고 본다는 게죠. 그래서 수시로 그 충성심을 테스트하고 가장 험한 일을 시킵니다. 이런 건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나옵니다. 내가 널 믿어야 할 이유를 다오. 그리고선 총이나 칼을 주며 그와 가장 가까운 이를 해하라 지시합니다.
다시 말해서 새로운 조직에 녹아들고 한자리 차지하자면 그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행동, 새로운 조직의 맨 앞에 서서 반대편에 있는 자들을 가장 신속하고, 그리고 잔인하게 처단을 합니다. 잔인하다는 건, 가장 저열한 방법으로 상대를 거꾸러뜨림으로써 자신도 인정받고 또한 그동안 피해를 보았던 새로운 조직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변절자는 대단히 두렵고 또 실제 그 두려움을 타인에게 서슴없이 옮기는 게죠. 이젠 왜 변절자가 그토록 지독하고 잔인한지, 그리고 조선인 고등계 형사들이 왜 그리 잔인무도했는지 이해가 되십니까?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아, 그전에 이 링크된 글을 읽어 보십시오. 카더라 통신 같지만 흥미롭습니다.
https://booyaso.blog.me/50121136935
구국의 결단으로 참여한 학생운동 때문에 옥살이를 하고 취직이 안되자 박통에게 편지를 보내 감동을 얻고 그 덕에 대기업에 입사하여 출세가도를 다닙니다. 그야말로 초고속 승진. 하지만 그토록 마음을 다해 아꼈다던 조국은 그때 이미 변절한 자의 눈엔 맛 좋은 먹잇감으로 변했나 봅니다. 여하튼 몇 번이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아무리 총명하고 뛰어난 이라도 당시 풍토에선 어림도 없는 출세였습니다. 설사 재벌의 엉덩이를 핥더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주인에게 경제인이 정치를 해선 안된다는 일갈을 하고선 미련 없이 떠납니다. 머... 여기까지도 그나마 뒷모습은 멋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그는 그렇게 욕을 했던 짓을 자신도 저지릅니다. 변명이야 있겠지요. 난 이미 경제계를 떠난 몸이다. 하지만 오래전 그가 펼친 논리라면 정경 유착을 충분히 의심받을 만한 위치까지 간 자로써 할 말은 아닙니다. 그리고 메트로 시티의 시장이 되고, 그는 또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죠. 뭐냐 하면 중앙을 가로지르는 하수구의 복구입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 인간이 (간접적으로 ) 낭떠러지에서 밀어 죽게 한 이의 도움이 컸다죠? 그리고 그의 지원을 약속받고 덩실덩실 춤까지. 그 정도로 좋았던 이유는 뭘까?
목마른 개도 물 주는 이는 물지 않습디다. 몇 해 전, 떠돌이 개가 회사로 들어왔길래 밥과 물을 준 적이 있습니다. 핏발 선 눈, 게다가 덩치는 어찌나 큰지. 다가서는 나에게 무섭게 으러렁거렸지만, 난 모른 체 지나쳐선 밥과 물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양처럼 순해져선 연신 날 흘깃거리며 허겁지겁 먹는데 그 눈빛은 다름 아닌 고마움이었지요. 며칠 후 난 출근하는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은 그놈을 보았습니다.
하여간 이 자는 그런 원조를 발판 삼아, 그리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본인이 죽인 자의 뒤를 잇습니다. 그리고 하라는 국정은 팽개치고 자기 호주머니를 채우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후환을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목적을 달성하고 칠푼이에게 권좌를 넘겨 줍니다. 아마 처음 의도는 섭정이었나 본데, 그건 전땅끄를 보지 못해서 일 겁니다. 그 역시 칠푼이를 옹립한 이들에게 버림받았고 지금 철저하게 팽 당하고 있으니까요.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죠. 난 그가 지나온 길들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고, 그 길목마다 뿌린 타인의 피가 결국 본인과 가솔들의 피를 불렀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주변을 보십시오. 아무도 없고 심지어 혈육까지 등을 돌립니다. 변절자의 말로를 정말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말이 있습니다. 네가 마시던 우물에 침을 뱉지 말라. 언제 어디서 조우할지 모르는 게 인생입니다.
그러고도 정신 못 차리고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다니, 정말 명불허전이고 담대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도 저러니 이젠 나도 혹시 억울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칠푼이는 끌려갈 때 얼굴 모르는 지지자들이 골목길 막고 울기라도 했지요. 이 인간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시 링크된 글로 돌아가겠습니다. 사진 속의 젊은 그, 정말 닮긴 닮았네요. 정말 그게 사실로 밝혀진다면 우린 그 더러운 피들이 어떻게 이 땅을 지배했는지 알고선 통곡을 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일은 앞으로도, 여건만 되면, 언제든지 튀어나올 겁니다.
그래서 청소는 하는 김에 구석구석 다해야 하는 겁니다. 이걸 두고 다른 논리로 방해하려는 자가 있다면, 그가 바로 그 더러운 핏줄의 적통이거나 옹호하는 자이거나.
청소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입니다.
그나저나 어젠 얼마나 창피하던지요? 알고 지내던 거래처에서 메일로 "Again?". 그러고 보면 첫 대통령부터 503까지 예외 없이 역사의 단죄를 받았습니다. 아닌 분도 있지요. 하지만 아닌 분들은 그 혈육들이 옥고를 치뤘습니다. 억울한 분이 있었을까요? 없습니다. 전부 권력형 비리에 뇌물입니다. 도대체 이러고도 나라가 굴러 가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한강의 기적까진 전쟁의 참화를 단 시간 복구하고 재기에 성공한 감탄이었겠지만 이후 외인들의 유사한 멘트는 '그렇게 부패한 정권들임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걸 보면 너네 참 신기한 족속이다'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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