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무제

운산티앤씨 2019. 4. 24. 22:23




분노 에너지가 과장되게 표현된 만화 캐릭터이지만 우린 실제로 이 이상의 광기를 보고 있지 않는가?

이 시간이면 늘 출출하면서 소주가 땡겨요~~ 근데 또 가격을 처올린다고 하니 급우울입니다.

어제 저녁 늦게 과학 기사가 올라와서 읽어 보았더니 공상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그러나 이미 예견되었던/심지어 나조차도 몇번이고 이바구했던, 일들이 시도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인간과 기계의 결합 혹은 인간과 컴퓨터와의 결합 같은 거죠.

어쩌면 유기체로써의 인간이 가진 육체적 진화는 더이상 무리일지 모릅니다. 고작해야 뇌의 사용량이나 조금 더 늘릴까?

영화 엑스맨에선 갖가지 돌연변이들이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의 초능력들을 발휘하지만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황당합니다. 또다른 SF의 명작 '스타 트렉 다크니스'에선 앤터프라이즈의 혹은 인류 최대의 적으로 칸이 등장합니다.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신인류로써 공기가 없어도 생존이 가능하고 Physical ability 측면에선, 현생인류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입니다.

즉 인위적이지 않고선, 닥쳐오는 위협을 감당하기엔 터무니 없이 느린 진화이다 보니, 이런 편법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또한 자연계 내에서의 수동적인 생존과 적응은 언제고 자연도태 혹은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또는 예기치 못한 크나큰 위험으로 멸종의 위기에 봉착할 수 밖에 없는 지구상 최고 지성을 가진 우리로썬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유전적인 조작의 이후에 인간과 기계의 결합, 그리고 뇌와 컴퓨터의 결합 순으로 나가지 않을까. 마지막 단계에선 우린 더이상의 욱신은 필요치 않을 지도 모르죠. 이건 부르스 윌리스의 써로게이트를 보시면 뭔소리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난 유전자 조작으로 현생인류보다 뛰어난 종족의 탄생은 곧 현생 인류가 가진 휴머니티의 종말이고 인간의 멸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무슨 소리냐.

칸은 대단히 냉철하고 뛰어난 육체를 가졌으면서도 고통에 매우 둔감합니다. 단지 영화적인 설정으로 동료애만큼은 크게 부각되어 있지만요.

인간이 가진 감정의 근본은 무엇일까요? 희노애락이라고 하지만 그 기저에는 과연 무엇이 자리잡고 있느냐란 질문입니다. 난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감각의 근원은 고통과 공포라고 생각합니다. 고통을 느끼니 공포가 생기는 것이고 공포가 있으니 측은지심이 나타나며 동시에 고통과 공포가 없는 세상, 즉 즐거움과 사랑만 가득한 낙원을 꿈꾸죠.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라는 용어도 낯설지 않지만 이들의 특징은 타인의 고통에 둔감하다는 거죠.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성공이란 단어와 직결됩니다. 타인을 고려하지 않는 무자비한 진격 성향과 숙청이야 말로, 쉬운 말로 돌대 정신, 성공의 기본 요소일 수 밖에 없으니 얼마나 아이러니한 가요? 즉 가장 인간적이지 못한 존재가 가장 성공하는 존재가 된다는 공식입니다.

본류로 돌아가서....

유전자의 조작으로 탄생하는 인류는 공포를 느끼지 않도록, 고통에 둔감하도록 피지컬적인 우월성을 부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에겐 지금 우리가 가진 휴머니티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인간과 기계가 결합한 형태도 마찬가지입니다. 뇌가 저장한 고통과 공포의 기억은 기계의 몸에 익숙해질 수록 희미해져 갈 겁니다. 나에게 고통이 없는데 타인의 고통을 이해할까요?

인간과 컴퓨터가 결합한, 즉 영적인 능력만 있을 때는? 사멸되고 싶지 않다는 욕망외엔 그 어떤 감정도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극히 합리적인 존재라면 쓸데 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에겐 탐구욕이란 것도, 정복욕이란 것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극히 합리적인 존재들에겐 그런 욕망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 모든 필요한 것이 있다면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을테니까요.

우리가 이 단계에 도달하기 까지 200만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우리가 지금 찾고 있는 인류가 생존 가능한 행성들은 가까워도 빛의 속도로 3만년입니다. 그리고 과연 그곳에 우리와 같은 지적 생물체가 존재하는지는 알 수가 없죠. 범위를 더 넓혀 빛의 속도로 10만년이 걸리는 거리에 있는 지적 생명체를 생각해 보죠. 우리보다 수백만년 앞섰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우리와 같은 휴머니티가 있을까요? 혹시 이미 진화의 최종 단계인 욱신이 상태가 아닐까요?

난 환경이 다르다고 우리와 확연히 다른 정신세계를 갖고 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법, 정의라는 측면에선 환경적인 요소들이 지배할 수 있어도, 자연적인 환경때문에 외관은 달라도 기본적인 사고구조는 같을 것이란 추론입니다.

김새는 소리지만.. 외계인이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는 이유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기억 속의 휴머니티는 머잖아 칩 속에서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미미한 기억의 단편이 되리라 봅니다.

https://youtu.be/96rbyrvhwME?list=RD5tZSdU79b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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