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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배송에 대하여...

운산티앤씨 2019. 4. 11. 11:56




해외 배송, 혹은 구매 대행이라고 하면 아마 대부분 머리 속에선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또는 명품을 국내가의 절반에 등등. 하여튼 모든 건 가격으로 직결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소비자로 하여금 이런 생각을 갖게 한 주원인은 터무니 없는 수입업자의 가격 장난이겠지요. 하지만 그것 뿐일까요? 외제라면, 명품이라면 아주 비싸야 당연하다는 일부 몰지각한 소비자의 그릇된 환상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요?

나도 여전히 핸드백 하나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 그런 걸 사려고 줄 서는 심리도 이해를 못하겠고요.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엔 나도 갖고 싶다는 마음을 지울 수 없음도 사실입니다. ㅋ

한편 수입업자 입장에선 딴에 할 말도 많을 겁니다. 복잡한 수입 절차의 대행과 사후 서비스에 대한 부담, 마케팅 비용을 비롯한 사업 운영 비용등등은 공짜냐.

결국 가격은 이러한 이해 충돌의 과정에서 서로 타산이 맞는 자들 사이에서 결정되겠지요.

하지만 유독 그런 원칙이 잘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있습니다. 오디오죠. 여기서 나의 이문을 빼고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문의를 하시는 분들 대부분의 질문 속엔 이런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해외 쓰레기인데 국내에서 비쌀 이유가 있느냐.'

얼마 전 국내 쓰레기 오디오를 매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묻지마로 앰프 한대당 2만 원입니다. 10대 정도 산 것 같은데 한번 따져 볼까요?

오가는 비용 5만 원 (왕복 140킬로에 톨비까지)

추정 수리 비용 대당 3만 원

경험 상 10대 중 4대는 수리를 요합니다. 그리고 3대는 버려야 하고요. 구입 비용 20만 원, 수리 비용 12만 원, 출장 비용 5만 원해서 37만 원 들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온전히 남는 건 7대.

국산 앰프 시세가 얼마더라? 3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입니다만 가져온 것 중 그리 비싼 건 없네요. 잘라 5만 원이라고 하죠. 7대 x 50,000 = 350,000원 - 370,000원 = - 20,000원. 여기에 택배비 전부 부담해 줘야 합니다. 택비도 올라 5천 원은 줘야 하죠. -55,000 원 입니다. ㅋ

그래서 앞으론 두번 다시 안사기로 했습니다.

귀하들께서 그리 주장하시는 고물 값으로 건진 국산 앰프들이 이 모양입니다. 이 상황을 해외로 대입해 볼까요? 다하면 더했지...

현지 운송 비용, 국제 항공운임, 심지어는 관부가세까지. 도대체 어떤 논리로 남을 것이라 주장하고 감히 나에게 쓰레기값으로 구해 달라고 하시는지요?

현재 구매자나 나나 윈윈할 수 있는 영역은 엘피나 시디 정도 밖에 없습니다. 그마져도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고.

특히 자주 찾으시는 마란츠, 맥킨토시, 산수이, 파이오니어 제품은 어떤 경우 국내가 더 쌉니다. 이런 브랜드의 명기들을 우리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분명하게 못을 박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블로그와 카페가 사라지는 날까지 대문에 걸우 둘 생각입니다.

오디오를 해외에서 구매하는 이유는

1. 국내에서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과거 국내에서 판매된 가격은 참조가 될 수 없습니다.

2. 동호인들이나 매니아들의 수많은 손을 거치며 내부 부품의 열화가 심하게 진행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는 달리, 비교적 싱싱한 상태의 제품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중고품의 가격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누가 얼마에 팔더라. 그렇게 파는 사람에게 사면 될 일이지, 나에게 따따부따거릴 필요가 없습니다.

4. 꼭 필요한데 파는 곳은 여기 밖에 없다. 그렇다면 가격이 어떻건 받아 들여야 합니다.

그간 몇 건의 해외 배송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터져 아직도 미결입니다. 수리가 안된 경우, 생각보다 품질이 낮은 경우, 택배 사고 등등. 속이 터져 죽을 지경이네요?

앞으론 허접한 물건은 아예 올리지도 않을 생각이고 문의도 받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내가 앞서 언급한 마음을 가졌다고 판단이 되면 누구든 상관 없이 매몰차게 전화를 끊고 블랙 리스트에 올려 두번 다시 문의하지 못하게 할 겁니다.

입으론 다들 정당한 사회, 공정한 사회를 외치지만 본인이 관련되면 무한대의 관용을, 그리고 상대에 대한 무한대의 희생을 요구하다니 그야말로 야마리가 존나게 까진 거 아닌가요?

앞으론 나에겐 어디 누가 얼마에 팔더란 소리 하지 마시고 비싸면 조용히, 매너있게 돌아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