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쿼드 33 프리앰프입니다. 후면 플라스틱 케이스가 조각 났더군요. 그리고 본체와 연결되는 부분도 다 떨어졌고.
그러나 좌절하긴 이릅니다. 사용한 재료는 플라스틱용 빠대입니다. 흔히 믹서앤 픽서로 알고 게시는데 재질별로 적용하는 제품이 다르죠. 요걸 뜯어 쪼물닥거리면 코딱지처럼 말랑망랑해 집니다. 소시적 추억 상기하며 드시지 말고. ㅋ
일단 부서진 부분을 덮도록 발라 줍니다. 정확히는 성형하는 거죠. 2-3시간 지나면 경화는 되었지만 여전히 내부는 말랑거립니다. 이때 조각칼로 다듬어 줍니다. 나중에 그라인더로 갈아내기 힘든 부분은 아예 원래대로 성형.
그리고 하루가 지난 후 그라인더나 샌드 페이퍼로 밀어 주면 끝. 색상 차이가 나서 아보카도나 아이보리로 살짝 도색해 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시리얼 번호 보이시나요? 1201번입니다. ㅋ
한편 이 글은 누굴 비난하자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 오해는 마시고.
며칠 사이 안테나 문의를 몇 건 받았습니다. 주로 유럽형 안테나 A형이었는데 한결같이 끄트머리 삼발이 커넥터만 필요하다고 하시네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재고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만 떼서 팔 수는, 더더욱 아니 되옵니다. ㅋ
그나저나 뭐하러 이걸 사려고 하세요? 구멍에 맞는 철사 혹은 굵으면 갈아서 만드시면 됩니다. 안테나선을 어떻게 연결하냐곤 묻지 마세요. 그 정도 해결능력은 있어야 합니다.
한편 이걸 쓰셔야 하는 분들의 기기 평균 가격은 30이상입니다. 비싼 건 1백 가까운 것도 있고. 안테나 값 3만원이 비쌉니까? 튜너를 제대로 활용하자면 기본적으로 튜너도 좋아야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안테나입니다. 막선만 던져도 문제 없는 지역은 축북의 땅입니다. 대부분은 죄송하지만 튜너에 관한한 저주 받은 곳이고 이건 깊이 이야기하자면 빈부 격차라고 볼 수 밖에요. ㅎㅎㅎ(별장이나 전원 주택은 제외)
지독한 난청이거나 그럭저럭 쾌청이거나 간에 튜너 성능이 절대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차선은 성능 좋은 안테나입니다. 전기나 전자를 전공하지 않아 관련 문헌의 이해는 어렵지만, 분명한 건 아무렇게나 만들어 될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기성 제작되었거나 되고 있는 안테나들은 전부 과학적인 이론과 근거를 갖고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군요. 그러나 자주 인용하시는 포터 안테나는 경험치입니다.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이는 조금만 생각해 보시면 알 수 있죠. 탁 트인 시내도로 같은 곳에선 잘 터집니다. 그러나 고속도로로 가거나 산속 길을 가면? 먹통입니다. 그러니 약간 난청인 지역에선 효과가 볼 순 있어도, 나머진 꽝일 겁니다.
그렇다면 코브라 같은 고성능 내부용 안테나는 어떨까요? 이 역시 지역 차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잘 아시는 분 설명으론 그런 안테나엔 증폭기가 내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자, 방 안에 이걸 두었다고 칩시다. 어차피 방 자체가 차폐 역할을 하는데 이게 무슨 블랙홀도 아니고 밖에서 산란되는 전파를 무슨 수로 빨아 당기죠? 그리고 그게 된다고 해도 원하는 주파수만 인공지능처럼 잡아 옵니까? 웬갖 잡소리 다 끌어 들입니다. 그래서 필터링을 하는 부품이 있나 보던데 한계가 분명합니다.
즉 방송은 들려도 기꺼이 청취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죠.
유렵형 안테나는 유럽형 앰프에 맞도록 스펙이 정해져 있고 이 역시 증폭 기능은 있지만 최종적으론, 그리고 궁극적으론 전파가 흐르는 곳으로 위치해야 합니다. 즉 어느 정도 연장을 해서 잘 잡히는 방향과 지점에 고정하셔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무슨 커넥터가 ㅎㅎㅎ.
다음은 커넥터 세트입니다. 이거 파는 곳 아시면 가보세요. 개당 얼마에 파는지. 마진이라곤 내 발품도 안될 정도인데 이게 비싸다니. 전부 가격 조사해서 딱 내 수고비만 얹었습니다. 없으면 개고생입니다. 맞지도 않는 철사나 나사 잘라 끼우고 난리 피우다 자칫하면 쇼트나서 앰프 터지든지 아니면 튜너부 모듈 나갑니다. 그럴 바엔 언제든 적용할 수 있도록 세트로 갖추고 필요할 때마다 갈아 끼워주는 편이 나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대가리 돌아가는 신형 안테나.
단언컨대 내가 사용해 본 안테나 중 최상입니다. 이건 직접 보신 분들도 있고 조립해둔 걸 당일 가져가시려는 걸 겨우 방어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과거 옥상에 설치한 공청형 같은 안테나 형태, 그리고 내장 증푹기가 주력이지만 최종 승패는 위치와 방향에 달려 있습니다. 이 안테나 모양 보셨습니까? 메뉴얼을 보면 각 부가 담당하는 구역이 다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난청인 곳, 그것도 방 안에 이걸 둔다면? 조금 나아지는 정도일 겁니다. 이 안테나엔 길이 12미터의 75옴 연장선이 달려 있습니다. 무슨 뜻이겠습니까? 외부용이란 거죠. 가장 전파 수신이 잘 되는 방향과 위치에 고정하고 쓰시란 겁니다.
하지만 전파는 고정되지 않습니다. 저희 샵도 이 안테나를 설치했더니 오전엔 잘 잡히다가 해가 지면 감도가 확 떨어 집디다. 하여 이번엔 길가 쪽에 세워두고 밤이 되기를 기다렸지요. 역시 감도가 떨어지길래 리모컨으로 방향을 조정해보았습니다. '치익' 하다가 일순 튜너 수신이 안정 되더군요. 그리고 늦은 밤까지 깔끔하게 청취. 그러나 두어번의 안테나 방향 조정이 있었습니다.
즉 항상 쾌청하지 않는 곳이라면 안테나에 대한 투자도 선행되어야 하고 본인도 노력을 기울이셔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 합해야 10만원입니다. 뭘 비싸다고 하세요? 그런 말씀하실 거라면 문의를 하지 마세요. 커넥터 하나 달랑 사서 방송 안잡힌다고 하실겁니까? 조금만 더 이성적이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빈티지 오디오 비싸다, 비싸다 하시는데 그런 말씀 막 하시면 안됩니다. 인터넷에서 쇼핑해 보세요. 얼마나 비싼지 말문이 막힐 정도입니다. 여기서 취급하는 제품들, 하나 같이 그런 듣보잡과는 비교도 안될 오디오 명가들이 생산한 기기들입니다. 그리고 골동품적인 희소성도 있고.
그러니 너무 무리하진 마셨으면 합니다.
정리합니다. 블루투스로 들으면 된다는 분들 빼고. 반드시 튜너로 들어야겠다면?
1. 성능 좋은 튜너
2. 제대로 설계되고 제작된 안테나와 규격에 맞는 선재와 커넥터
3. 방향과 위치
4. 이 모든 노고를 기꺼이 감수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열성과 마음 가짐.
그외 소리결 따위를 고려해야겠지만, 수신력과는 별개의 문제이고 앰프와 스피커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여기선 제외합니다.
-끝-
추신)
다음을 생각해 봅시다.
1억 짜리 벤츠를 사선 브레이크 라이닝이 비싸다고 사제를 사서 끼우면? 혹은 오일이 아까워 재생 오일을 사용하면? 또는 그 차를 타고 오프 로드를 하면?
10억 짜리 전원 주택을 지으면서 못값이 아까워 절반 정도 가격의 저질품을 사용하면?
돌주먹 로베르토 듀랸에게 남대문표 스파링용 글러브를 끼워주고선 슈가레이 레너드를 이기길 바란다면?
스펙에 맞지 않는, 합목적이지 않은, 비용 절감 노력은 더 큰 낭비를 가져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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