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뭔 소린인지 아신다면 당신은 지금 당장 부산에 살아도 문제가 없습니다. ㅡㅡ;;
저지리. 어지럽힌다는 동사에서 유래한 불가산 추상 명사. 하지만 사실은 그보단 내 성격에 좀 문제 많습니다. 뭘 하나 잡으면 끝장을 봐야 직성이 플리니까요. 이넘이 눈에 들어온 게 지난 주입니다. 파워 온하는 순간 라디오도, 카세트도 정상. 이 라디오 나온 때가 아마 1970년 초반 일텐데 라디오는 물론이고 테이프 고무줄까지 멀쩡하다니.
아주 건강한 이들 두고 독일제라고 팼습니다. 미국? 일본? 한참 멀었습니다. 견고함과 섬세함이 갖춰진 최고의 제품만을 만들어 냈고 그 명성은 남아 있는 빈티지 기기에서 여실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국산품 애용 같은 좃퉁소는, 이번 명절 고향산천 가셔서 실컷 부시고.
그만큼 고무줄의 마모나 열화의 정도가 더디다는 건데, 요즘 장착하는 고무줄도 2년 정도면 할마시 찌찌처럼 늘어지거나 갈라지는데 도대체 어찌 만들었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일전 미국 진공관 라디오 세척한답시고 휘발성 세정제를 뿌렸더니 ABS가 녹아 내리더군요. ㅜㅜ 동시대 나온 일산 카세트 중에 중간 고무줄 선수 교체 없이 돌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국산은... 명기들이 즐비하죠. ㅋ
그러나 카세트 걸림 현상이 생겨 무리하게 잡아 당기다가 한쪽을 잡아주는 플라스틱이 부러졌군요. 매번 카세트 갈아줄 때마다 저렇게 애들 누런 콧물처럼 삐져 나오니 짜증나고. 처음엔 경첩을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튀어 나오는 동작을 아예 불가능하게 하는지라.
하여 생각해 낸 재료가 전선을 숨기는 쫄대, 몰딩이었네요. ㅋ
아시다시피 이 몰딩의 재질은 PVC입니다. 플라스틱이 좋지 않다고들 하지만 이 정도로 성형이 잘되는 재질도 없을 겁니다. 크기에 맞게 자른 후 군형 잡아 갈아내고 다시 ㄷ 자 모양으로 붙입니다. 그리고 1차 돼지 본드로 시도.
그러나 돼지 본드는 힘이 없네요. 이걸 자주 애용하는 이유는 석유에 금방 녹기때문입니다. 원래는 록타이트를 사용해야 하지만 나중에 잘못될 경우 표면에 생긴 상처를 어찌할 방법이 없거든요.
예상대로 탄탄하게 붙어 줍니다. 그리고 오픈할 때 약간은 불완전하지만 툭 튀어나오는 걸 막아주네요.
마지막으로 없어진 볼륨과 톤 컨트롤 노브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흠.. 저건 전자기기 하단에 붙이는 고무발입니다. 매우 낮아 쓸모가 많습니다. 노브 자리에 끼우니 딱 맞네요. 더 욕심 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젠 뭐.. 인건비 대비 형편 없는 가격으로 팔아야죠.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니까. 그러니 저지리가 아닙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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