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오시는 분들마다 경기가 어렵다, 오디오 시장은 다 죽었다는 표현을 하십니다. 나 또한 그 의견들에 대하여 크게 반대하진 않습니다만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주로 구매하시는 사이트는 어딘가요?'
대부분 교집합인 사이트, 즉 오디오 동호회 사이트들을 보고 계시더군요. 그러나 이 질문은 소위 말하는 업자, 샵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대목에서 아주 기인한 현상은 업자건 개인이건 하나같이 개인 장터만 쳐다 본다는 거죠. 나 역시 특별하게 제재를 받지 않는 한 개인 장터에 올립니다.
Why? 업자 장터는 아무도 쳐다보질 않거든요. Why again? 업자를 신뢰할 수가 없다는 거죠. Why again and agian? 업자들에게 눈탱이를 맞아 그렇답니다. ㅋ 그러다 보니 억울한 선의의 업자들이 도매급으로 넘어간 거죠.
그러나 시장의 자연 정화기능은 대단해서 물의를 일으킨 업자 (사기꾼 제외)들은 이미 퇴출 당한지 오래 전입니다. 일부 아이디 바꾸고 재가입해서 들어오지만 얼마 못가서 들통 납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판매글이나 분쟁따위를 보지 않게 된 2년 전까진 개인간 거래 분쟁과 개인을 가장한 업자,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알바 삼아 업자로 변신한 개인들과 구매자 간 분쟁이 주류가 이루더군요.
여하튼 무지하게 어렵긴 어려운 경제상황인 건 사실입니다만 그렇다고 이정도로 냉각될 시장은 아니죠. 한편 일반 경제를 논하는 언론에도 분명히 편형된 시각이 무언가를 목적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음도 간과해선 안됩니다.
그러나 난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고 봅니다. 그들이 가는 시장은 개인회원들을 위한 개인장터인만큼 일부 폐쇄된 (가입과 승인이 있는) 형태의 시장입니다. 그리고 해당 시장도 그다지 적극적으로 시장을 알리거나 넓히려는 의욕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을 형성하는 구매자층이 대단히 얇은 편입니다.
이쯤되면 답을 아실텐데요. 맞습니다. 시장에 오는 얼굴들은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가게 오시는 손님들 중 초보거나 이제 막 시작하신 분은 천연기념물에 가깝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앰프 2대, 스피커 3조는 기본으로 갖고 계시죠. 이젠 더 감이 올겁니다.
이런 분들이 구매자층으로 혹은 일부 판매자층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죠. 오디오에 흠뻑 심취하다 보면 나처럼 전업으로 나서죠. 감당할 수 없는 오디오 탑때문에. 이제부터 결론입니다.
예전엔 워낙 저렴하다 보니 소위 말하는 바꿈질이 대세였습니다. 특정 제품을 듣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금방 팔고 다시 다른 걸 사고. 오디오 평에 관한한 백가쟁명이었고 바야흐로 춘추전국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 기기들의 숫자들이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분은 업자들 농간이라고 하시는데 그건 정말 그릇된 시각입니다. 가격이 오픈되는 공개된 모든 시장에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항상 존재하며 자정 기능은 이런 수요 공급을 통해서 이루어 집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을 뵈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비싸면 안사면 그만이고, 다른 곳에서 조달할 줄도 알아야 하거늘 허구헌날 그곳에서 상주만 하는 이유가 도대체 뭔가요?
결국 시장엔 파국이 오게 되었습니다. 올라버린 기기의 가격은 더이상 부담없는 바꿈질을 가능하게 하지 않습니다. 더하여 공급선이 한정되다 보니 같은 물건이 시장을 돌며 질서를 어지럽하게 되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폭탄 돌리기죠. 누가 한번 당했다. 업자였을 수도 있고 개인일 수도 있고. 개인적으론 업자화 된 개인들이라고 봅니다. 진짜 업자는 고객관리 합니다.
사실 판매 후까지 고려하는 개인은 거의 없습니다. 문제 있으면 반품과 환불이 고작입니다. 그러나 시장 특성상 직접 거래나 면책을 요구하는 경우엔 구매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괴소문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쓰레기만 사고 판다는 거죠. 간만에 오는 이들과 초심자들까지 얼어붙습니다. 헉, 고물이면 어떻게 하지?
한편 유난히 까다롭습니다. 골동품인 만큼 소소한 고장, 쉽게 수리될 수 있는 고장, 석유 몇방울이면 금방 없어지는 잡음, 생채기등등을 못견뎌 합니다. 완벽해야 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동안 문제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게 타당한 자세인진 묻고 싶습니다.
가끔 그런 어거지를 부리시면 난 과감히 다른 곳으로 가시라고 하거나 신품 사시라고 합니다. 시간 낭비거든요. 그런 분은 설득한다고 설득되지 않습니다. 대단히 우스운 일은 그 기기의 가격입니다. 내가 부자거나 돈을 우습게 여겨서가 아닙니다. 고작해야 2-30만원이고 비싸봐야 1백만 원입니다. 어제 가족들과 양꼬치를 먹으러 갔는데 잠시 앉아 불판 돌렸더니 10만 원입니다. ㅋ
물론 기대했던만큼의 소리가 아니라서 느끼는 실망은 이해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몇날 며칠을 다 큰 어른이 징징댈 정도로 치명적인 금액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몇몇 사례만 빼곤 수리비 몇푼과 서로의 양보라면 충분히 해결될 분쟁이고. 사실 내가 그런 분쟁글이나 다툼따위를 보지 않게된 건 쪽 팔려서입니다. 30만 원 때문에 얼굴을 붉히다뇨.
내 잘못도 아닌데 그럼 가만 있냐? 어쩌시려구요? 주먹으로? 아니면 법으로? 둘다 불가능하니 알아 듣게 조용히 이야기하는 방법이 최선이고 그게 통하지 않으면 포기하는 거죠. 더 냉정하자면 그걸 쥐고 분통 터뜨리기 보단 과감하게 시장에 던져버리셔야지요. 그러나 못하죠? 참 희안한 일입니다. ㅋ
게다가 나라도 해야 한다는 작은 책임의식조차도 부재한, 대단히 부도덕한 시장입니다. 아직 사줄 놈 많으니 그깟 욕이야 한번 먹고 말지. 미꾸라지 한마리가 일으킨 흙탕물은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그리고선 금방 본인 잘못은 잊어버리고 시장 타령을 합니다. 아주 못된 습성이고 제일 먼저 척결되어야 할 적폐입니다.
난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내 얼굴과 신용을 파는 것입니다. 아직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과거 여러가지 일을 하며 체득한 판매법이고 누구나 인정하는 가장 효과 좋은 정공법이죠. 왜 본인 얼굴에 황칠을 하고 다니는지. 그러고도 저녁 식사 시간에 자녀들 앞에 두고 열심히, 그리고 올바르게 살라고 훈시하시나요? ㅋㅋ
결론입니다. 시장은 이미 붕괴되었고 황폐화가 진행 중입니다. 이젠 다급해진 개인들이 던지다시피 물건을 내놔도 팔리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런 그물에 갇힌 이들 눈엔 실물경제보다 더 심각하게 침체되었다는 착각마저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젠 하이에나들만 득시글거리는 무서운 곳이 되었죠. 버티다 쓰러지는 상대가 남긴 유물 사냥꾼들. 똥값에 주워 몇푼이라도 얹어 되팔려는 혹은 수년 후를 담보하는 잡상인들입니다.
답답해서 독자적으로 노선을 지키겠다 하니 동조하는 이들까지 있습니다. 우후죽순으로 순수를 표방한 카페들이 생겨났지만 결론은 언제나 버킹검. 텃새같은 죽돌이들, 그리고 이런 죽돌이들이 일으키는 말썽도 만만찮은데다 황성옛터의 잡상인들까지 몰려 듭니다. 얼마 못가죠.
이젠 동호회나 개인 장터를 기웃거리며 물건 팔 생각 접으셔야 합니다. 대신 전문가들이 존재하는 프로페셔날한 시장이 생겨야 하며 그들이 시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말도 되지 않는 개인의 취향과 터무니 없고, 근거 없는 이론들이 사실로 둔갑해서 곡학아세하게 좌시해선 안됩니다.
내가 만든 카페의 취지는 정녕 양심을 갖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프로들의 시장 형성입니다. 개인들 판매? 그건 그다지 관심 밖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 몫을 찾자는 거죠.
벌써 1천명 돌파한지 오래건만 여전히 혼자입니다. 저러다 말겠지? ㅎㅎ 천만에요. 매일처럼 사람이 오고 그에 따라 판매도 늘어나는데. 없으면 원맨쇼겠지만 내 파이는 갈수록 거대해질 겁니다.
다른 업자들이 왔다는 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가입과 탈퇴가 반복될 때입니다. ㅋㅋ 다른 곳에 차리시려구요? 할 수 있다면 좋죠. 말리지 않습니다. 그 마음 속엔 여길 부흥시키면 나만 득보는 것이 될터이니 그건 배가 아프지 하는 생각이 dㅢ당 있을 겁니다.
난데 없는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네이버의 캡쳐 기능은 대단히 편리합니다. 스크린 샷만이 아니라 스크롤해서 전체를 다 찍을 수 있으니까. 어느 날 부터인가 캡쳐 화면에 상단 메뉴가 들어가 있습니다. 저작권 문제때문이라고 보는데 웃기는 건 다음에선 구동되지 않습니다. 네이버도, 다음도 페이스북과 트위터로의 리포스팅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다음엔 네이버 메뉴가 없고 네이버엔 카카오 스토리 버튼은 있지만 뭘 인증하라고 뜹니다.
유뷰트에 들어가서 포스팅을 하면 페이스북부터 아직도 정체를 알 수 없는 SNS까지 한방에 리포스팅이 다 되죠. 그러나 이 둘은 서로 견제와 훼방만 한다는 느낌입니다.
누군가 카페를 열고 나를 초대해서 게시물을 공유하자면 당연히 해 드립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쓴맛만 봤습니다. 게시물에 대한 태클을 제지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개인적인 취향으로 제재를 가하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네이버 카페는 이젠 두곳만 남겨 두었습니다. 내 카페만 해도 회원들이 넘치는데, 초대받지 않은 곳에서 분쟁의 바람을 맞을 이유가 없거든요.
내 카페의 규제는 달리 없습니다. 가격 태클하지 말 것. 남의 의견 비방하지 말 것. 딱 두가지이고 업자에겐 지켜야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뿐입니다. 지키지 않아도 상관 없습니다만 내가 그 가이드 라인을 지키는 한, 판매글 올려도 판매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참여하는 분은, 카페 회원들이 나에게 보내는 신뢰를 공유할 수 있다는 뜻이 되죠.
이 정도까지 이야기 했으면 충분하죠?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고 이젠 그 과실을 나눠 더 키우자는 생각입니다. 모쪼록 많은 동참 바라지만 안오시면 더 좋습니다. ㅋ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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