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너가 가진 매력은 단순히 라디오 방송을 오디오로 듣게 해준다. 즉 음장감 있는 방송 청취가 가능하다만 있는 건 아닙니다.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개소리전파사에서 라디오가 수신기냐 아니면 소스기로써의 역할을 하느냐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아따,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육두문자 넣어가며 갑론을박하시는데, 거참.. 저런 임전무퇴, 낙장불입, 일수불퇴의 정신이었으면 우리가 어찌 일제의 압제에 36년 동안이나 신음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피 튀기는 백병전이었죠.
실로 비무는 사흘 밤낮을 이어가며 고대 사라진 전설의 비급 속 무공 혹은 무림 금기로 여겨지던 사마외공까지 동원, 전개되었으나 누구 하나 이렇다할 승기를 잡지 못했고 양자 공히 은퇴를 고려해야할 만큼 심각한 내상을 주고 받은 동귀어진, 동패구사의 전(戰)이었으니.
동시에 강호의 뭇 고수들과 은거기인들까지 정과 마사외도의 양진영으로 나뉘어 이전투구를 벌였으니 시신으로 산을 만들고 피의 내를 이룰 정도였지요. 이를 훗날 강호의 명문세가와 9파1방에선 견음전파곡 (犬音電波谷)의 혈겁이라 이름 짓고 두번 다시 튜너를 두고 씹스런 소리를 하지 말자는 묵계를 한 바 있습니다.
허나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금기에 도전하는 무리들이 있기 마련. 근래 들어 다시금 튜너에 대한 낭설이 강호에 은밀히 돌아 다니며 또 다른 혈겁의 먹구름을 부르고 있으니...
이에 아예 못대가릴 박아 억조창생의 안녕과 태평성대를 모도하고자 하오니...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튜너는 단순한 수신기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점입니다. 난 전기나 전자를 모르는 문외한이라 회로를 갖고 논리적으로 풀어 쓰진 못하지만, 같은 앰프, 스피커에 다른 튜너를 걸면 다른 소리가 나온다는 물리적 증거를 갖고 있습죠.
결국 튜너가 가진 오디오적인 특성은 요즘 유행하는 청치(靑齒) 수신기를 통한 음이나 유튜브에서 흘러 내리는 음원들과는 현격한 차이를 느끼게끔 하죠. 하여 다시금 튜너를 통하여 공력을 배증하려는 문파들이 창궐하고 있는 바.
가장 큰 문제는 수신력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안테나나 증폭기를 통한 수신력 증가 이전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튜너 자체의 수신력입니다. 혹자는 어떤 브랜드가 좋네 뭐가 무전기 만들던 회사 제품이라 좋네 하시지만 하나도 맞지 아니합니다.
같은 기종에서도 현격한 수신율 차이를 보이는 건 도당최 뭘로 설명할겨? 그리고 이는 신품에서도 그러하니, 참나 이룰 두고 개탄스럽달지, 개발바닥스럽달지. 하여튼 나으 짐작으론 출시 당시 혹은 출시 이후 정해진 상황 혹은 만들어지는 환경의 타임 라인상 변천에서 비롯된 부품의 열화 정도가 그런 개차반 같은 경우를 만들지 않나 싶습니다. (쓰고 나서 보니 나도 뭔소린지 모르겠다요.^^)
즉 1차적으론 FM 모듈의 열화 정도가 심하지 않은 제품이어야 한다는 거죠잉.
두번 째론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이건 대중적인 인기와 영합하여 일종의 할로우 이펙트를 양산하기도 하는데 그간의 주장과 개인적 경험에 입각하여 나열해 보면
독일 브랜드 = 미쿡 브랜드
니뽄 = 쿡산 브랜드 순입니다.
이꼬르 (=)는 우열을 비교하기 힘들다는 뜻이죠. 그러나 이상한 건 독일의 경우 험준한 산악도 그다지 없는데도 불구하고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인 우리보다 월등하고 미국과도 비견될 만한 튜너 수신율을 보인다는 건 쪼매 요해하기 힘들긴 합니다만, 대체적으로 독일산 튜너와 리시버는 골탕을 덜 먹이는 편입죠.
미쿡은 아시다시피 광대한 지리적 특성을 감안한 수신부에 대한 특별한 설계가 이루어졌고 또 이로 인해 대부분의 브랜드가 평균적으로 우수한 수신율을 보입죠. 일전 켄우드는 트리오의 미쿡 브랜드라는 걸 설명을 드렸는데 주무대가 미쿡이었음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실 겁니다.
미쿡은 똥도 좋더라는 사대주의적인 개솔이 아님돠. 당시로썬 우리야 겨우 일본산 오디오 로열티 주고 들여와서 카피하던 시대라 이 대열엔 끼지 못한다는 거죠잉. 솔직히 포니 나오던 시절을 두고선 벤츠랑 포니랑 낫냐고 물어보는 거나 마찬가지. 얼마 전 국산 저가 튜너만 해도 충분한데 튜너에 돈 질왈 말라고 외치는 분도 보았는데 그 분으 시각 역시 튜너를 단순한 수신기로만 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연 자부하건데 우리나라에서 나만큼 많은 종류의 오디오를 접한 이가 있을까요? 아마 없을 겁니다. 기억력이 선별적이라 모델명이나 내부는 기억하지 못해도 각 모델별 소리 특성은 거의 입력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 순서로 수신력 짱인 튜너들을 내 보면 (초고가 튜너는 제외합니다. 던이 없어서 뭇들어 봤어요.)
텔레풍켄, 피셔, 지멘스, 사바, 구룬디히, 파일로트, 히스킷, 리얼리스틱 등등의 독미 브랜드
산수이, 파이오니어 등의 일본 브랜드
마지막으로 비엔오를 비롯한 유럽 브랜드가 있는데 많이 들쑥날쑥합니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우린 이런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1천 만원 짜리 시스템에 아무리 수신력 좋다고 3만 원 짜리 튜너를 연결할까요? 이건 부가티에 한타나 금타를 달아도 잘만 달리더라, 혹은 남대문표 방석을 깔면 어떠냐는 소리나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명품에 미친 세태를 욕하지만 명품 걸치고 호텔에 가는 이와 딸딸이에 반바지, 나시차림으로 가는 이와는 대접이 다르고 실제 그래야 맞습니다. ㅎㅎㅎ
그 다음은 안테나입니다. 참.. 이거 나도 몇가지 팔았지만 거시기한 주제죠. 일전 어떤 분이 오셔서 한 수 가르침은 받았는데 워낙 이 분야의 단어들이 난해해서 여전히 이해 중이지만 대부분은 오해로 헛다리 짚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 요해하여야 할 부분은 전파입니다. 이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주변을 산란하고 있고 또한 물체를 투과하지 못한다 알고 있습니다. 즉 산에 막히면 돌아 가든지 위로 날아가고, 집 앞에 5층 짜리 모텔이 있으면 역시 영향을 받습니다. 이 뿐일가요? 좁아터진 4평 짜리 방안에서도 수신율이 제각각에 날씨따라 발광을 해댑니다. 가끔 잘 나오다가 갑자기 수신이 나빠진다. 튜너 탓 이전에 전파가 뭔가에 영향을 받아 그 양이 적어졌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조각난 팩트를 모아 보면,
1. 튜너를 듣는 지역이나 지점 주변에 방해물이 적어야 한다.
2. 방안보다는 실외가 더 나은 수신을 보이는 건 당근 빳따이다.
3. 협곡이나 산장, 지하실에서 튜너를 잘 들으려고 하는 건 가방끈 길게 말하자면 연목구어요, 저잣거리 용어론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입니다.
난청 지역에서 증폭기와 필터를 쓰면 분명히 향상되는 기미는 보이지만 그래도 잡음은 어쩔 수가 없을 것입니다. 증폭기는 모든 전파를 동시에 증폭하고 필터의 역량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자.. 여즉지 떠든 소리를 모아 결론을 냅따 질러 봅니다.
좋은 소리, 뽀대, 좋은 수신율을 원한다면?
비싼 튜너
수신율만 따진다면?
앞서 언급한 브랜드 순으로.
안테나는 가급적 외부로.
하지만 최종 결정 변수는 따로 있습니다. 뭘까요?
이사를 가세요.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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