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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지연에 대하여...

운산티앤씨 2018. 12. 7. 18:24




안녕하세요? 요즘 택배때문에 난처한 경우가 있으시죠?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린 CJ와 계약을 맺고 있는데 딱히 무슨 관련이 있거나 운임을 저렴하게 책정해서가 아닙니다. 이 동네를 오래 전부터 CJ가 꽉 잡고 있어서 달리 선택이 없었던 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만은 없습니다. 왜? 그건 회사에 대한 신뢰라기; 보다는 픽업 혹은 배달하시는 분들과의 인간적인 인연과 신뢰때문입니다.

그러나 택배 종사자들 파업이 겹치면서 다음 날이면 들어갈 물품이 2일, 3일이 걸리는 경우도 생기다 보니 점점 민원이 생기네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이라 답답합니다. 하여 방법은 구매자들의 양해를 구하는 것외엔 없다고 판단되어 글을 올리니 시간 내서 일독하시기 바랍니다.

1. 거래처는 나의 자산입니다.
단 돈 일원 짜리를 납품하더라도, 하루에 한개를 배달하더라도 난 소홀히 대접하지 않습니다. 나이 어리다고 하대하지 않고 실수하더라도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합니다.

믿고 같이 일할 수 있는 업체를 거래처로 만든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단가 몇푼 낮추었다고 약삭 빠르게 철새처럼 옮겨봐야 손해는 결국 본인에게 돌아 옵니다. 특히 원가가 뻔한 시장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자들이 그런 저질스러운 후려치기를 하는 양이 바로 지금의 파탄 일보직전의 경제 상황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죠.

하여 난 거래를 한번 트면 어지간해선 바꾸지 않습니다. 속이지 않는 한 말입니다. 그리고 지켜 봅니다. 믿을 수 있나, 때론 손해 볼 때도 있습니다. 특히 수리의 경우 이거 아닌데 싶은 적도 있지만 참고 넘어 갑니다. 그 손해조차도 일종의 투자라고 보는 것이고 빤히 아는 속임수를, 상대도 내 속을 들여다 보지만, 내가 모른 체 넘어 가는 건 마음의 빚을 지워 더나은 서비스를 하라는 재촉과도 같은 신호입니다.

그렇게 해서 맺은 택배 거래처입니다. 배달자도 어쩔 수 없는 상황때문에 1년 넘게 지속해온 거래처를 단박에 바꾼다? 본인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황당합니까?

그래서 난 불평이 들리고 택배사를 바꾸라는 요청이 들어와도 바꾸지 않습니다. 차라리 단발성으로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지언정 말입니다.

2. 택배비가 겁나 쌉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죠. 일본은 소형 박스 하나 1,500엔 입니다. 중간에 배송 대행하는 자들이 웃돈 얹나 모르겠지만. 환산하면 14,500원. 미국은? 편지 봉투 수준이 아닌 한 10 달러 이상입니다. 역시 11,500원. 독일을 비롯한 EU권 역시 기본 10유로, 8파운드입니다. 우리 돈으로 10,000원 이상입니다.

거기랑 우리 물가랑 같냐. 맞습니다. 거기가 더 비싸죠. 그러나 우리도 만만찮습니다. 미친 집값을 생각하면 오히려 저렴할 걸요? 내가 책정하는 택배비는 3,500원입니다. 대량 거래를 할 땐 이보다 더 싸다고 하죠? 일설엔 1박스에 700원 받고 하루 2-300박스 옮겨야 겨우 먹고 살 정도라고 하더군요.

내가 알기론 이들이 버티는 원천 중에 하나가 계약 택배입니다. 즉 내가 주는 택배비를 픽업과 배달이 공히 반으로 나눠 가지고 회사는 개입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이것까지 쳐서 월 3-400만 원 버시나 봅디다. 출근 7시쯤 해서 오전에 분류하고 오후 나가서 저녁 8시까지 돌립니다.

소형에 엘리베이터 있으면 편하겠지요. 하지만 20킬로 짜리 쌀가마 지고 5층 계단 오르락 내리락하다 보면 3-4년 안에 무릎 연골 다 나갈 겁니다. 늦게 오면 늦게 온다고 질알, 일찍 오면 식전부터 온다고 엠병, 문 앞에 두고 갔다고 개쌍욕, 눈 앞엔 전부 갑 밖에 없습니다. 오죽 전 국토가 갑질이면 하루가 멀다하고 택배 관련 기사가 나겠습니까?

난 이 돈 받고 군말없이 일하는 이들이 존경스럽습니다. 못 배워서, 달리 할 일이 없어서라는 식의 비아냥은 삼가하시고.

하루, 이틀 늦었다고 그들 수입의 근거가 되는 거래를 툭 잘라 버립니까? 하루 늦은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내가 신선식품 판매합니까? 오디오는 하루 늦어도 안썩어요!!!

3. 도대체 어떤 눔이 당일 배송한다고 질알이여?
다시 다른 나라 예를 들어 보면, 어느 나라든 다음 날 배송은 특급으로 추가 요금 받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최초 택배 시작했을 땐 보통 2-3일 걸렸었고. 어느 날 갑자기 다음 날 배송한다고 난리치면서 이젠 당연한 것으로 굳어졌습니다.

시스템이 합리적이고 도로나 주소가 일관성이 있다면 모르겠으되 순전히 몸으로 때우는 일인데 그렇게 사람을 조져대면 물건이 온전히 갑니까? 오늘 받아 저녁에 입고 시키고 내일 아침에 배송하자면 물건 집어 던지지 않고선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내용물 다 깨지고 잊어 버리는 겁니다. 요즘 어떤 미친 기업은 당일 배송한다고 질알하던데 그 대표이사 새끼는 미친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제대로 된 시스템이나 갖추고 헛소릴 하든지. 그렇게 씨부려대는 최첨단 물류 센터에서 사람이 기계에 끼어 죽고 감전되어 죽습니까?

빨리 빨리. 이 병 고쳐야 합니다. 난 중국집에 음식시킬 때 가능하면 바쁜 시간 피해서, 그리고 늦더라도 재촉하지 않습니다. 가래 뱉을까봐서. ㅎㅎㅎ

받을 물품이 당장 급하다면 택배비 몇푼 아낄 생각 말고 직접 사는 방향으로 잡으셔야죠.

여하튼 어차피 굳어진 다음 날 배송을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내가 말씀 드리고픈 건 앞서 설명한 여타 상황을 감안해서 다음 날이 아닌, 2일, 3일 걸려도 이해를 좀 하시라는 겁니다. 배송 추적 다되고 물건 안가거나 부서지면 환불해 드립니다.

결론 말씀드리겠습니다. 택배 회사가 아닌, 택배원도 내 거래처입니다. 작은 실수 정도는 웃으며 봐줄 수 있는, 여유 있는 분들만 내 고객이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이게 못마땅하다면 다른 곳에서 사세요.

물건은 언제든지, 누구에게든, 팔 수 있지만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을 가진 작은 이벤트때문에 장시간 투자한 거래처를 포기할 생각이 없으니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