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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피에 대한 전설 하나..

운산티앤씨 2022. 10. 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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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김광석 2집 미개봉 엘피 한장에 3-400만 원 한다는 소릴 듣고 기겁을 했습니다. 물론 그 전에 김추자 골든 히트 미개봉이 2-30 만 원 하는 건 봤지만 의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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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여 '세월이 가면'을 부른 최호섭의 미개봉 판은 현재 40만 원에 올라와 있습니다. 대체 왜 이럴까요? 그래도 히트작들인데 적어도 수십만 장은 깔렸을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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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 중 첫번 째는 마구잡이로 수거해서 재활용재로 넘긴 과거지사 때문입니다. 엘피의 구성은 겉비닐, 종이 쟈켓, 속비닐, 그리고 엘피입니다. 각 구성 물질은 PVC, 종이, LDPE, 그리고 PP입니다. 재활용하시는 분들은 이게 돈이 되는 줄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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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쓰레기로 쏟아진 것들을 수거해서 대부분 하수도관 만드는 곳에 납품을 했습니다. 중앙에 붙은 라벨이야 물에 담궈두면 며칠이면 떨어져 나가니 이걸 녹여 튼튼한 하수관을 만들었고 이 관들은 지금도 우리의 오물을 받아내며 지하에 버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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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국내에 한정된 판매량입니다. 우리 입장에선 메가 히트라곤 하지만 당시 해외에선 전혀 알아주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민갈 때 챙겨 가거나 가까운 일본네서 간혹 나올 뿐 전혀 해외에선 판매가 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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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지만 테이프와 비디오 테이프, 시디, LD 등은 더 비참한 말로를 맞이 했습니다. 시디, LD를 제외한 테이프류들은 자성을 띄고 있어 재활용이 불가능한데다 나머지 케이스들을 나사로 고정했기 때문에 분리도 어려웠습니다. 시디와 LD 역시 재활용 불가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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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이런 것들은 전량 화력발전소의 불쏘시개로 들어갔죠. 요즘 이런 종류의 매체 가격도 오르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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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엘피가 시디처럼 반영구적이지 못한 이유도 있습니다. 일단 플레이 하게 되면 다이아몬드 바늘이 소리골을 파고들며 사운드를 만드니 장시간 사용하다 보면 표면 굴곡이 없어집니다. 겉은 멀쩡해도 소리엔 잡음이 들끓고 결국 못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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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정된 재원인데다 해가 갈 수록 팍팍 줄어드는데 반해 엘피 애호가들은 늘어나기만 하니 가격이 저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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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가까운 시일 내에 미개봉 엘피 한장에 1천 만원을 호가하는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듣지도 않을 엘피 한장에 라고 되묻진 마세요. 실사용의 차원을 넘어서고 골동품의 세상으로 진입해서 이젠 투자의 대상으로 변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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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꾸락)

윤심덕의 '사의 찬미'가 수록된 돌판 1장이 6천 만원에 거래된 적이 있습니다. 자칭 전문가라는 분께서 5-600만 원이면 살 수 있는데 잘 몰라서 그런 것 같다고 하셨는데 이건 정말 본인 뇌피셜입니다. 누군가 그 가격에 거래했다면 잔존하는 다른 보유분을 누가 5-6백에 팔겠습니까? 이 바닥은 생각보다 넓지 않고 그런 유물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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