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세상/오디오 세상

스피커와 유닛은 반품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운산티앤씨 2018. 10. 23. 12:32





참으로, 대단히, 실로 유감스럽지만 사실이 그러합니다.

직거래로 청음해 보고 괜찮다 싶어 돈을 치렀는데, 집에서 갑자기 소리가 나지 않는다. 반품 가능한가?
- 안됩니다.

며칠 잘 들었는데 갑자기 우퍼에서 부르르 거리거나 소리가 찌그러진다. 반품 혹은 무상으로 수리가 되나?
- 안됩니다.

받아서 앰프에 걸었는데 처음부터 먹통이다. 뭐냐?
- 억울하지만 판매자는 환불 혹은 교환에 응해야 합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구매자의 정상 여부에 대한 확인입니다. 이 확인이 있은 후부터는 모든 고장은 구매자 책임입니다.

왜 그럴까요?

스피커는 앰프와 아주 다른 구조를, 당연히 갖고 있습니다. 물론 가혹하게 구동을 장기간 한 경우엔 일반적인 사용 환경 하에서 보다 빠르게 열화 할 수는 있지만, 보이스 코일이나 네트워크에 채용된 콘덴서류의 열화 등, 그간의 경험을 비춰보았을 때 이런 원인을 사유로 갑자기 고장 나지 않습니다.

이건 비전문가인 내가 함부로 추측해선 안되겠지만

- 스피커에 사용된 부품의 열화는 앰프에 비해 늦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흐르는 전기량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앰프나 기타 소스기는 흐르는 전기의 양이 110볼트, 220 볼트로 정해져 있는데 이는 소도 잡을 만큼 강한 흐름입니다. 그러나 스피커에는 이에 비해 거의 없다고 해도 괜찮을 전류가 흐릅니다. 혹시 전원 연결, 앰프 연결 후 스피커 케이블 만지다가 감전되신 분 있습니까?

- 보이스 코일은 종이로 만든 게 아닙니다. 게다가 용수철처럼 상하로 움직이는 펌핑이지 양극단을 늘이는 운동 방식이 아닙니다. 아주 열악한 환경 하라면 보이스 코일의 구리도 썩을 수 있습니다만 그 정도라면 이미 외관상 스피커는 쓰레기입니다. 그리고 그전에 콘지와 엣지가 먼저 나갑니다.

따라서 받자말자 걸었는데 소리가 조금 나다가 안 난다, 며칠 잘 나오다가 안 나오는 현상은 결국 구매자의 과도한 볼륨 조절 혹은 구매자가 보유한 앰프에서 갑작스럽게 스피커로 내보내는 전류량이 급증했다든지, 혹은 거주구역 내 불안정한 전압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일단 소리가 나지 않는 경우 이렇게 점검해 보시면 됩니다.

가장 작은 볼륨으로 소리가 나지 않는 유닛에 직결해 본다. (별도 도구가 없다면) 소리가 난다면 네트워크 문제입니다.

그러나 직결에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 보이스 코일이 끊긴 것이고 이 경우는 코일 교체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보이스 코일이 바뀌면 소리도 바뀝니다. 따라서 고가의 제품이라면 아주 문제가 커집니다. 아마 거의 환불이나 교환에 응하지 않을 것이고 수리를 하게 되면 그야말로 똥값이 되죠.

하지만 보이스 코일 교체는 전문가도 잘 모릅니다. 어설픈 기술자는 접착 흔적이나 절개 흔적을 남기지만 요즘은 그것조차 보이지 않게, 감쪽같이 수리합니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수리품이 많은지 우린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 가장 좋은 대안은 동일 유닛으로 교체 후 파손된 건 남겨두어 추후 분쟁에 대비하는 방법입니다. 시리얼 넘버가 그리 차이가 나지 않고 외관상 동일하면 트집거리가 될 수 없거든요.

네트워크 고장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체 콘덴서는 소리가 다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오일 콘덴서는 세월이 지나면 오일이 건조되어 굳어지거나 양이 줄어 든다고 합니다.

AR 스피커 류에서 이런 일이 생기는데 창고에 수십 년 처박혀 있다가 처음 입수하는 경우 고음은 아주 미약하게 들립니다. 이걸 듣고 고장 난거 아니냐, 손댄 거 아니냐. 정말 무식이 하늘을 찌릅니다.

고음이 하이톤으로 찰랑거리는 게 손댄 거야, 이 양반들아.

한편 잘 나오던 유닛이 떨거나 부욱 부욱 거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스파이더 쪽이나 엣지의 접착력이 약해져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끔 코일이 풀려 그런 경우도 있고.

코일 풀린 건 수리가 가능하지만 비전문가는 손댈 수 없습니다. 쓸데없이 시간과 노력 들이지 말고 수리점으로 직행. 그러나 스파이더는 손수 작업이 가능합니다.

엣지와 프레임이 접하는 부분, 그리고 보이스 코일을 덮은 주름과 프레임 부분을 잘 살펴보시기 발합니다. 이 부분이 떨어져 있다면 당연히 부르르 떨죠. 납작한 도구를 이용해서 해당 부분에 돼지 본드를 발라두고 조금 있다가 붙이면 끝.

그러나 이 고장 역시 민원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코일이 언제 풀릴지 누가 압니까. 그리고 그 원인이 과도한 음량 조절때문일 확률도 매우 높습니다.

어쩌면 스피커는 앰프보다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여 가능하면 직거래로, 직접 30분 이상 구동해 보고 가져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나야 업자이니 들어보면 문제를 알고 해결은 해드립니다. 그러나 보이스 코일을 날려 먹은 경우는 절대 양보하지 없습니다. 그건 무상으로 교체는 해드려도 반품이나 환불은 절대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잘 읽어 보시고 현명하게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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