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문자 하나가 날라 왔습니다.
수제 담배 관련해서 문의하고 싶은데 가능하냐?
Why not?
흐미.. 주거지 근방에 매물이 하나 나왔는데 합 1,300만 원. 보증금 포함. 그래서 다음 주 계약하기로 했다고 하시는데.. 하여 묻기를?
'가게 보셨나요?'
'아뇨.'
'헉.. 아니 안에 뭐가 있는지 확인도 안하고 계약하신다뇨?'
'주인은 만나 보셨습니까? 점포 운영자 말고 진짜 집주인이요.'
'아뇨.'
'가게 위치는요? 유동 인구가 많습니까? 상주인구가 많습니까?'
'유동 인구가 더 많이...'
'월세는요?'
'보증금 500에 월세 55만 원입니다.'
원래의 질문은 올해 말 입업 예정인 수제 담배네 담배 기계 비치와 대여 금지입니다. 이 질문에 명확한 답만 할 수 있다면, 즉 상기 조치가 실제 법제화 된다면 가게를 열어선 안되니 이전 질문은 의미가 없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왜 이리들 성급하고 앞뒤를 재지 않으시는지 모르겠네요.
일단 잘 되고 있는 가게를 넘길 이유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병이 생겼거나 해외 이민을 가거나, 더 좋은 취업자리를 얻었거나 등. 그외의 이유는 (취업 포함) 난 일단 의심하고 봅니다. 잘 되는데 미쳤습니까? 그 꿀이나 빨고 탱자거리지, 뭐하러 때려 치우냐고요?
가게, 처음엔 어떤 업종이든 힘이 듭니다. 매상은 없는데 지출만 잔뜩. 간혹 오는 손인데 할 일은 뭐 그리 많은지. 하지만 단골이 생기고 일머리만 제대로 잡으면 그 다음부터는 그다지 어려울 일도 없습니다. 즉 가게 안의 모든 일이, 심지어 진열까지 전부 나만의 시스템화가 이루어지는 거죠.
그러나 그건 가게 열고 난 이후의 일입니다. 문젠 오픈 전 준비입니다. 이 대목에서 대부분 큰 실수를 저지릅니다. 사소해서 놓치기 쉽지만 나중에 큰 일로 번질 수 있는 일들.
처음엔 내가 전화하신 분께 주인을 만나보았느냐고 물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내 가게가 아닌 이상 가게 주인과 분쟁이 생기면 계약 연장을 해주지 않을 공산이 커 집니다. 물론 이번에 임대차 보호법이 생겼지만. 고약한 주인만나면 정말 골 때리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설마하시겠지만 매일 가게로 와서 잔소리해대는 인간도 있고 뭐라도 설치하면 떼라고 질알하는 인간까지 수두룩합니다.
그리고 수제담배는 상주인구가 많은 곳이어야 합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임대료만 비싸지 별로 효과 없어요. 그리고 보증금 500에 무슨 월세가 55만 원이랴? 이건 보증금 1천에 월세 25-30 정도 밖에 안되는 가게입니다. 보증금 부담 줄이는 척 월세만 냅따 올린 거죠.
월세 55만이라도 제세공과금을 더하면 여름이나 겨울엔 거의 냉난방기때문에 100만 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원재료비 어쩌고 하면 고정비만 2-300 수준입니다. 본인 인건비 뺀 원가가 이정도면 부담스럽습니다.
이외 너무도 많은 변수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컨설팅비를 책정했더니 전화로 몇가지 힌트만 얻어 독자적으로 가시려 하는 분들이 있는데, 혹은 체인점으로 발길을 돌리거나. 뭐 본인 소간이니 내 알바 아닙니다만 적어도 그 돈 값 이상의 노하우는 갖고 있는데 무쟈게 섭섭하더만요. ㅋ
하지만 굳이 그 아까운 돈에 불장난하고 싶다는데 뭐하러 나서서 말릴까 하는 생각도...
원래의 질문. 법제화가 가능할까 불가능할까? 이게 정말사업이 될까, 안될까?
돈 내고 정보 받아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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