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뱃잎과 소모품

수제 담배 가게의 입지적인 조건

운산티앤씨 2018. 8. 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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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석 - (`72 걸작집 담배/강) - a03 - 먼 후일


가게를 얻는다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건 유동인구가 얼마나 많으냐, 그리고 눈에 띄는 곳이냐입니다. 전적으로 맞습니다. 당연하죠. 나 같아도 오디오 숍을, 돈만 있다면, 청계천이나 세운 상가에 번듯하게 혹은 명동이나 강남 사거리에 차리죠.

광고의 목적은 노출입니다. 노출되지 않는 광고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엄청난 돈을 내고 골든 타임에, 요지에 광고판을 거는 거죠. 하지만 시대는 이미 바뀐지 오래전입니다. 세일즈는 Real world에서 Cyberspace로, 그건 사람을 따라서입니다. 물론 전통적인 의미에서 요지는 여전히 유효합니다만 예전과 같은 파워는 없습니다.

얼마 전 중심 상권이 무너진다고 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어차피 교통의 요충이나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은 앞으로도 많을 겁니다. 다만 차이점은 옛날만큼 우월적인 위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개업ㅈ 혹은 사업을 하는 이들에겐 사업상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임대료와 그와 연관된 전후방 비용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임대료가 비싸면? 주차료도 비싸죠. 물가도 비쌉니다. 인테리어 비용도 증가합니다. 인건비도 비싸죠.

담배는 기호품이고 한번 중독되면 헤어날 수 없는, 마약보다 더 지독한 중독성을 갖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악마들이 담배 회사 지분을 보유한다는 영화까지 나올까. 하지만 합법입니다. 즉 담배는 마약이 아닙니다.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는 걸릴 게 없죠.

그러나 지역 연고성이 강합니다. 주변의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란 점입니다. 뜨내기손님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단골 위주 영업이고 그건 그들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쉽게 올 수 있는 곳이면 충분하죠. 한편 수제 담배는 돈이 궁한 분들을 위한 아이템입니다. 돈이 있다면 굳이 사서 고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촌보단 서민들이 사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리고인 구 밀도가 높아야 합니다.

노출도가 좋다면 좋습니다만 수익 구조상 그런 곳은 수익의 상당 부분을 임대료가 잠식합니다. 서울 시내 주택가 뒷골목엔 보증금 1천에 월세 30만 하는 곳이 많습니다. 주차장? 필요 없습니다.

이젠 좀 감이 잡히시나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업종으론 복권이 좋습니다. 골초들이 많지만 궁핍합니다. 그러니 복권을 사죠. 부자들은 오래 살고 싶어 담배 다 끊습니다. 하지만 서민은 유일한 낙이 소주 한 병과 담배 한 개비, 그리고 혹시나 하는 복권입니다. 일주일이 즐겁죠.

술집도 괜찮지만 이미 술집은 담배를 팔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쓸데없는 행정 간섭을 받아야 하죠. 커피숍도 마찬가지. 위생 검사를 받아야 하죠. 옷 가게나 향수 같은 곳도 어렵습니다. 냄새 때문에. 그래서 오디오, 어덜트 토이 숍, 골동품, 소품가게 등이 괜찮습니다. 그리고 이들 아이템은 반드시 인터넷과 연관이 되어 있어야 하고.

궁금하시나요? 물어보세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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