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촌철살인

아낌 없이 주는 나무의 새로운 결론

운산티앤씨 2020. 10. 1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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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직 사회에선 저렇게 끝나는 거여. 허니 너무 섭해 하지 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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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들, 술만 마시면 온통 업무 이야기에 갖가지 비토에, 성토에, 마치 자기 없으면 금방이라도 회사가 무너질 듯 흰소리 치지. 그리고 내 아이디어 외엔 전부 쓸모 없고. 날 알아주지 않는 조직에 대한 섭섭함때문에 때론 무대뽀 사표라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지를 때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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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책 없는 사표는 가족을 사지로 내몰고, 뻗을 자리 보지 못하고 내뱉는 불만들은 언젠간 비수로 돌변해 내 뒤통수에 꽂히지. 쉽게 말해서 술 마실 땐 그 입은 술과 안주 넣는 용도로만 사용하란 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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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내 스트레스는? 어디 가서 풀라고? 이거야 말로 돼도 않은 좆퉁소고, 그건 당신네 고향 산천가서 불라는 거여. 니 불만과 스텐레스는 니가 알아서 풀어야 해. 싫어? 그럼 계속 술자리에서 나불대 보등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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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은 영어로 Organization이고 기계장치는 Mechanism이지. 전자는 유기체이고 후자는 무생물이여. 회사원들이 여기서 가장 큰 착각을 하는 거지. 왜 그런 말들 있잖여? 우리 조직의 소모품이고 부속품이다. 한발 더 나가면 부속품에 천착을 하시는데, 그러니까 매커니즘에서 혹은 시스템에서 나사 하나만 빠져도 굴러가지 않잖여? 난 그 이상이거든. 그래서 내가 없으면 업무가 마비되고 당장 회사 수익에 악영향이 오는 거야. 그런데 날 무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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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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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품이고 나발이고 수명이 정해져 있지만 게두 조직을 운영하는 입장이면 항상 예비 부속이나 대체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지. 그래서 니가 없어도 조직은 굴러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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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기체의 특징이 뭘까? 뭔가 하나를 잃어 기능이 상실되면 금방 그 자리를 인근에 있는 세포나 기관이 대신하거든. 이런 거야. 내가 팔이 하나 없다고 해. 당장은 불편하지만 오른 팔이 혹은 왼팔이 혼자서 감당하는 순간이 오거든. 회사는 말이지, 니가 퇴사했을 때의 불편함이 귀찮고 짜증나는 거지, 니가 없어 조직이 붕괴될 수 있다는 공포따윈 원래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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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가리는 달라. 어떤 조직의 대가리가 없어지는 순간, 전체가 운명을 같이 할 수도 있거든. 그래서 사장이, 전무가, 상무가, 이사가 하는 일에 비해 돈을 많이 받는 거야. 갸들은 엑셀? 몰라. 피피티? 지들이 왜 해? 하지만 갸들이 없는 순간, 전체를 아우르며 앞길을 제시할 능력이 당신에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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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을 거야. 그러니 오늘부터 그만 투덜거리고 윗사람에 대한 존경심을 갖는 버릇부터 키워봐. 머잖은 좋은 소식이 들려 올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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